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참으로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떤 일이 있다. 그는 유신시절 부터 시위에 가담하여 피해 다니기도 하고 군사독재에 몸으로 입으로 때론 글로 항거하던 반골이었다. 그래서，남산에 꿀려가 고문을 당하기도 하고 후유증으로 비가 내리는 날엔 통증을 느낀다고 했다. 정권이 바뀐 후엔 잘 풀리는듯하더니 비판적이고 순수한 성격 탓에 빛을 보지 못했다.

그는 힘들고 무서운 때를 우리 국민들이 무서운 줄 모르고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화중에 ‘우리 대한민국’이란단어를 여러 번 사용했다. 좌경화된 사람으로 인지하고 멀리했던 그에게서 뜻밖에 표현이었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에 종북인사가 둥지를 틀어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그리고 현정권이 잘한 일도 잘못한 일도 많은데 종북세력을 척결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했다.

얼마 전 진보를 자처하는 정당에서 종북인사로 알려진 두 의원을 출당시키려 하다가 소극적으로 대응하여 불발로끝났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던가? 바로 이 사건은 소위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생각게 하는 바로미터(barometer)가 되고 있다. 그리고 종북인사가 몇명쯤은 국회에 더 있다는 말도 된다. 지금까지 정계와 사회를 시끄럽게한 일련의 사건은 대한민국의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해왔다.

그러나 자기들끼리의 당권투쟁이었다는 증거가 되었으니 참으로 씁쓰레하다. 오른쪽 날개 못지않게 왼쪽 날개가 강한 새가 멀리 날수 있듯 진보정당이 바로서야 한다는 기대가 그들을 제3정당으로 만들어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말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과 폭력을 사용해서라도 권력을 움켜쥐려는 초기 북한의 권력 투쟁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휴전상태에 있는 분단국이다. 우리의 동족이면서도 적인 북한은 휴전의 의무를 지키지도 않고 국지적 도발을 일삼아 왔다. 이러한 시국에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바로 이런 집단의 지시를 받고 있는 종북인사들이 국회에까지 침투하게 된 것은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가장 큰 책무는 나라를 보위하는 일이다.

천안함과 연평도가 공격을 받았음에도 종북세력을 국회에까지 보내주다니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래 가지고는 현 정권은 무능한 정권으로 끝나게 될 수밖에 없다. 차제에 진보정당은 자신들이 종북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세력들이 정당 내에 침투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홍익교회 장로, 평대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