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여아 ‘한아름’ 어린이를 성추행 목적으로 유괴하여 살해한 너무도 끔찍한 사건이 사회지각을 흔들었다. 아름이는 부모가 이혼한 상태였으며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으로 어린 딸을 거의 돌볼 수 없어서 늘 방치되어 있었던 외로운 아이였다. 이런 ‘아름’이를 등교길에 가해한 김 모 씨(44세)의 성추행 살인 행각은 그의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남겼다. 아름이 아버지는 “겁이 많은 아이”라며 “꼭 돌려보내 달라”고 간절히 하소연했음에도 그의 소망은 물거품이 됐고, 그는 아름이를 지켜주지 못한 아픔에 오열(嗚咽)했다.

가해자 김 씨는 아름이를 살해하고도 모 방송에 나와 목격자인양 거짓 진술을 하는가 하면, 사체를 인기척이 드문 바닷가의 외진 야산에 묻어 완전 범죄까지 시도했다. 압수된 그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선 아동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70여 개의 음란한 동영상이 발견되었으며, 더욱이 그가 이 음란물을 즐겨 봤다고 볼 때 그는 소아성애자(小兒性愛者)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실로 부끄러운 성문화 전성시대를 구가하려는가! 경남 통영경찰서에 의하면 같은 마을에서 지적장애인 모녀가 5년에 걸쳐 박 모 씨(71) 등 동네 노인 3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한다. 울산지법에서도 채팅으로 유인한 10대 장애인을 성폭행한 엄 모 씨(54)를 기소했으며, 수원지법에서는 길 가던 여성을 성추행하고도 오히려 협박전화를 한 최 모 씨(37)를 기소했다는 것이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경기 인천의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에서 장애아동과 여성을 수년 간 성희롱을 해온 생활지도원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뿐일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특히 파렴치한(破廉恥漢)들의 아동 성추행이란 현실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듯, 범람하는 성범죄에 대검찰청에서도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자’는 구속수사로 엄벌하고 집행유예시에는 보호감찰을 붙여 재범을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매번 그러했듯이, 또 냄비 끓듯 여론 몰이가 되지는 않을까… 언제나 뒷북치기니 말이다.

범죄의 예방과 인명의 안전을 지킨다는 것은 중요한 사회적 목표이다. 그러나 과학적이고도 합리적 방법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성범죄 사범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사회적 예방조치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에 대한 확실한 예방 프로그램을 세우는 작업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최근 어처구니없게도 ‘한아름’ 어린이에 대한 성범죄에서 관찰된 사례들과 같이 평소생활에서 면식범이었고, 근거리에 등하교길, 빈곤과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의 아동들에게 범법자들의 손길이 다가간다는 사실에 깊은 사회적 관심과 적극적인 제도적 보완을 세워가는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 그간에 수차 온갖 처방들이 난무했었는데 또 다른 훈수를 보태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성범죄와 안전에 대하여 가슴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시민의 눈높이에서 지켜볼 것이다. 이제 우리는 “영문 밖으로 그에게 나아가야겠다.”(히13:13) 영문 안 예루살렘은 세속 된 삶이 있었으나, 영문 밖은 주님의 십자가와 함께 승리를 완성하신 성역이다.

오늘에 타락된 ‘추한 성문화 전성시대’에 스스로 부끄러운 자신을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로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두 손을 모으는 회심(悔心)의 묵상이 있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