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일간지의 논설 기사로
이런 내용이 실린 적이 있어서 스크랩을 해두었었다.
“　..... 요즘 일부 엄마들 사이에 ‘구나병(病)’이 돈다고 한다.
미국 존 가트맨 교수의 ‘감성코치(Emotion Coach)’ 교육법의 영향이란다.
부모가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해준 아이가
사회적 적응력이 우수하고 성적·건강도 좋다는 것인데,
문제는 아무 행동에나 무조건 공감하려는 부모의 태도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친구를 때린 아이에게 “네가 기분이 나빴구나”,
유치원에 안 가려는 아이에게 “네가 피곤한가 보구나”라는 식으로
‘~구나’를 남발하는 일이다.

혹시 또 다른 형태의 구나병이 은연중 우리 사회에 퍼져 있는 것은 아닐까.
너도 나도 희생자요 약자인 양하는 사이에
책임의식이나 스스로 일어서려는 의지는
한낱 퇴물 취급을 받고 있지는 않은가 말이다.
학교폭력만 해도 다들 내 아이 피해당할까 봐 걱정이지
가해자일 가능성은 제쳐놓는다.
정치권도 소통한답시고 ‘~구나’를 남발하며
여기저기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것은 아닌가. ....”

약자에 대한 공감, 이해, 배려는
매우 중요한 인간의 도덕이요 윤리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일괄적으로 모든 면에 이것을 강조하다 보면,
정말이지 우리 사회는 온통 ‘구나병’ 환자 투성이가 될 수도 있다.
이 구나병의 만연으로 인하여
정치권도, 종교계도, 교육계도, 사람들 비위 맞추다 다 망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하고, 못 먹고, 차별받고,
눈물어린 거친 옥수수 빵을 먹고, 돌처럼 굳어버린 우유덩어리를 깨물고,
몸에 맞지도 않는 구제옷을 입고, 차비 2원이 없어서 걸어서 학교를 다녔고,
기성회비 못 낸다고 집으로 쫓겨나기도 했고,
어떨 땐 선생님께 맞기도 하고, ....
그래서?
우리는 더욱 강해졌고, 독(?)해 졌다.
만약 오늘날과 같은 구나병에 걸렸다면
오늘의 우리 발전상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좀 강하게 키우면 안 되나?
물론 강하게 키운다는 것이 무식하게 키우는 것으로 이해하면 곤란하고.

신앙생활도 그러하다.
하나님은 분명 위로의 하나님이시지만
늘 위로만 구하고 있을 수는 없다.
믿음의 선배들은 다 자기 부족으로 여겨
더 노력하고, 더 충성하고, 더 기도하고, 더 철야하고, 더 기도원에 올라가고, ...
그럼에도 오늘날의 교회들 안에는
구나병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한다.
더 기도하고, 더 믿음의 도리를 붙잡고, 더 성령 충만하여
영적 강골이 되어야겠다.
“깨어 믿음에 굳게 서서 남자답게 강건하여라.”(고전16:13)
성경은 우릴 향해 믿음의 강골이 되란다.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