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2:14-26 ::

오늘은 종교개혁주일입니다. 지금부터 495년 전인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성당에 당시 캐톨릭의 부패상, 타락상을 95개 조항으로 정리해서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이것이 종교개혁의 불길을 타오르게 했습니다. 그러므로 개혁교회는 매년 10월 마지막주일을 종교개혁기념주일로 지키면서 교회를 돌아보고 교회를 새롭게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시 교회의 타락상이 무엇입니까? 겉으로 드러난 가장 심각한 문제는 면죄부판매였습니다. 루터가 자신이 섬기던 비텐베르크 성당에 붙인 95개 조항을 살펴봐도 대부분 면죄부에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당시 교회는 교회에서 판매하는 면죄부, 즉 죄를 면해주는 증서를 사면, 연옥에 가 있던 부모 형제들이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심지어 당시의 테첼이라는 교황청 대사는 “면죄부를 사는 동전소리가 헌금함에서 울리자마자 연옥에 있던 부모 형제들이 천국으로 옮겨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의 성도들이 앞을 다퉈가면서 교회에서 판매하는 면죄부를 샀던 것입니다. 결국 교회는 면죄부를 팔아서 막대한 경제적인 부를 누렸던 것입니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문제는 면죄부판매였지만, 이것은 당시의 교회가 주장했던 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당시 교회는 ‘구원은 행함으로 받는다’고 가르쳤습니다. 다시 말해 천국에 들어가려면 공로를 쌓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하나님이 제시하신 공로의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을 충족시켜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천국을 가지 못하고 연옥에 가고, 사도나 교부같은 사람들은 그 기준보다 더 많은 공로를 쌓아서 천국에 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공로는 교회에서 보관하고 있고,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죄를 면해주는 증서를 팔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판매하는 죄를 면해 주는 증서를 사면 공로가 부족해서 연옥에 가 있는 부모 형제들의 공로가 채워져서 천국으로 옮겨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의 구원은 행함으로 되는 것이지 예수님을 믿는 믿음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이런 당시의 가르침은 성경의 진리가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엉터리였습니다. 이것을 깨닫고 당시 교회의 가르침을 전면적으로 부정한 사람이 루터였습니다. 루터는 “면죄부판매는 비성경적이다. 진리가 아니다. 면죄부를 산다고 천국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은혜로 천국간다.”고 외쳤던 것입니다. 이런 루터의 주장이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의 의롭다함을 얻는 것은 예수님의 은혜로 됩니다. 구원받는 것도 예수님의 은혜요, 천국가는 것도 예수님의 은혜입니다. 이 모든 것이 예수님의 은혜요, 하나님의 사랑의 결과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우리의 구원을 이루셨다는 믿음을 추호도 의심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나면 안됩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은혜로 의롭다 함을 얻고, 구원받고, 천국백성이 되었으면, 이것을 믿은 성도는 이 땅에 사는 동안 예수 믿기 전의 생각과 습관을 가지고 살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대로, 자기 멋대로, 자기 욕심대로 살던 삶을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려고 애를 쓰는 것입니다. 그렇기 위해서 예수 믿기 전의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이 반드시 달라지는 것입니다. 가치관이 달라지니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니지 말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정상입니다. 이런 행동이 뒤따르는 것입니다. 이런 후속조치가 없으면 그 믿음은 참 믿음이 아니요, 산 믿음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통해 의롭다 함을 얻었다고 하면서 여전히 세상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말하고 행동한다면, 그 사람의 믿음을 우리는 의심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통해 구원받았다고 하면서, 천국백성이 되었다고 믿으면서 그 마음과 생각이 여전히 세상지향적이라면, 그 사람의 믿음을 가짜입니다. 그 사람의 행함을 보고 믿음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숨길 수 없는 너무나도 확실한 진리요, 오늘 본문말씀인 야고보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진리입니다. 오늘 말씀 14절을 보겠습니다.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산 믿음은 반드시 행함을 수반한다는 것입니다. 산 믿음은 행함을 낳는 것입니다. 17절에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했습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은 귀신에게도 있습니다. 19절에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귀신들도 하나님을 믿습니다. 귀신들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었습니다. 귀신들이 예수님을 보자마자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이렇게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말이 중요합니다. “당신과 우리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했습니다. 귀신들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이 자신의 삶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습니다. 그 믿음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했습니다. 이런 귀신의 믿음이 죽은 믿음이요, 이런 죽은 믿음 가지고서는 하나님께 갈 수 없는 것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독자 이삭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습니다. 믿음이 아들을 바치는 행함을 낳은 것입니다. 이런 행함으로 아브라함의 믿음이 산 믿음이라는 것이 증명되었고,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야고보는 22절에서 아주 중요한 결론을 내립니다. “네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었느니라” 했습니다. 산 믿음은 반드시 행함을 낳습니다. 그리고 행함으로 그 믿음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드러나는 것입니다. 또 야고보는 기생 라합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백성들이 출애굽해서 가나안에 들어갈 때, 기생 라합도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여리고의 군인들 편을 들지 않고 이스라엘 정탐꾼 편을 드는 행함을 낳았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야고보는 26절에서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했습니다. 이것이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 중의 진리입니다.


