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연구원 '청년공감포럼'..."사회, 환경적 요인 크다"

정하라


청년들은 한국교회의 중심이자 미래를 지탱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그리스도의 몸 된 한국교회의 ‘허리’에 해당한다. 그러나 오늘날 이러한 주요한 역할을 가진 청년들이 교회를 떠남으로 한국교회의 허리가 사라지고 있다.

문화선교연구원(대표 백광훈 목사)은 청년공감포럼 “청년, 현실을 짚다. & 허리없는 한국교회, 터닝포인트는 없는가”라는 주제로 26일 오전 10시 복합문화공간 필름포럼에서 포럼을 열어 ‘허리’ 없는 한국교회에 대한 원인을 짚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김종호 대표(IVF)가 ‘젊은 세대 이탈의 원인과 대책’, 서은철 목사(내수동교회)가 ‘구도자(Seeker)를 섬길 것인가, 병든자(Sick-er)를 만들 것인가?', 이상화 목사(드림의교회)가 '허리없는 한국교회, 과연 대안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들은 한국교회에 젊은 세대가 이탈되는 가장 큰 원인이 청년 자체에 있다기보다 교회 내의 소통의 부재와 방임의 구조화라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있음에 공감했다.

또한 취업의 어려움과 이에 대한 불안감 가중으로 ‘너무 바쁜’ 시대를 사는 청년들이 자연스레 교회를 부담스러워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너무 바쁜’ 사회가 교회의 청년 부재 이끌어”

김종호 대표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로 사회․환경적 문제가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는 청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취업의 어려움’, ‘교회의 공공성 상실과 부정적 여론화’, ‘세상과 구별되지 못하고 성공과 출세와 형통만을 강조하는 교회의 메시지’ 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늘 뭔가를 준비해야 하는 여유 없는 삶이 오늘날 청년들의 문제”라며 “생존이 당면과제가 되다보니, ‘한가하게’ 종교 활동이나 하고 있을 시간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렇듯 늘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시달린 청년들은 여유시간에 쾌락과 방탕에 빠지거나 폐인처럼 무의미한 허송세월을 한다”며 “이들이 교회라는 관계망 속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더 이상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화 목사도 “미국의 라이프웨이 리서치라는 기관의 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초신자들이 교회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너무 바빠서’라고 밝혔다”며 “지금 우리 청년들도 취업 경쟁에 내몰린 이 시대에 ‘바쁘다’는 말은 일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학캠퍼스의 선교 상황도 갈수록 어려워져 기독교 관련 서클은 특히 가장 가입률이 저조한 곳”이라며 “어학관련 서클 같은 자신의 스펙 쌓기에 도움을 주는 실용적인 서클이 학생들의 가입도가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들어 급하락한 기독교의 실추된 이미지도 청년들이 교회에서 멀어지게 한 이유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종호 대표는 “젊은이들의 의사결정은 느낌과 인상이 좋아야 선택하는 이미지에 따라 이뤄진다. 그간 개신교이 이미지는 지속적으로 추락했고 반면 이미지가 좋은 카톨릭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며 “담임목사직 세습, 재정비리, 성추문 등으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 게다가 보수, 수구적 이미지는 젊은이들의 외면을 당할 충분한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게다가 현 정권의 부도덕성과 비리에 대한 실망이 기독교에 대한 실망과 동조되면서 교회를 비판하고 떠나는 사람이 늘었다고 생각된다“며 ”그 외에도 무례한 전도활동, 삶과 신앙의 괴리, 미래의 종교가 아니라 구시대의 종교라는 이미지 등도 모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화 목사는 “한국 사회에 대형비리가 터지는 곳에는 많은 경우 그리스도인들이 그 한 복판에 있었다”면서 “교회가 한 참 뒤떨어진 공동체로 낙인 돼 청년들은 한국 교회 전체에 대한 실망감이 느끼게 됐다”며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청년들을 떠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목사는 “한국교회 전체가 빠른 시간 내에 연대해서 교회의 이미지에 대해 깊이 있는 담론을 형성하고 대안을 내 놓지 않는다면 청년들의 실망을 회복할 길은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이미지 개선에 대한 노력을 촉구했다.

