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가 일본 최고 부자(70억 달러/6조 5천억)의 반열에 손정의 회장이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빌 게이츠도 손정의 회장을 자신에 비견할 만한 승부사라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이 작년 6월에 소프트뱅크 주주총회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디지털 리더가 되었는지 아십니까? 저는 일본 큐슈의 사가현 한인 밀집 지역의 무허가 판자촌에서 태어났습니다. 저의 할아버지(손종경)가 18세 때 탄광노동자로 일본에 건너오신 이후로 저는 재일교포 3세가 되었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가난을 탈출하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 일본 아이들이 조센징이라고 수없이 놀려댔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돌에 맞아 피를 흘린 적도 많았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조센징은 일본에서 선생이 될 수 없다는 말에 태생의 한계를 몸소 겪으면서 울분을 삼켜야 했습니다. 제가 구루메대학 부설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 버클리대학에 4주간 어학연수를 하면서 ‘미국은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이어서 일본보다 성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미국 유학을 가기로 결심했어요. 하지만 우리 가정 형편이 유학을 할 정도가 아니어서 가족들이 반대했는데, 저의 아버지께서 허락하셨어요.

미국에서 6개월간 어학코스를 거치고, 3주 만에 고교 졸업 검정고시에 도전했습니다. 시험 문제를 푸는데 영어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걸 알았지요. 그렇지만 감독관에게 “영어 실력을 보는 게 아니니까 사전을 사용하게 해 주고, 시험 시간도 연장해 달라”하고 요청했어요. 감독관이 저의 배짱에 감동을 했는지 모르지만 허락해줘서 시험을 연장해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19살(대학 3학년) 때 인생 50년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20대에 이름을 떨치고, 30대에 1,000억엔 자금을 모으고, 40대에 일생일대의 승부를 걸어, 50대에 사업을 완성시키고, 60대에 사업을 후계자에게 물려준다.' 미국 버클리대 재학 시절에 학업과 사업을 병행했습니다. 그때 고안한 발명 아이템 전자음성번역기를 샤프(전자사전 회사)에 팔아서 1억엔을 종자돈으로 만들어서 소프트웨어회사(유니손월드)를 설립했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일본에 왔는데 한국 국적으로 여권을 발급받기가 너무 번거롭더라구요. 그래서 1990년에 일본에 귀화를 신청했습니다. 국적은 일종의 기회지만 일본에서 세금을 내는 데 시민으로서 권리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한국인의 피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한국 이름을 지키고 싶었어요. 그런데 일본 정부가 “손씨 성을 가진 일본인이 없다. 귀화하려면 성(姓)부터 바꾸라.” 요구했어요. 그래서 유학 때 만나서 결혼한 일본인 아내(오노 마사미)를 손 씨로 바꾸고 손 씨 성을 지켰습니다. 아버지는 항상 저에게 말씀하셨어요. “너는 반드시 위대한 인물이 될 것이다. 너는 천재다. 믿는 만큼 된다.”

자식을 향해 끊임없이 “너는 천재다. 믿는 만큼 된다.”고 가르쳐 준 손정의 회장의 아버지는 정말 천재였습니다. 재일교포로 살기에 그만큼 제약도 크고, 믿는 만큼 되지 않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자녀를 기대하고, 사랑의 고백을 하였습니다. 그것이 오늘의 일본 최고 재벌 손정의 회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여러분이 자녀들에게 항상 하는 말씀은 무엇입니까!

/약수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