이것은 구약성경이나 신약성경이나 동일합니다. 우리가 믿는 여호와 하나님은 시내산에 불러 모은 과거의 이스라엘백성들에게 요구하신 것이나, 신약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시온산에 불러 모은, 이 시대의 참 이스라엘인 성도들에게 요구하신 것이나 동일합니다. 우리 하나님의 요구는 시대를 초월해서 변치 않으십니다. 그 백성들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제 구원받기 전의 모습대로 살지 말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전의 모습대로 살지 말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짜 믿음이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여! 주여!’ 하지만, 실제 삶속에서는 그 주님을 믿는 믿음이 어떤 영향력을 주지 못합니다. 믿음과 삶이 따로 놉니다. 여전히 세상 부귀영화 좋아하고, 돈을 사랑하고, 권력 지향적이고, 높아지려 하고, 대접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서로 싸우고 다툽니다. 예수 믿는다고 하면서 세상 사람들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똑같이 먹고, 똑같이 입고,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이 반응하고, 똑같은 세계관 가치관 인생관을 가지고 삽니다. 이것이 죽은 믿음이요 이것이 귀신의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 갖고서는 하나님께 갈 수 없습니다.

참 믿음은 그 믿는 대상을 신뢰하기 때문에 거기에 자신의 삶을 겁니다. 그 믿는 대상이 가르치고, 요구하는 것을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하고 순종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산 믿음을 가진 참 성도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요구와 명령이 무엇인지 귀기울여 듣고, 그것에 순종하려고 합니다. 여기에 삶의 초점을 두고 살아갑니다. 왭니까?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해 주신 구세주이요,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천국으로 인도해 주시는 구원의 창시자가 되시고 ‘함께 하늘의 부르심을 입은 형제들’로 세워주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것, 요구하신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생명길로 인도하고, 영생길로 인도하는 진리의 말씀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명령과 요구에 절대 순종하려고 합니다. 자신의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을 다 내려놓습니다. 자신의 생각, 계획, 세상의 욕심, 다 내려놓고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진리로 무장해서 그 진리로 살려고 몸부림을 치고 발버둥을 치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참 믿음은 반드시 행함을 동반합니다.


오늘 야고보서는 이렇게 참 믿음이 무엇인지를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루터가 야고보서를 오해했습니다. 루터는 “믿음으로 구원받는다고 가르치는 갈라디아서나 로마서는 왕관의 보석이요, 행위로 구원받는다고 가르치는 야고보서는 지푸라기다.”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야고보서를 아무런 가치없는 지푸라기서신으로 여겼습니다. 성경에서 제외시켜도 된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는 믿음의 교리를 강조하고 야고보서는 행함의 교리를 강조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루터의 생각은 오해였습니다. 갈라디아서와 로마서도 믿음의 교리만을 강조하는 서신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믿는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함을 받고, 하나님의 백성이 됩니다. 그런 은혜를 누린 성도들은 반드시 거룩한 백성답게 살아가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로마서도 그렇고, 갈라디아서도 그렇게 강조합니다. 로마서는 예수님 안에 있는 생명안에서 왕노릇하는 성도들이 사는 삶에 대해 기록한 것입니다. 갈라디아서도 예수님의 은혜로 구원받지만, 구원받은 성도는 반드시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맺는다고 했습니다. 루터가 ‘행함으로, 공로를 쌓아야 구원받는다’고 하는 당시 캐톨릭의 주장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서 로마서와 갈라디아서를 부분적으로 보고 오해했던 것입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루터는 야고보서도 행함의 교리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루터의 오해입니다. 야고보서는 행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참 믿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참 믿음이 뭐냐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음으로 의롭다함을 받고 구원받고 하나님의백성이 되고 천국에 갑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믿음이 무엇이냐?’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믿음이 있어야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 인정받는 믿음이 무엇입니까? 그저 머릿속으로 예수님이 구세주이고 하나님의 아들임을 인지하는 정도, 관념적인 믿음, 행함이 없는 믿음, 여전히 예수 믿고서도 세상적인 가치관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믿음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이것은 죽음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은 귀신들에게도 있습니다. 이런 믿음가지고서는 하나님께 갈 수 없습니다. 천국갈 수 없습니다.

참 믿음은 받드시 행함을 수반하는 것입니다. 무슨 행함입니까? 우리를 구원해주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신 명령에 순종하려 하는 행함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모습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무엇을 가르치셨는지, 예수님이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그 말씀을 통해 알아보려하고, 그 요구와 명령을 마음에 새기고 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살아있는 산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이 있는 자라야 천국에 갈 수 있습니다.

오늘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하면서 우리의 신앙생활을 돌아봅시다. 과연 우리 중앙의 성도들은 죽은 믿음의 소유자가 아니라, 산 믿음의 소유자들이 되어서 천국의 주인공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