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관련 부동산 과세에 목회자와 경제학자 찬반 '팽팽'

                                                                                                                                   정하라 기자 

'교회 부동산 과세를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좌담회에서는 교회의 부동산 과세에 대한 목회자의 시선과 경제학자의 관점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  기윤실 주최로 열린 '교회 부동산 과세를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좌담회에서는 교회의 부동산 과세에 대한 목회자의 시선과 경제학자의 관점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 뉴스파워 정하라

기윤실(이사장 홍정길 목사)·희년함께 주최로 19일 오후 7시 청어람에서 열린 이번 좌담회에는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 희년함께 공동대표)의 사회로 정성진 목사(미래목회포럼대표, 거룩한빛과성광교회), 최호윤 회계사(제일회계법인,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 기윤실 교회신뢰운동본부장), 전강수 교수(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희년함께 공동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최근 서울시 강남구청이 강남구에 주소지를 둔 교회와 사회복지법인의 면세대상 부동산을 조사한 결과 면세 부동산을 이용해 수익사업을 했다는 이유로 몇몇 교회와 교회 관련 사회복지단체에 총 5억 74만원의 재산세와 취득세를 추징됐다. 이를 두고 기독교 내에 논란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번 과세로 교회 부동산 과세 물결이 일고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 정부의 종교편향 논란이 기독교계에 역차별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교회가 그동안 사회법과 세법에 너무 무지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날 좌담회에서 전강수 교수와 최호윤 회계사는 이번 세금 논란에 있어 교회가 모범이 돼서 세법을 지키고 법 제도를 즉시 하자는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조성돈 교수와 정성진 목사는 종교 차별적 과세 징수에 대한 우려와 교회 내 사회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데 문제를 제기했다.

"수익성없는 사업, 세금 내는 것 정당한가?" 

조성돈 교수는 현행법에 대한 문제로 종교단체의 수익성이 없는 사업에까지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종교차별적인 영역은 없는 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조 교수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벌인 활동들에 대해 세금을 내라고 요구하는 것은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특히 교회 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저소득층 아이들로 이들에 대한 지원을 막는 행위”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한 조 교수는 “사회가 하지 못하는 영역을 교회가 담당하는 것을 수익사업이라고 보기보다는 사회 섬김 등의 형태로 봐야한다"며 "이러한 노력을 수익으로 본다면 교회가 지역사회에 할 수 있는 선한 사업들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성진 목사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세금 부과를 요청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교회에서 지역사회를 섬기고자 선한의도를 가지고 학교를 만들었는데도 이에 대해 세금을 내라고 한다”며 “이는 우리의 선한 의도가 왜곡됐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경계를 표했다.

또한, 정 목사는 "성당과 절에서도 물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한번도 세금을 부과한 적이 없다"며 "교회가 자성과 아울러 형평성의 문제도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부과된 세금을 낼 필요도 있지만 종교차별적인 부분이 있다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회의 문화시설을 운영 자체에 대해 문제로 삼는 것에 대해 정성진 목사는 “과거의 전도는 세상도 단순해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면 되던 시대가 있었으나, 지금은 문화의 시대"라며 "전도의 접촉점을 삼는 것이 스포츠와 문화 등의 방법을 삼는 것으로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좌담회에서는 교회가 종교차별적 논리에서 벗어나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한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세금 납부가 국가 공동체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사회 공헌적인 활동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

"세금의 '공익성' 있어…모범적 세금 납부로 타종교의 모범돼야" 

경제학자인 전강수 교수는 "법은 냉정한 것"이라며 "사업을 하게 되면,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지라도 재산세를 내야한다"며 "언제 세금 추징이 들어올 지 긴장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 세상의 현실이다. 그런데 목사들은 이런 긴장과 위험, 불확실에서 면제된 체로 오랫동안 살아왔다. 법의 적용에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호윤 회계사도 “우리는 이러한 활동이 단순한 수익창출이 아닌 선교사업의 일환으로 보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관점의 전환을 요청했다.

그는 "만약 교회가 아닌 비영리법인인 연구학술단체가 사회공의를 위해 교육사업, 문화센터 , 카페, 서점 등을 한다면, 거기도 세금을 내야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사회공의를 위해 필요하면 취득세 재산세는 비과세이나, 이런 일련의 활동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야한다"며 세금을 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교회 부동산 과세 사태에서 주목할 것은, 현행법을 따르되 법적인 측면에서 교회에 부당하게 과세를 하는 부분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최호윤 회계사는 비과세의 두 가지 요건은 "기관에서 돈을 받는 경우 이는 목적 사업으로 필수불가결한 금액인가를 따지며, 두 번째는 받은 돈이 어떤 수익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외부에서는 종교기관이 종교 활동을 하는데 카페나 스포츠 활동이 왜 필요한가를 보므로 다른 관점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강수 교수는 “교회가 가르치는 행위 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을 요구하는 것일 뿐이다. 세금 납부가 가진 공익적 성격도 생각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교회가 생각을 바꿔주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호윤 회계사도 “세법상 과세가 맞다고 가정한다면 기독교가 세법을 잘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세금 추징을 겪게 된 것"이라며 "세금징수에 대해 다른 종교와의 차별을 주장하는 것보다 국가 공동체에 더 많은 사랑을 나눴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 관련 부동산 세금 부과에 '안내자 역할' 필요해"

참석자들의 교회 부동산 과세 관련 찬반은 팽팽히 맞섰지만, 교회의 세금 문제에 대해 정부와 교회 간의 합의를 이끄는 노력이 필요하다는데는 뜻을 같이했다.

세금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수년 간의 축척된 세금 폭탄을 맞은 교회 당사자로서는 무조건적인 납부보다 납세에 있어 분명한 이해와 안내가 필요하다는 것. 또한, 각 지자체마다 다른 종교단체에 대한 세금 추징 방식도 이해의 혼선을 가져온다.

전강수 교수는 "모든 단체의 부동산 취득과 보유에 동일한 세금을 매기면 교회의 잘못된 관행이 많이 사라질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도 교회의 공익적인 활동을 분별해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평가하는 등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호윤 회계사는 "교회가 예수님이 하신 말씀처럼, 교회가 (세금을) 손해비용으로 보고 일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도 국세와 지방세에대해 일반 교회든 영리단체든 (세금 문제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성진 목사는 "원칙으로나 법적으로는 옳으나 세금을 내는 문제가 어려우면 선교가 현저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관계당국과의 협의로 교회 내의 문화, 선교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대한 과세를 협의를 거쳐서 정확히 어떻게 과세 할 것인지에 대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충했다.

조성돈 교수는 "세금에 대해 안내만 잘하면 교회가 그렇게 겁낼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러한 부동산 과세에 대해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처할지 알려주는 기관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세금 관련 기독교 협의체와 기관의 구성을 요청했다.

▲기윤실 주최로 열린 '교회 부동산 과세를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좌담회에서는 교회의 부동산 과세에 대한 목회자의 시선과 경제학자의 관점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다. ©뉴스파워 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