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하늘에는
맑은 별들이,

낮 하늘에는
파란 하늘이

그대로
내 어릴 적부터
있던 그대로
거기에
있었다.

새파란 하늘,
그 위에
하얀 물감을
듬뿍 먹은
날씬한 붓이
힘 한번 슬쩍 주고
지나간 듯
구름,
그것 역시
여전히 그곳에.

별똥별,
그건 누군가가
죽은 거래,
아니야, 그걸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데
하던
어린 날의 궁금증
그것 역시
밤하늘에 그대로.

아침 일찍
아무도 없는 호젓한
숲속의 호수,
그곳에선
짙은 물안개가
추억을 머금고
뽀얗게 몽실몽실
피어나고 있었다.

아, 바람,
여전히 바람이었고,
마알간 햇살,
여전한 햇살이었다.
그 모습 그대로
내게 찾아와
잘 있었냐고
뜨겁게 인사를 한다.

잠자리, 무당벌레까지
동원하여.
늘 그리움 속에
머물러 있던
그 옛 친구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그럼에도
나는 왜
이것들을 새롭게
찾아낸 듯
.....

그것들은
그 자리에ㅡ그대로.
다만 내가
그 자리에 있지를 않았다.

듬직한 인생으로
그리 살아보자.
누군가가 내게 찾아와
그 옛날을 추억하며
쉼과 평안을 기대어 올 때
행복해지도록
듬직한 삶을 살다가자.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