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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용민과 벙커원교회
2012년 08월 25일 (토) 16:52:53 김태복 목사 hipc6012@hitel.net

요즈음 우리 부부는 늘 긴장 가운데 살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아들 용민을 중심으로 벙커원교회가 설립된 후 이제 서너 달 째 예배를 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긴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들이 목회자도 아닌 입장에서 매주 설교를 하기 때문이요, 특별히 용민에게서 트집을 잡으려는 자들이 언제나 눈독을 들이는 입장에서 하는 설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벙커원교회 홈페이지에 매주 올리는 설교문을 열심히 검토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사실, 아들 용민이 처음부터 교회를 설립하고자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우연스럽게 교회가 생겼다고 하는 표현이 옳다. 아들은 4월 11일 총선에서 낙선한 후 백수가 되었다. 총선 전에 모든 방송 일을 그만 두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총선 기간에 보수층 매스컴으로부터 패륜아처럼 매도를 당함으로 일자리를 제안하는 방송국도 없었다.

다행히 딴지일보와 나꼼수 방송제작실, 그리고 나꼼수 회원들을 위한 까페를 위해 대학로에 마련한 100여평짜리 지하실에서 지배인으로 일하게 되었다. 문제는 출석할 교회를 없다는 점이었다. 지금까지 출석하던 지구촌교회도 갈 형편이 못 되었다. 선거기간 동안 이동원 목사께서 격려차 선거사무실에 들려 예배를 드리고 안수기도까지 한 사실 때문에 교회로부터 비난이 일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존경하는 분에게 누를 끼쳐 드릴 수가 없었다.

결국 집에서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렸는데 하필이면 처음 택한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설교에서 아들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컴퓨터를 껐다. 그 때 자신처럼 '교회를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교회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나꼼수 방송을 통해서 그 사실을 알리자 처음에는 20여명이 모였다. 매주 점점 수가 많아지면서 몇 주도 지나지 않아 200-300명이 모이게 되었다. 거의 90%가 교회를 나가지 않던 분들이었다.

아들은 정말 예수님이 원하시는 교회, 서로가 서로를 섬기는 공동체, 사회의 낮은 자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교회를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교회 이름은 예배 장소인 카페 이름을 빌려 벙커원이라 지었다. 그 동안 아들은 기독교 계통의 방송국들에서 근무하며, 소위 유명한 목사들과 장로들의 위선적인 삶과 비리에 많은 상처를 받았다. 무엇보다도 젊은 의분을 참지 못하고 바른 말과 글을 썼다가 해고당하는 아픔을 서너 번 겪으면서 점점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길로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아들 용민은 위선과 불의에 대해 강한 분노심을 품고 있었다. 그렇게 된 데는 아버지인 나의 책임도 크다고 볼 수 있다. 나는 장신대 시절 학보인 ‘신학춘추’의 편집장을 맡았는데, 그 때부터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의 글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 시골교회 목회시절 ‘회칠한 무덤 한국교회여’라는 책을 썼는데 출판해줄 곳이 없을 정도로 한국교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의 글이었다. 그 이후 여기 저기 청탁이 들어오는 원고마다 거의가 그런 내용이었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그런 글을 읽으면서 깊이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고 기독교 계통의 방송국에 근무하면서 만났던 한국교회 큰 지도자들의 위선과 비리를 보면서, 그리고 그들의 손에 의해서 직장에서 해고당하면서 느꼈던 좌절감과 분노심이 의분의 뿌리를 더 깊게 내리게 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한국교회에 대한 아들의 비판이 나보다 몇 배는 더 강하다.

나는 교회라는 울타리에 안주하면서 외치는 정도이지만, 아들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개혁을 글과 말로 외칠 뿐 아니라 전면에 투사로 나서 여기까지 이르렀으니 늘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더 있겠는가? 아들로 인해 내가 조바심치는 모습을 보고 용민을 잘 아는 어느 분이 내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준 것이 나와 아들의 좌표를 깨우치는 내용이 되었다.

