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14:5-16)

[수] 14:6 그 때에 유다 자손이 길갈에 있는 여호수아에게 나아오고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여호수아에게 말하되 여호와께서 가데스 바네아에서 나와 당신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사람 모세에게 이르신 일을 당신이 아시는 바라
[수] 14:7 내 나이 사십 세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가데스 바네아에서 나를 보내어 이 땅을 정탐하게 하였으므로 내가 성실한 마음으로 그에게 보고하였고
[수] 14:8 나와 함께 올라갔던 내 형제들은 백성의 간담을 녹게 하였으나 나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으므로
[수] 14:9 그 날에 모세가 맹세하여 이르되 네가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은즉 네 발로 밟는 땅은 영원히 너와 네 자손의 기업이 되리라 하였나이다
[수] 14:10 이제 보소서 여호와께서 이 말씀을 모세에게 이르신 때로부터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방황한 이 사십오 년 동안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나를 생존하게 하셨나이다 오늘 내가 팔십오 세로되
[수] 14:11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도 내가 여전히 강건하니 내 힘이 그 때나 지금이나 같아서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 수 있으니
[수] 14:12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 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 하니
[수] 14:13 여호수아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을 위하여 축복하고 헤브론을 그에게 주어 기업을 삼게 하매
[수] 14:14 헤브론이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의 기업이 되어 오늘까지 이르렀으니 이는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음이라
[수] 14:15 헤브론의 옛 이름은 기럇 아르바라 아르바는 아낙 사람 가운데에서 가장 큰 사람이었더라 그리고 그 땅에 전쟁이 그쳤더라 


1. 나는 군 생활을 카투사 의무병으로 보냈습니다. 당시 힘든 한국군 생활에 비하면 카투사의 생활은 매우 여유 있는 생활이어서 모두가 선호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카투사 시절에 단 한 가지를 매우 싫어했습니다. 그것은 카투사가 경례할 때 외치는 구호였습니다. 뭔지 아십니까? “단결!” 그 때, 우리 육군 구호는 “충성”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부러운 구호입니까? ‘단결’은 보이스카우트 구호이지 군인의 구호론 적절치 않습니다. ‘충성’이 훨씬 더 군인 정신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충성의 의미를 아십니까?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것? 앞뒤 안 보고 무작정 달려가는 것? 그게 다가 아닙니다. 신약 성경에선 충성스럽다 할 때, 그 본래의 의미가 ‘믿음직스럽다’라고 하는 신뢰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속셈이 있어서 열심히 하는 것은 충성이 아닙니다. 그래서 신약 성경에선 ‘충성, 피스토스’란 단어와 ‘믿음, 피스티스’란 단어의 어원은 같습니다. 충성의 기본에 신뢰가 깔려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타난 충성의 의미도 이런 맥락입니다.




2. 출애굽 세대, 즉 어른 세대는 모두 광야에서 죽었습니다. 그 위대한 하나님의 종 모세도 죽었습니다. 출애굽 세대 중에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는 오직 두 사람 뿐, 여호수아와 갈렙! 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가 되어 이름이 많이 거론되어 잘 아실 테고, 갈렙은 누구입니까?



갈렙은 그니스 출신으로 ‘에서’의 자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아닙니다. 출12:38절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나올 때 수많은 잡족이 함께 나왔다고 하는데, 그 때 함께 나온 잡족입니다. 물론 그가 나중에 12지파에서 한 명씩 정탐꾼을 뽑을 때 유다지파 대표로 뽑힌 것을 보아 이스라엘 유다지파로 귀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그래서 그의 이름이 ‘갈렙’인 것 같기도 합니다. ‘갈렙’의 뜻은 사실 그리 명예스럽지 못한 ‘개’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로 귀화는 했지만, 이스라엘에게 그리 존중받지는 못한 듯 싶습니다.



