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기독교신문 사설)

요즘은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시대이다. 그래서 어떤 사건이 터지면, 그를 접한 누리꾼들의 의견이 실시간으로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보니 기독교와 관련된 사건사고도 예외 없이 누리꾼들의 구설수에 오르곤 한다. 그런데 최근 〈밀양〉, 〈도가니〉 등의 영화가 개봉되면서, 교회의 윤리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를 본 누리꾼들의 반응이 참 묘하다. 대개가 “기독교인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라는 반응보다, “역시 기독교인은 저래서 문제야!”라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기독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렇게 틀어져버렸나 싶다. 사람들은 기독교인을 윤리적이고 진실된 사람으로 보기보다는, 비도덕적이고 위선적인 사람으로 여긴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면, 마치 원래부터 그런 부류였다는 듯, 한심한 눈으로 쳐다볼 뿐이다. 왜 그럴까? 바로 최근의 한국교회가 ‘방종적 자본논리’를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종은 윤리적 방종으로 연결됐고, 도덕적 해이로 이어졌다. 이것이 과연 기독교인답다고 할 수 있는가?

기독교인이란 용어는 ‘그리스도인’, 곧 Christian에서 나왔다. 이는 쉽게 말해 예수쟁이, 예수바라기, 예수를 닮으려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예수는 누구인가? 그는 권력의 상징들을 스스럼없이 무너뜨리고, 불결하다고 낙인찍힌 소수자들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었으며, 견디기 힘든 유혹들을 초연하게 받아넘긴 위대한 실천가였다. 그런데 이러한 특징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이 철저하게 ‘물적 탐욕’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연 진정한 ‘성장’은 무엇이며, 참된 ‘도약’은 무엇인가? 이는 스스로 낮은 자의 위치에 서고, 나의 것을 내어놓는 모순적 탐욕에 있지 않은가?

인간은 유한하고 실수가 잦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한 존재이다. 마찬가지로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물질적 완성이 아닌 ‘마음의 과정’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하나님을 추구하며 성찰하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득달같이 달려드는 세상의 고통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들먹하게 품을 수 있는 올곧은 정신을 지녀야 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교회 크기나 교인 수에 목숨을 걸고 허우적거리는 행동을 그만두고, 질적 성장을 위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그리할 때만이 이 사회로부터, 그리고 교인들로부터의 초대교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