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의 설립 공로자이며 기독교실업가, 자선사업가인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 씨의 나눔정신과 기부 노하우를 재조명하고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해외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세브란스의 활동이 EBS 특집 다큐멘터리 ‘동행의 행복 루이스 헨리 세브란스’로 지난 7월 방영됐다. 세브란스 씨의 100년 기부 노하우를 재조명한 후 그의 정신은 온 국민에게 뜨거운 인류애를 느끼게 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출생한 그가 세브란스병원의 설립자가 되기까지는 한국 의료 선교사 에비슨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즉 1899년 에비슨이 휴가를 얻어 귀국하여 뉴욕에서 개최된 ‘국제선교사’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에서의 선교 사업을 보고하는 한편, 한국의 근대식 병원설립의 필요성과 의학교육의 중요성을 간절히 역설하였다.

이때 에비슨의 강연을 듣고 있던 클리블랜드의 유지였던 세브란스는 크게 감동을 받고 자신이 오랫동안 꿈꾸어 오던 병원 설립을 한국 땅에서 이뤄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2~3일 후 그는 에비슨에게 병원건축비 명목으로 1만 달러를 희사했고, 다시 5천 달러를 증액시켰다. 또한 선교부에서도 1만 달러를 지원하였는데 도합 2만5천 달러를 가지고 1902년 건축공사가 시작되었으며 1904년 9월 3일 건물이 준공되자 거액을 기부한 그의 공을 기리기 위해 ‘제중원’이었던 병원 이름을 세브란스병원으로 명명하게 되었다. 같은 해 세브란스는 당시 미국 제퍼슨대학에서 조직학 및 산부인과 진단학을 교수하는 허스트를 세브란스병원의 선교사로 파송시켰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07년 세브란스는 자기 주치의 러들로를 동반하고 내한해 병원 및 학교시설을 둘러보고 병원 확장의 필요성을 인식해 다시 3만 달러를 그 기금으로 기부하였다. 그리하여 남대문 밖 복숭아골(현 서울역 건너편)에 소재한 당시 세브란스병원은 1912년 당시 시가 15만 달러에 해당하는 자산을 갖췄는데 그 대부분이 세브란스의 희사금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그가 별세한 이후에도 그의 아들과 딸에 의하여 병원지원은 계속되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세브란스의 정신을 이어받아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원희·최원규·김시찬 선교사, 임경일 명예교수, 연세대 의료선교센터 소장 안신기 목사 등이 세브란스의 유지를 받들어 의료봉사에 동행하고 있다.

/조양교회 장로, 한국장로신문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