그러나 어쨌거나 그는 나이 40세에 가데스바네아에서 명을 받습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이 얼마나 좋은 땅인지 정탐하란 모세의 명을 받고 12지파 대표, 12명의 정탐꾼에 포함되어 성공적인 정탐의 사명을 마치고 돌아와, 이제 40여년의 세월이 지나 가나안에 입성하여 땅을 분배받습니다.



그 때 그는 당시 지도자 여호수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와 함께 올라갔던 내 형제들은 백성의 간담을 녹게 하였으나 나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으므로”



나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으므로! 누구는 충성 안했습니까? 12명의 정탐꾼 모두 명을 받고 적진에 들어가 죽도록 충성하고 무사히 돌아와 보고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왜 갈렙만 충성한 것 같이 말합니까?



12명 정탐꾼의 보고 내용은 모두 정확했습니다. 그런데 해석이, 결론이 엇갈립니다. 10명은 보고합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은 약속하신 대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그런데? ‘그런데 우리는 이제 다 죽었다. 그토록 좋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는 아뿔사, 우리보다 거대한, 강한 종족이 이미 살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 비하면 메뚜기에 불과하다. 우린 그들과 싸우다가 다 죽을 것이다. 아이고, 어쩌면 좋은가 ...’



그래서 이들이 백성에게 끼친 영향은? ‘백성의 간담을 녹게 하였다’고 하는데, 민수기 14장이 그 현장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온 회중이 소리를 높여 부르짖으며 백성이 밤새도록 통곡하였더라. 이스라엘 자손이 다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온 회중이 그들에게 이르되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 어찌하여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쓰러지게 하려 하는가, 우리 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 이에 서로 말하되 우리가 한 지휘관을 세우고 애굽으로 돌아가자 하매 모세와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 앞에서 엎드린지라.”(민14:1-5)



온 백성이 다 나와서 절망하며 웁니다. 그리곤 쿠데타를 일으키려고 합니다. 모세고 말세고 없애버리고 새로운 지도자를 세워 애굽으로 돌아가자 쿠데타를 일으키려합니다. 10명의 부정적 정탐꾼들의 영향입니다.



이에 대해 갈렙과 여호수아는 이들과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기막히게 좋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하나님의 약속은 옳았다.’ 여기까지는 같습니다. 그러나 결론이 다릅니다.



‘그런데 거기서 우리보다 큰 강한 종족을 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강해 보여도 결국 우리의 밥이 될 것이다! 왜? 이 땅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마 약속하셨기에 저들도 거기 포함되어 있으니 우리 밥이다, 그러니 자 얼른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민 13:30, 14:6-9)



왜 이렇게 다릅니까? 똑같은 현실을 보고 왜 이리 해석이, 결론이 다릅니까?




3. 현실은 똑같습니다. 누가 보아도, 누가 분석해도 똑같습니다. 더군다나 하나님께서 약속해 주신 것이니 똑같습니다. 정말 좋은 땅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기막힌 땅입니다. 축복의 땅입니다. 그리고 그곳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뭔가요? 그 땅은 누구 것? 내 것입니다. 어째서? 하나님이 주신다 했으니!



그런데 현실은 왜 파악합니까? 정세를 왜 정확히 분석합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앞날이 불안해서? 천만에!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꿈을 주셨습니다. 비전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은 힘들고 어려워도 그 꿈을 꾸면서, 그 비전을 맘에 품고 그토록 힘들고 어려운 세월을 이겨왔습니다. 마침내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하나님의 권능 속에 노예의 땅, 고통의 땅 애굽을 떠났습니다. 억압받던 땅을 벗어났습니다. 그리곤 이제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꿈속의 땅, 가나안 입구에 까지 도달하였습니다.



이제 그냥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와 저기 있다 하고 고함치며, 환호하며, 할렐루야 소리치며 들어가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님께서 발길을 멈추게 하시고는 정탐꾼을 보내라 하십니다. 그래서 정탐꾼을 보내고 그들의 보고를 받은 결과, 그 땅은 어떤 땅? 과연 하나님께서 약속해 주신 그대로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맞습니다. 오메 좋은 것! 우리 하나님, 얼마나 신실하신 분이십니까! 얼마나 좋은 분이십니까!



