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 시찰내 담임목사님들이
두 달에 한 번씩 교회를 순방하며 아침 모임을 갖는다.
이번에는 청계천문화원 뒤에 위치한 평강 교회에서 모임을 가졌다.
말씀으로 은혜를 나누고, 목회 현장의 이야기들을 나누며,
도전과 격려를 받는다.
교회 나름대로 다 기쁨과 아픔이 서려있다.
마음 깊이 교회들마다 잘 되기를 바라며 모임을 마치고,
그 교회 장로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아침이 준비되었다고 하여 찾아갔다.
최근에 식당을 옮겼는데 얼마나 잘 되는지 점심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란다.

그리 크지 않은 식당, 깔끔하다.
특징은 메뉴판이 없다.
쉽게 말해 주는 대로 먹는단다.
5천원 식사비인데, 어떨 때는 닭도리탕, 제육볶음, ...
늘 달라지는데, 배불리 먹을 때까지 준단다.
그래서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온단다.
닭곰탕을 잘 먹고 나서는데,
가게 앞에 개업축하화분들이 여럿 있다.
그 중에 이런 축하문구가 있었다.
“돈세다잠드세요.”
이게 처음엔 무슨 소린지 몰랐는데,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
매일 밤 벌은 돈 세다가 잠들라는 축복이었다.
차아암, 축복도 정말 직설적이다. 그러면서도 미소가 떠오른다.

그러자 곁에 있던 금호동의 목사님이 한 마디 거든다.
교회 건축을 앞두고 연초에 교우들께 이렇게 축복했단다.
“올 해는 모두들 파란만장하시기 바랍니다!”
파란만장이라니?
목사님 설명인 즉, 우리나라 지폐 만 원권이 파랗단다.
이 파란 것이 만장이면 1억 원이라나.
유머가 곁들인 축복이었는데,
얼마 전, 어느 권사님이 5천만 원을 들고 와서는 그러시더란다.
“목사님, 연초에 파란만장 하라 시기에 제가 아멘! 했는데,
며칠 전 아들이 돈 벌었다고 1억 원을 줬습니다.
그래서 절반, 건축헌금으로 드립니다.”
이 말을 들으며 모두들 웃었다.

왜 웃었을까? ....
재미있기도 하고, 적극적이기도 하고, 그래도 되는 거구나 싶기도 하고,
에구 왜 나는 진작 그렇게 못했나 싶기도 하고, ....
오랜 경제 침체로 사업과 생업이 어려워 힘들어 하는 분들을 보며
속이 타서 기도하댔는데,
좀 더 직설적으로, 적극적으로, 큰 믿음으로
축복하며 기도해 볼까 싶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 교우들도 좀 유치해 보여도
주님의 축복에 힘 있게 아멘 함으로 그 축복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 참 좋겠다.
그러면서 평강교회 로비에 붙어 있던 말씀이 생각난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민14:28)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