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분명히 즐겁고 기쁜 우리의 명절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은 추석의 넉넉함과 풍요로움을 잘 표현해주는 말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바쁘게 살아도 추석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고향을 찾아 민족대이동이 시작됩니다. 부모님과 웃어르신들을 찾아뵈며 은혜와 덕을 깊이 생각하고, 형제 자매를 만나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이웃과 친구들을 만나며 고향의 따뜻함을 누립니다.

하지만 추석이 항상 좋은 기억으로만 가득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며 가며 심각한 교통 정체로 파김치가 됩니다. 여성들은 엄청난 양의 요리와 설거지로 지치고, 남성들은 폭음과 고스톱으로 지칩니다. 시댁과 친정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도 지뢰밭입니다. 형제들 간에 부모님 모시는 문제나 유산문제라도 끼어들면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터로 돌변합니다. 요즘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사과 한 알에도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제사문제로 인해 믿지 않는 가족들과 심각한 갈등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추석에는 무엇보다도 가족이 함께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나누고, 가족을 향한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정의 평강을 깨뜨리는 어떤 문제든 하나님께 의탁하며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둘째는 평소 예배, 봉사, 훈련 등 신앙생활에 힘쓰느라 소홀히 했던 가족을 돌아보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부모님을 모시고 마음과 형편을 헤아려드리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형제 자매들이 함께 하는 기쁨을 누리며 서로 위로하고 축복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각자 삶에 분주했던 자녀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셋째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야 합니다. 성경시대에도 절기 때는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은혜를 나누는 삶을 살았습니다. 과일과 음식에 주님이 주신 풍성한 사랑을 담아 나누고 베푸는 기회를 가져야겠습니다.

마귀는 끊임없이 우리의 가정을 파괴합니다. 가족들 사이에 조그만 틈을 비집고 들어와 상처와 고통을 심어두고 나중에는 곪아 터져 깨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추석은 영적전쟁이 될 수 있습니다. 우상숭배로부터 예배를 지키기 위한 전쟁, 이기심으로부터 사랑의 섬김을 지키기 위한 전쟁, 교만으로부터 이해와 축복을 지키기 위한 전쟁, 욕심으로부터 나눔과 베품을 지키기 위한 전쟁.....홍익의 모든 성도들이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는 영적전쟁에서 승리하고 기쁨과 평강이 가득하길 축복합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