그들은 이 정확한 보고를 받고 하나님의 약속, 축복이 정확하다고 그 곳, 가데스바네아에서 감사의 제사를 드리고, 축복의 제단을 쌓고, 우리 식으로 말하면 감사와 부흥의 집회를 열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해야 했습니다. 그게 마땅한 도리 아닙니까? 하나님의 약속은 정확하고, 하나님의 축복은 틀림이 없으니 이제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약속하신 그대로 다 이루어져 오늘까지 왔으니, 다소의 어려움은 있지만 저 축복의 땅도 결국 내 것이 될 것이다 하며 감사와 찬양의 소리를 더 높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초상집이 되었습니다. 잔치 집이어야 했는데 눈물바다, 탄식 바다, 비통함과 절망감이 휩쓸고 지나가는 초상집이 되었습니다. 왜?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에 주목하지 않고, 그 길에 있는 거대한 종족, 육신적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들을 보니 자기들은 메뚜기에 불과하고 저들과 붙어봐야 자기들은 다 죽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들이 착각을 해도 심하게 착각을 합니다. 이들이 광야를 거쳐 오며 자기들이 싸워서 승리한 게 어디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보호해 주셨고, 하나님께서 승리를 주셔서 이겼을 뿐입니다. 자기들의 전략과 전술, 군사력으로 싸움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습니다. 이들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싸움과 거리가 먼 노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오합지졸의 무리들이 하나님의 은혜와 특별한 보호하심 속에 광야를 지나 약속의 땅 가나안 입구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곤 정탐한 결과 약속의 땅은 약속 그대로 기막히게 좋은 땅입니다. 비록 그곳에 자기들보다 강한 종족이 자리 잡고 살고 있었지만, 그러나 오늘까지 기막히고도 놀랍게 하나님의 보호하심 속에 온 것 같이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음으로 할렐루야 하며 나아가야했는데, 이들은 어떻게 했다구요?



주저앉았습니다. 절망했습니다. 불평했습니다. 원망했습니다.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습니다. 애굽으로 돌아가자 선동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토록 싫어하셨던, 그곳은 아무리 문명의 중심지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이 있을 곳이 아니라고 해서 권능과 기적으로 이끌어낸 바로 그 애굽으로,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다시 돌아가자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돌아가야 했습니다. 어디로? 광야로! 그 광야에서 38년의 세월 동안 다 죽었습니다. 한 사람도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두려워했던 거인 족에 메뚜기처럼 밟혀 죽은 게 아니라, 하나님의 진노에 광야에서 다 죽었습니다. 그 입으로 시인하던 대로 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갈렙과 여호수아는? 이들과 아주 달랐습니다. 모두가 절망할 때, 갈렙은 그 거대한 장애물에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에 주목했습니다. 누구에게 주목합니까? 열심히 현실 파악, 정확한 정세 분석, ... 오케이! 그러나 왜 이것을 하나님께서 지시하셨는지를 잊으면 충성한 것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사전 탐색을 지시하신 이유, 목적은? 확신, 감사, 준비하란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이들은 절망했고, 갈렙은 여기에 충실하여 “저들은 우리의 밥, 과연 가나안은 축복의 땅이다!”하고 선포하였습니다.



충성, 뜻이 뭔가요? 진정한 충성은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게 아닙니다. 진정한 충성은 하나님의 말씀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고, 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현실이 아무리 그러해도 그 하나님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도록 달려가는 것입니다.



주님은 말씀하시고, 나는 그것을 이루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게 충성입니다. 주님 말씀하신 것, 그대로 이루어질 줄 믿고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충성입니다.