“목사님,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이제는 목사님 시대가 끝나고 아들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하십시오. 용민은, 이제는 혈기방장한 청년기를 벗어나 40세에 가까운 불혹의 나이에 이르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교회는 지금 개혁이 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용민이 같은 개혁자가 절대 필요한 때입니다. 그러므로 열심히 기도해 주시면서 혹 크게 빗나가는 면이 보일 위험성이 있을 때만 지도해 주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들 용민과 몇몇 동지들이 뜻을 모아 시작한 벙커원교회는 100일도 안되어 지하실을 가득 채울 정도가 되었다. 아들 용민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신앙의 자유와 교회 본질을 지키는 새로운 교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아직도 교회의 틀이 확정이 되지 않았지만, 당분간 벙커원교회에는 직분, 교인 등록제, 헌금함이 없다. 나꼼수가 운영하는 까페를 주일 오전에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 교회운영비나 사례비도 필요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교회 본질을 왜곡하는 족쇄가 되어 버린 형식을 털어냈다. 교회 내 계급으로 여겨지는 직분과 교회 규모 관리 수단으로 전락한 교인 등록제는 하지 않는다. 헌금은 나눔이 필요한 곳에 각자 직접 기부하면 된다. 벙커원교회는 '제주 강정마을', '쌍용자동차 노조 해고 노동자' 등 후원해야할 좋은 곳을 소개한다. 그리고 교인들이 수평 이동하는 것을 적극 만류하고 있다. 교인들은 각자 출석하던 교회에 나가 섬기기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생 목회했던 나의 입장에서는 보면 너무나 조심스럽다. 특별히 아들이 설교까지 맡았으니 성경의 범위를 벗어나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까 가슴을 졸인다. 사실, 아들은 대학과정에서 신학을 전공했기에 설교를 해도 크게 자격미달이라는 소리는 피할 수 있다. 설교자 로 사역하면서 요즈음 아들은 “아버지의 영상설교를 위해서 4-5년 동안 매주 준비하고 1부부터 3부예배까지 방송한 것이 설교자로서 큰 훈련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매주 벙커원교회 홈페이지에 실리는 설교문들을 읽으면서 아직은 수준급의 설교하는 것이 신통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아들을 트집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반대파들이 많기에 설교문의 단어 하나에도 신경을 쓰면서 읽고는 한다. 본 교회와 내가 소속된 서울노회 안에서도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가 설교자로 사역하는 벙커원교회에 대해서 여론이 분분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울 밖에 없다. 그래서 아들 용민에게 교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특별한 당부가 담긴 내용의 글을 보냈다.

<교회 운영방침이나 설교, 혹은 상담 시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다. 특별히 부탁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전통적으로 지켜온 제도나 교리들을 깡그리 무시하는 발언을 함부로 하지 말기를 바란다. 가령 목사나 장로제도, 성수주일이나 십일조 등과 같은 제도를 없애야 된다는 식의 발언은 벙커원교회에서는 누구라도 하지 않도록 당부해야 할 것 같다. 다시 말하면 벙커원교회는 기성교회와 달리 삼무교회(헌금, 등록교인, 직분이 없는 교회)로 시작하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기성교회의 전통적인 제도까지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런 민감한 교리나 교회운영 제도 부분을 건들지 않고도 한국교회 개혁을 위해서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지금의 한국교회의 문제는 엄청난 재정을 거의 자기 교회 치장에만 사용할 뿐 나눔에 너무나 인색한 점이요, 그리고 섬김의 직분제도가 점점 계급제도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과 교인수가 과시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에 그런 문제점이 있다고 해서 전통적으로 발전시켜온 교회 제도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 현재 벙커원교회 개척 단계이기에 앞으로 교회의 틀을 어떻게 잡아갈지 모르는 입장에서 기성교회의 제도를 함부로 재단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지금 현재 벙커원교회가 각자 헌금을 나눔에 사용하도록 한다는 점이나 직분이나 등록교인이 없다는 점이, 점점 맘몬주의화 되어가는 한국교회에 대한 개혁의 신선한 새바람이 되었으면 기대를 가져본다.

벙커원교회 설립 취지가, 너무 인물이나 세력 중심, 물량주의나 교회법 중심으로 굳어지고 있는 많은 기성교회를 벗어나 철저하게 성경중심, 예수중심, 낮은 자를 돌보며, 사회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려는데 있다고 한다면 앞으로 남녀노소, 빈부귀천 누구나 와서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안에서 하나로 용해되어 형제자매가 되어 예수 그리스도만 높이는 교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면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 기성교회의 건강한 교직제도나 헌금제도, 등록제도마저도 필요 없는 것처럼 주장한다면, 엄청난 반대에 직면함으로 정작 개혁의 깃발도 세우지 못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아빠는 일생 목회하면서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병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더욱 기도로 매달리면서 첫째도 겸손, 둘째, 셋째도 겸손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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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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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종
(121.XXX.XXX.44)
2012-12-20 01:25:46
글을 쓰고 싶습니다.
설교나 상담 등 기타 글들을 쓰고 싶습니다. 전에는 글쓰는 난이 있었는데 왜 없어졌나요 쓸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춥습니다. 건강하세요 샬롬 김종희 드림
김종희
(121.XXX.XXX.44)
2012-12-20 01:21:19
새술은 새부대에
김목사님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이들 용민이의 술은 아들이 만드는 새부대에 넣어야 합니다.용민은 지금 교회를 개혁 하려는 것이 아니라 교회혁명을 하려는 것입니다. 개혁은 기존질서를 깨지않고 서서히 하는 것이지만 혁명은 기존질서를 왕창 깨고 단번에 하는 것입니다. 혁명을 하려는 아들에게 개혁을 하기를 바라서는 안될 것입니다.혁명을 하도록 지켜보시기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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