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하루 앞두었는데 저기 저 둥근 달은 분주함도 흥겨움도 없이 그렇게 떠 있습니다. 이곳 지역으로 이사 온지 달포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원래 7월에 오기로 한 이사였는데 별 이유 없는 공사지연으로 한달 늦게 왔습니다. 하지만 이사 오는 당일까지도 그야말로 급한 공사만 마무리한 채 겨우 입주했습니다. 물이 흐르는 수도꼭지 두어 개, 전기가 통하는 콘센트 두어 개, 방을 밝히는 전구 방마다 한 개, …전혀 없는 것 보다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물론 공사업자들 얼굴엔 미안함은 커녕 뻔뻔함을 넘어 당당함까지 흘러 넘칩니다.

살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며 슬쩍 오히려 충고까지 해줍니다. 공사 인부들은 불시에 집에 들이닥쳐 쥐 오줌 싸듯 찔끔 일을 하고 자랑스럽게 어질어 놓고는 사라졌습니다. 그것도 몇 일, 한 참 동안 소식이 감감하여 작업반장을 찾아가 마무리를 부탁을 했습니다. 종이에 정성스레 적은 미완성 과제들을 건네며…작업반장은 일꾼을 보내주겠다며 날짜를 정해줍니다. 그 날이 되어 하루가 저물도록 사람은 오지 않습니다. 눈이 빠질 무렵 전화하면 언제 그런 약속을 했냐는 듯 다른 날을 정해줍니다. 그렇게 거짓약속으로 징검다리를 놓아 놓아 이 가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비단 이 작업반장뿐이 아닙니다. 인력거꾼에서 공무원에게 이르기까지 한결같습니다. 언제라도 속이기 위해 신실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속임이 하나의 상술인양 주저함이 없습니다. .정직, 믿음, 신실함, ….그저 사치스런 단어일 뿐입니다.

이들을 사랑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솔직히 미워하지 않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냥 확 진상을 부리며 한판 벌이고 싶은 마음이 수시로 올라옵니다. 누구는 이 민족과 사랑에 빠지는데 5년이 걸렸다고 하는데 나의 5년은 바가지 사랑까지 긁어도 버티기 힘겨운 시간입니다. 제 속엔 사랑도 또 사랑을 행할 능력도 없음을 봅니다.

당신께서는 이 사람들 사랑하라고 보내셨는데…. 점점 미워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또 당신께서 그렇게도 귀히 여겨 목숨 내주신 이 사람들을 하찮게 여기며 또 무시해 가는 내 모습을 봅니다.

저기 저렇게 넉넉하게 말없이 떠 있는 달 만큼이나 이 사람들을 품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2012년 해질녘 뒤로 살랑이는 가을을 엿보며
벵국에서 아름다운 하늘나라보리 드립니다.



아름다운
1. 사람을 변화시키고 땅을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성령의 능력임을 기억하며 당신의 마음을부어주셔서 이 땅을 사랑하고 아뢰는 가족이 되기를.
(응답)2. 클리닉과 병원과의 계약이 인도하심 따라 잘 진행되어 주 4일 나가 일하게 되어 감사, 이곳에서 보여주시는 길을 따라 이 시간가운데 이 땅에 부르신 뜻을 잘 따라가도록.
3. 다운이가 이사간 이후 하루 종일 아이들을 볼 수도 있는 상황가운데 ㅈ께서 기쁘신 뜻에 따라 길을 열어주시도록.
4. 새로 이사간 곳에서 조금씩 잘 적응하고 있어서 감사. 이 곳 땅 가운데 부르신 뜻을 잘 발견하고 그 뜻을 이루어 가도록
5. 팀과 리더를 더욱 잘 이해하고 더욱 하나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6. 아직 ㅇㅅ를 믿지 않으시는 다운이 아버님과 다운이 남동생의 마음을 녹여주셔서 오랜 바램이 속히 이루어지길 소원합니다

하늘나라보리 (14/11/8)
(응답)1. 하늘이가 태국에서의 삶을 잘 즐기며 적응해 가고 있음에 감사
(응답)2. 나라와 보리가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친구들과 친해지고 또 수업에도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음에 감사. 지속적으로 이곳 삶에 편안해 지도록.
3. 하늘이가 부모를 떠나 외국에서 홀로 공부하는 이 출발에 주께서 친히 부모가 되어 주셔서 힘들고 어려운 때를 통해 ㅈ님과 더욱 친밀해 지는 기회를 삼도록 또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