인기 가수 이효리씨가 트위터에 “감정이 앞섰던 것 사과드립니다. 정작 본인은 모르는데 우리끼리 물고 뜯은 게 참 바보 같습니다.... 차주분께 사과 드렸지만 왜 사과를 하는지 모르시더구라요.... 특히 동물보호문제에서 너무 감정적이거나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전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라고 썼다고 합니다(조선일보 2012. 4. 26. A12면). 요즘 인터넷에서 폭발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소위 ‘악마 에쿠스’사건에 대한 자신의 경솔한 판단을 사과하는 글입니다. 그는 종전에 ‘악마 에쿠스’사건과 관련하여 그의 트위터에 “같은 인간임이 부끄럽고 미안하다. 다음에는 말 못하고 힘없는 개로 태어나지 말아라”고 썼는데 사건의 진실이 알려지자 자신의 경솔한 판단과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비난의 글을 올린 것을 후회하고 당사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하니 당사자는 알지도 못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트위터에 그런 사과의 글을 올린 것입니다. 밝혀진 대로 그 사건은 차주의 단순한 실수였는데 엄청난 네티즌들이 찧고 까불고 소동을 벌인 것입니다.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의 영혼을 지배하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서비스)의 위력은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SNS는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참으로 유용한 이기(利器)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 폐단 역시 심각합니다. 얼마 전 채선당 임산부 사건을 비롯한 숱한 웃지 못 할 사건들이 그랬고 또 우리 시대의 비뚤어진 쓰레기 문화가 생산되는데도 악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의 사고구조를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현실을 직시(直視)하지 못하도록 사시(斜視)를 만들어 주는 나꼼수 같은 비아냥거림 문화의 창궐이 바로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SNS 자체는 우리 시대가 가진 엄청난 이기(利器)입니다. 문제는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정신적 경향이 문제입니다. 악한 사람들이 이를 악용하고 철없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악용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 사람들의 시대정신을 그렇게 오염시키는 악한 세력들이 문제입니다.

문제는 우리 시대 사람들의 경솔한, 진지하지 못하는 말할 수 없는 가벼움이 문제입니다. 사람들이 참으로 가볍습니다. 진중하지 못하고 진지하지 못합니다. 도대체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쉽게 감정에 휘둘리고 군중심리에 너무나 쉽게 휩싸여 버립니다. 알량한 정의감이라는 자기 확신에만 매달려서 사안을 깊이 생각하거나 깊이 이해하고 바로 알려는 진지성이 없습니다. 문제를 바로 볼 수 있는 기본적 자세도 없이 마구 언어폭력을 휘두르고, 남을 정죄하고, 저주합니다. 남의 문제, 때로는 당사자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걸린 일들을 아무런 양심이 가책이나 주저도 없이 ‘아니면 말고’식으로 퍼트려 버립니다. 그런 사람들이 익명성이 보장되는 SNS 이기를 악용하고 남용합니다.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익명성의 뒤에 숨어서 자기감정이나 분노를 타를 무너뜨리는 무차별 공격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악마 에쿠스 사건도, 그 차가 에쿠스라는 고급차라는 것에 대한 반감이 정의감이라는 정서적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그런 허구를 만들어 내고 그 수많은 사람이 거기에 춤을 추었습니다. 사실이냐 아니냐보다는 에쿠스를 타는 가진자들을 공격하는 기회를 이용했다고 보는 것이 사실에 가까운 이해일 것입니다.

좀 더 진지하면 좋겠습니다. 언행이 너무 가볍습니다. 판단과 행동이 너무 경솔합니다. 자기 자신의 문제에도 그렇고 신앙적 문제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의 인생문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렇게 살다가 죽을랍니다”라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참으로 난감합니다. 인생이 무엇인데 그냥 그렇게 살다니 참으로 기막힌 일입니다. “지옥 가면 그만이지요. 죽으면 그만이지요”라고 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가 막힙니다. 기분에 흔들리고 감정에 휩싸여서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인생을 그렇게 가볍고 경솔히 살아도 되는 것이 아닌데 정말 그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두렵습니다.

사람이라면, 신앙인이라면 좀 더 진지해야 합니다. 자기 문제는 물론 남의 문제에서도 그렇고 교회나 국가, 사회문제에도 그렇습니다. 진지하지 못한 결정과 판단과 행동이 부메랑이 되어 얼마나 무서운 결과로 자신이 책임져야 할 사태가 온다는 사실을 두려워할 줄 아는 진지함이 필요합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자신의 삶과 인생을 팽개치지 않기 위하여 좀 더 진지하면 좋겠습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