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단 총회가 막을 내렸다. 올해는 장로교단 총회 설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그러나 100주년을 기념하는 장로교단 총회는 부끄러운 모습 그대로였다. 국내 최대 교단이라는 합동 총회는 첫 날부터 살벌하였다. 총무의 신변보호를 위한 용역직원이 동원되고, 총회 사상 초유의 가스총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결국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되어 신임 총회장의 불신임과 총무의 해임을 건의하는 서명을 시작하였다.

장로교 통합 총회는 연금재단의 비리문제로 시끄러웠다. 비리 문제를 어설프게 덮었지만 개혁이 될 지는 미지수이다. 100주년 기념 총회에 또 다시 잘못을 회개하는 성명서가 발표되고, 한기총을 탈퇴하면서 이제 교회연합기관도 장로교 3개 교단을 중심으로 3등분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서로가 이단에 대한 대상이 달라 비난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 장로교는 찬송가 문제로 분열과 싸움을 계속하였다. 하나가 되어도 모자라는데 3개로 나눠진 것이다. 다가올 WCC 한국 총회에 대해서도 3자의 의견이 모두 다른 상태로 대치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장로교총연합회의 27개 회원교단이 장로교단의 하나 됨을 선언한 일이었다. 한 교단 다 체제를 지향하며 하나의 장로교로 나아가자는 선언은 한국교회에 희망을 주었다. 한국 장로교회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교단 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이제 마음을 비우고 교회의 부흥을 위하여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고, 100년 전 하나님의 은혜로 설립된 총회의 역사에서 감사를 배워야 한다. 한국교회는 싸울 때가 아니다. 이단들이 원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분열과 싸움이 아닌가?

장로교회가 모범을 보여 하나가 되면 한국교회가 연합된 힘으로 일사분란하게 안팎의 시련을 이길 수 있으며, 대 사회적인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옛날 삼일운동 당시에 민족대표 33인의 이름을 놓고 누구를 먼저 쓸 것인가에 대하여 갑론을박하고 있었다. 기독교와 천도교가 서로 자기 사람을 먼저 기록하려고 싸우고 있었다. 이때 모임에 조금 늦게 도착한 이승훈 선생이 크게 노하며 말하였다. “이건 죽는 순서입니다. 먼저 죽을 사람부터 쓰십시오. 손병희 먼저 죽고, 그 다음 길선주 죽으세요.” 라고 하여 싸움을 해결하였다.  내가 죽을 각오로 교회를 살려야 한다. 오늘날 솔로몬의 칼날 앞에 놓인 한국교회를 위한 진짜 어머니는 누구일까?

/서울장신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