4. 요한복음 6장에 기록된 오병이어, 그 놀랍고도 엄청난 사건의 현장엔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하나의 진실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말씀 듣기 위해, 은혜 받기 위해 몰려나왔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 많은 사람들을 보고는 그들에게 영의 양식만 아니라 육의 양식도 먹이고 싶어지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 빌립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눈을 들어 큰 무리가 자기에게로 오는 것을 보시고 빌립에게 이르시되 우리가 어디서 떡을 사서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하시니”(요6:5)



일종의 예수님의 명령이 제자에게 하달된 것입니다. 예수님의 뜻, 내가 뭐뭐 하고 싶다는 예수님의 마음이 전달되었습니다. 여러분, 예수님의 마음이 전달되면, 그것을 이루어드려야 하는 이는 누구냐 하면 그분의 제자들입니다. 제자가 할 일이 그거 아닙니까?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싶다 하시면 그 제자인 우리가 이 세상을 빛으로 밝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 하시면 우리가 빚을 내서라도 예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어려운 이들을 도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예수님께서 이 세상이 정의롭지 못하다, 강자가 약자를 너무 착취하고 학대한다 하면 예수님의 제자인 우리가 감옥에 가는 한이 있어도 이 사회를 정의가 하수같이 흐르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약자를 변호하고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하지 않습니까? 예수님께서 땅 끝까지 내 복음을 전하고 싶다 하시면 우리가 사재를 털어서라도 예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선교사를 보내고, 아니 때로는 자신이 직접 가든지, 기도를 보내든, 물질을 보내든 암튼 뭐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그들이 불쌍해져서 예수님께서 이들을 먹이고 싶다고 당신의 뜻을 제자에게 표현하였는데, 그 제자가 뭐라고 합니까? “빌립이 대답하되 각 사람으로 조금씩 받게 할지라도 이백 데나리온의 떡이 부족하리이다”(7)



이 제자 빌립은 셈이 빠릅니다. 그러나 해결할 의지가 안 보입니다. 김을 뺍니다. 이렇게 빠른 셈, 정확한 사태 파악을 한 제자 빌립의 의도는 뭔가요? “예수님, 죄송합니다만 어림없습니다. 그런 엄청난 돈도 없고요, 여긴 광야입니다. 빨리 집으로 돌려보내는 게 상책입니다.” 매우 합리적인 대답을 하였습니다. 지혜로운 것입니다.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뭔지 아십니까? 예수님이 상황 파악을 못해서 그런 요구를 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돈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시기에 무책임하게 요구하신 것이 아닙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이렇게 말씀하심은 친히 어떻게 하실 지를 아시고 빌립을 시험하고자 하심이라.”(요6:6)



시험하신 것입니다! 이놈의 제자 빌립에게 정말 믿음이 있습니까? 옳은 소리는 혼자 다 하는데, 합리적인 말은 혼자 다 하는데, 은혜스러운 말은 혼자 다 하는데, 정말 이 제자에게 믿음이 있습니까, 충성심이 있는가 시험해 보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뭔가 요구하실 때는, 좀 무리한 요구를, 무리한 감동을 자꾸 나에게 주실 때에는 그 해결책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해결책을 다 갖고 계시며 나에게 넌지시 물으시고, 감동을 주시고, 행동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러기에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힘들어도, 자기가 보기에 어림도 없어 보여도 예수님께서 원하시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셨으니까 하며 순종하는 이를 통해 하나님은 해결의 역사를 시작하십니다. 놀라운 것을 부어주시고, 예상치 못한 길을 열어주시고, 복에 복을 더해 주십니다.



전에 왕십리 동네에서, 우리 왕십리중앙교회, 어느 골목에 있는지 사람들이 잘 몰랐습니다. 때로는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나조차도 우리 교회 부임하려고 할 때, 골목 안의 교회가 아닌 큰길가에 있던 돌교회인 줄 착각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며칠 전, 몇 목사님들이 우리 교회를 방문하시겠다며 상왕십리역 몇 번 출구로 나와야 하느냐 묻기에 그걸 확인하려고 급히 인터넷 네이버 지도를 펼쳤더니 왕십리 뉴타운 우리 지역에 놀랍게도 교회는 단 하나밖에 표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어느 교회? 왕십리중앙교회!



