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똑똑한 뱀이 한 마리 있었습니다. 뱀이 움직일 때는 항상 머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속도를 따라 몸이 따라가고 마지막으로 꼬리가 따라갑니다. 그래서 뱀은 산이고 들이고 돌 틈 사이로, 가시 넝쿨이나 풀밭으로, 때로는 물위로도 헤엄치고 자유롭게 다녔습니다. 그런데 이 뱀의 꼬리는 늘 자기가 머리를 따라만 다녀야하는 것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뱀은 불만을 터뜨리며 머리에게 말했습니다. “어째서 나는 항상 네 뒤에 맹목적으로 달라붙어 따라다니며, 네가 언제나 내 대신 말하고 방향을 정하는가? 이것은 정말 불공평하다, 나도 엄연히 뱀인데 언제나 노예처럼 따라다니기만 하니 말도 안 돼”라고 불평을 토로했습니다.

그러자 뱀의 머리가 대꾸했습니다. “아니, 무슨 말을 하는거야! 너에게는 앞을 볼 눈도 없고 위험을 알아차릴 귀도 없으며, 행동을 결정할 두뇌도 없지 않는가? 나는 절대 나 자신만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야! 너를 진정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언제나 너를 인도하고 있는거야!” 그러자 꼬리가 비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런 말은 이제 싫증이 난다. 모든 독재자들은 모두 따르는 자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구실로 제 마음대로 하고 있지 않느냐? 그래서 난 이제 더 이상 너의 뒤만 졸졸 따라 다니지 않을거야 나도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내 마음대로 갈 거야” 그렇게 말하고서는 꼬리가 마구 몸을 끌고 자기 마음대로 갔습니다. 머리는 할 수 없이 그냥 끌려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못가서 뱀은 도랑에 빠졌습니다. 꼬리는 눈이 없으니 어디가 도랑인지 가시넝쿨인지를 분간하지 못하고 그냥 무지막지로 돌아다니다가 빠져버린 것입니다. 뱀은 갖은 고생 끝에 머리의 도움을 받아서 간신히 도랑에서 빠져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포기 하지 않는 꼬리는 자기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만으로 돌아다니다가 이번에는 가시투성이인 관목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그러나 애를 쓰면 쓸수록 꼬리는 가시덤불 속으로 더 끼어서 꼼짝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많은 상처를 입고서야 이번에도 머리의 도움을 받아 겨우 가시덤불 속에서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훨훨 타는 불길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위기를 느낀 머리가 안전한 곳으로 탈출하려고 사력을 다했지만 꼬리 역시 포기하지 않고 자기 방향으로 달아나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머리는 머리 쪽으로, 꼬리는 꼬리 쪽으로 달아나려고 하니 한 치도 움직이지 못했고 결국 머리도 꼬리도 불에 타서 결국은 죽어버렸습니다. 옛말에도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위로 올라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나라도, 그리고 혼란을 겪고 있는 많은 공동체도 지도자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도 나도 다 지도자 노릇을 하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 교회는 오늘 목회자를 도와 교회를 섬길 지도자로 장로와 집사 그리고 권사를 선택하는 공동의회를 엽니다. 그런데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오늘 우리는 ‘우리의 대표’를 뽑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장로는 교인 30명당 1인을 선출하도록 법제화되어 있고 집사나 권사 역시 교회가 필요한 인원을 정하여 선출하지만 그러나 이는 ‘우리 뜻과 생각을 대변하고 대표할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뜻이나 우리의 이익을 대변하고 우리를 위해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우리 대신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따라 순종할 하나님의 일꾼을 뽑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좋을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좋아하실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적인 유능성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잘 알고 그 뜻에 순종할 수 있는 겸손과 믿음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깊이 기도하고, 말씀 앞에 진지하고, 하나님 앞에 순종할 하나님의 일꾼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비전과 사명을 이루어 가기 위하여 헌신하고 섬길 일꾼을 찾는 것입니다. 누가 가장 적당한지를 우리 성도들의 마음에 역사하실 하나님께 물어 보는 일이 바로 공동의회를 통한 직원 선택입니다. 하나님께서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여 필요한 사람을 선택해 주십사하고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 바로 직원 선거입니다.

목회자가 다 할 수 없는 목회의 무거운 짐을 나누어 져 줄 사람, 지친 모세의 팔을 부축한 아론과 훌 같은 사람(출 17:12),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져 준 구레네 시몬 같은 사람(눅 23:26), 바울의 동역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행 18:1~4, 롬 16:3~5) 같은 사람, 요한3서에서 말씀하는 것처럼 ‘악한 말로 사람을 비방하고 사람들을 교회에서 내어 쫓고 자기가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디오드레베 같은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도들에게도,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그 믿음이 인정된 데메드리오 같은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교회의 중요 정책과 사역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사람, 우리의 신(信), 행(行)에 모범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회 직원을 선택하고 세우는 일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역이고 또 큰 기쁨이며 잔치입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그 마음에 주시는 하나님의 감동을 따라 사람을 세우는데 쓰임 받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통하여 우리 교회에 귀히 쓰임 받을 하나님의 사람을 세워 가실 것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