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눈 앞 철창 너머로 작은 여유도 없이 촘촘하게 머리를 맞댄 다카 남부의 칙칙한 건물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저희가 새로 거처로 삼은 곳은 이 근방에선 제일 높은 9층 건물입니다. 저희가 사는 8층에서 이 도시를 내려다 보고 있노라면 흡사 르비딤 산꼭대기에, 또 느보산에 오른 모세가 된 듯 착각이 듭니다.

눈물…눈물….눈물…..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의 붉은 눈시울을 뒤로하고 서둘러 기숙사를 나왔습니다. 다음날 엄마아빠가 눈에 들어오기 무섭게 참았던 울음이 봇물처럼 터졌습니다. “엄마 아빠만 곁에 있으면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는 하늘이의 말을 뒤로하고 그렇게 태국을 떠나 벵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난 여기가 전부 맘에 들지 않아요’라는 얼굴을 잔뜩 하고 나라는 새로운 학교에 첫 등교를 했습니다. 긴 하루를 보내고 어색한 교복으로 교문을 나오는 나라에게 “오늘 어땠니?” 한 마디 끝나기도 전에 “아빠, 오늘 별로였어요” 눈물이 와락 떨어지고 집에 와서도 엄마를 부둥켜 안고 한 참을 울었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날 좋아하는 것 같다며 잠시 행복했던 보리도 간식으로 가져간 꿈틀이를 보고 지렁이라고 한 목소리로 놀려대는 바람에 지렁이를 먹는 상종 못할 인간으로 전락되었습니다. 한 참 공부를 놓았던 탓에 그림처럼 놀고 있는 글자들을 보고 한참을 울어야만 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가 기쁨의 단을 거두리로다

하늘이는 벌써 연락이 뜸할 만큼 학교와 기숙사 삶을 즐기며 홀로 씩씩하게 나날들을 꾸며가고 있고, 나라도 유일한 외국인으로 받아야 하는 부담스런 주목을 주체할 수 없는 인기로 여기며 친구보단 오히려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있고, 보리 또한 본분이 학생이었다는 기억하며 정상궤도 탈환을 위해 부단이 노력 중입니다.

고성에 갇힌 다운이

8월 24일 성공적인 벵국에서의 첫 이사를 마쳤지만 도시의 중심부에서 멀어졌다는 물리적인 거리감보다 그나마 부여잡았던 문명권(?)에서 더욱 멀졌다는 심리적인 거리감이 매일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오전반인 보리 오후반인 나라를 돌보기 위해 하루 종일 고성에 갇혀 지내야 한다는 사실이 블루한 색채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판은 벌어지고

지난 2년간 누에고치처럼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면 이젠 되든 안되든 날개 짓이든 뭐든 뭔가를 해야 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일주일에 4일은 병원에 나가며 2일은 빈민가를 돌며 9월부터 일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의료행위가 이 날개 짓의 종착역이 아니기를 소원하며 이 과정을 통해 일을 꿈꾸시는 ㅎㄴ님 볼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꿈길을 따라가길 원합니다.


아름다운

(응답)1. 사역장소인 도시 남쪽으로 순적하게 이사 가게 되어 감사(8월 24일)

2. 앞으로 일하게 될 클리닉과 병원과의 계약이 인도하심 따라 잘 진행되고 보여주시는 길을 따라 이 시간가운데 이 땅에 부르신 뜻을 잘 따라가도록.

3. 다운이가 이사간 이후 하루 종일 아이들을 볼 수도 있는 상황가운데 ㅈ께서 기쁘신 뜻에 따라 길을 열어주시도록.

(응답)4. 8월에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가운데 위로가 있고 기쁨이 있음으로 인하여 감사

5. 사람을 변화시키고 땅을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성령의 능력임을 기억하며 당신의 마음을 부어주셔서 이 땅을 사랑하고 아뢰는 가족이 되기를.

6. 팀과 리더를 더욱 잘 이해하고 더욱 하나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7. 아직 ㅇㅅ를 믿지 않으시는 다운이 아버님과 다운이 남동생의 마음을 녹여주셔서 오랜 바램이 속히 이루어지길 소원합니다

하늘나라보리 (14/11/8)

1. 아이들의 감정을 만져 주셔서 아이들의 인생이 주님 손위에 있음을 깨달아 가도록

2. 나라와 보리가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친구들과 친해지고 또 수업에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3. 하늘이가 부모를 떠나 외국에서 홀로 공부하는 이 출발에 주께서 친히 부모가 되어 주셔서 힘들고 어려운 때를 통해 ㅈ님과 더욱 친밀해 지는 기회를 삼도록 또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