호기심이 생겨서 이번에는 다음 사이트 지도를 펼쳤더니 역시 왕십리 뉴타운 안에는 교회가 단 한 곳 밖에 표기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어느 교회? 왕십리중앙교회! 아니 어떻게 알았지? 다른 교회는 다 어디 간 건가? 세상에 이런 일이! 전에는 아무리 아무리 해도 왕십리중앙교회는 왕십리 골목 안에 있어서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는데, 이제 왕십리뉴타운 안에는 교회가 하나 밖에 없습니다. 왕십리중앙교회!



남들은 다투기에 바쁠 때 우리는 양보했고, ‘앞으로 나아가자, 주의 성전을 짓자’ 하여 동네에서 바보 소리를 들으면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 말씀을 믿고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데 주력했습니다. 놓여 있는 장애,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약속에 더 주목하고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한 주의 성전을 지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하나님의 말씀을 더 신뢰하고 그 말씀이 펼쳐지도록 힘을 다해 나갑시다. 그게 충성입니다. 현실을 정확히 분석했다면서 백성을 낙담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말고 끝까지 하나님의 말씀, 약속에 주목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갈렙의 충성입니다. 은혜 받았다고 바르르 떨며 일어나는 게 충성 아닙니다. 그런 은혜 못 받았어도 변함없이 하나님의 말씀, 약속에 주목하고, 그 말씀이 내 삶의 현장에서 이루어지도록, 우리 교회 현장에서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 해 사는 것이 충성입니다. 어려움이 생기고, 뜻밖의 일이 생겨 골치 아파도 그래도 말씀과 약속에 주목하고 으라차차 힘내는 것이 충성입니다.



충성! 충성하는 자는 현실을 주목하는 이가 아닙니다. 충성하는 자는 받은바 사명에 주목하는 이입니다. 명(命)받은 말씀, 약속에 주목하는 자입니다. 그러기에 어려움이 생기고, 난관이 생겨도 주저앉지 않습니다. 절망하지 않습니다. 말씀하셨으니 해결책도 하나님께서 갖고 계실 것입니다. 나는 오로지 하나님의 약속, 말씀이 진실이었음을 삶으로, 행동으로 보여드릴 것이다 하는 자세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사는 이가 충성하는 이입니다.




5. 갈렙의 성공 비결은 “나는 내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으므로”(8) 이고, “이는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음이라.”(14)입니다. 현실에 충성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께 충성!



그전에 우리가 쓰던 개역 성경에는 이 충성을 ‘여호와를 온전히 쫓았다’고 번역을 했더라구요. 그래서 히브리 원전을 잠깐 살펴보았더니 ‘충성’이라고 번역한 이 단어가 ‘말레 아하르’인데, ‘가득 차서 뒤를 쫓다’란 뜻이더라구요. 뭐가 가득 차서? 하나님의 말씀, 그에 대한 신뢰가 가득차서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여지도 없이 바싹 그 뒤를 따라가는 것, 그게 충성이란 뜻이더라구요.



말씀만이 눈에 들어와야 합니다. 현실이, 어려운 상황이 더 크게 들어오면 충성이 아닙니다. 열심히 일해도 그건 충성 아닙니다. 오로지 말씀만이, 약속만이 내 안에 꽉 차게 들어와 그것이 이루어질 날만을, 그 때만을 기다리며 열심히 하나님을 쫓아가는 것이 여호와께 충성하는 것입니다.



이 충성에 하나님의 축복이 갑절로 있습니다. 부디 하나님만을 온전히 따르는 충성스러운 삶으로 하나님께 인정받는 삶이 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