"삶과 신앙생활의 '이원화'가 무능한 청년들 만들어"

서은철 목사는 “영적인 것과 비영적인 것을 철저히 구분해서 일상의 삶의 영역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기게 만든 이원화는 청년들을 교회에서 떠나게 했다”면서 “이러한 이원론적인 사고는 일상의 삶의 영역에서 매력 없고 영향력을 끼치지 못하는 무능한 청년들을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 목사는 “말씀과 기도는 중요한 것이지만 직장에서 하는 야근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 돼버렸다”며 “직장예술, 문화예술, 비즈니스는 밥 먹고 살기 위한 도구로 전락해 버린지 오래됐고 오직 기독교는 형식만 그들의 삶에 남아 있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호 목사도 “기독교는 삶의 모든 영역을 통해 예배 받으시는 하나님을 섬기는 종교로 거듭나야 한다”며 “복음의 총체성을 삶의 현장에서 보여주는 기독교로 체질이 바뀔 때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게 되며 사람들의 눈에도 복음이 지닌 진정한 변혁의 힘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날이 갈수록 다원주의적이 되가는 사회의 현상에 노출돼 절대성을 강조하는 기독교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은철 목사는 “청년들이 받았던 대부분의 교육은 인본주의적이고 종교다원주의적인 교육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서 “그래서 그들의 가치는 물질적이고 성공 지향적이다. 절대 가치보다 상황화된 가치에 바탕을 두고 세상에 살아가는 비신자들과 다르지 않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화 목사도 “예수의 유일성을 강조하는 교리는 다원사회 속에서 복음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며 “이에 대해 보다 더 예리한 지성으로 그들을 향해 도전하고 설복시키는 논리적인 작업이 항상 병행돼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인들 하나의 밀알 돼야“

김종호 대표는 이러한 위기상황에 대한 해답으로 ▲근본이 바뀌어야 한다 ▲소수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대안적 삶을 살아가는 공동체와 개인을 길러야 ▲신자유주의 시대에 소외된 자들을 품는 교회가 되어야 ▲근본적 처방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교회가 되어야 ▲관계를 회복하는 공동체 돼야 ▲연합과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복음의 총체성을 구현하는 교회가 돼야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기독교인이 다수가 돼 세상이 복음화 된다는 생각은 순진한 발상”이라며 “서울시나 대한민국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기독교인이 정권을 잡아 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인들이 한 알의 밀알처럼 썩고 희생하며 이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할 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교회가 숫자와 규모로 사회에 영향 미치려던 환상에서 깨어나 오히려 소수가 되고, 차별을 받고, 핍박을 당할 각오를 할 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반대했던 일부 교인들의 충정을 보면서 느낀 것은 단순논리와 표면만을 보고 내리는 처방은 오히려 병을 키우고 기독교의 고립을 가속시키고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성경의 원리와 시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 시대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화 목사는 “왜 청년들이 기독교를 부담스러워하고, 교회로부터 발길을 돌리려고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자기성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청년들이 교회를 ‘자신의 몸과 영혼을 의탁해도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목사는 “청년들이 예배자로 서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선명하게 가르치는 교회가 돼야 한다”면서 “예배가 살아있다는 것은 청년들이 예배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뿐 아니라 그들이 삶 속에서 예배자로 서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를 명확하게 각성하고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1부는 ‘청년, 현실을 짚다‘라는 주제로 경제, 언론, 정치 별로 나누어 ’경제’는 류지성 박사(삼성경제연구소)가 ‘취업이라는 바늘구멍: 청년실업 들여다보기, ’언론‘은 박 준 박사(법무부, 전 삼성경제연구소)가 ’청년들의 소통 트렌드: SNS와 대안언론의 영향력‘, ’정치‘는 황병구 본부장(한빛누리, 복음과 상황 편집위원장)이 ’관망자에서의 정치주체: ‘나꼼수 현상’과 정치참여‘를 주제로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