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중세의 잘못된 신앙과 교회를 바로잡기 위하여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라는 젊은 신부를 통하여 개혁을 시작하신지 금년이 495주년이 됩니다. 하나님은 젊은 수사 신부였던 마틴 루터의 마음을 불붙게 하셔서 교회의 잘못된 권위와 믿음의 표준, 특히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오해를 바로 잡으셨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자신이 깨달은 성경의 교훈과 현실 교회의 괴리현상을 보면서 이 문제에 대하여 더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95개의 논제를 그가 가르치던 비텐베르크대학교 성당 정문에 게시했고 그것이 종교개혁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는 거대한 로마 가톨릭교회를 개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신앙 진리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불붙는 마음으로 진리에 대하여 더 가까이 가려는 열망 때문에 한 시도였지만 하나님은 그 루터의 시도를 개혁의 발화점으로 삼으신 것입니다. 그의 거룩한 도전을 하나님께서는 교회와 진리를 바로 세우는 기회로 사용하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더러워지고, 낡고, 변질됩니다. 아무리 깨끗이 청소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먼지가 끼고 깨끗이 빨아 입은 옷도 금방 더러워집니다. 갈아엎은 땅에도 잡초가 나고 회개한 인간 마음 역시 죄성이 고개를 듭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거룩한 주님의 몸 된 교회이지만 교회가 인간 세상에 존재하고 인간들로 구성되어 있는 한 교회 역시 계속적으로 개혁되어야하는 공동체입니다. 사람은 언제나 옳을 수 없고 인간 세상의 어느 누구도 완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도, 교인도, 성직자도, 평신도도 끊임없이 자기를 돌아보고 자신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성경은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라고 말씀하십니다. 처음 믿은 신앙의 열정이 언제나 계속 될 수 없고 뜨거웠던 첫사랑이 영원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체험이 오늘까지 지속되지 않으며 우리의 결심 역시 늘 한시적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바로 세우고 또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役事)에 겸손히 순종하여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루터를 통하여 이루신 개혁은 단지 신앙의 형태나 교회의 윤리적인 차원이 아닙니다. 그것은 진리와 구원에 관한 가장 본질적인 것이었습니다. 처음 루터가 제시한 논제는 95개였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가장 중시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교회의 권위는 오직 말씀에 있고(Sola Scriptura), 구원의 능력은 오직 믿음(Sola fide) 에 있으며 우리의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sola gratia)라는 주장입니다. 당시 로마 천주교는 말씀보다 교황의 권위를 더 높이고 믿음 보다는 공로를 더 중시하고 인간 스스로의 공로를 통하여 구원받는다고 잘못 가르치고 있었으므로 하나님은 루터를 통하여 교회와 믿음을 바로 잡아주신 것입니다.

이 진리는 오늘 우리 역시 자신의 믿음을 돌아보는 신앙적 명제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권위는 성직자를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도 아니고 교회라는 조직이나 제도의 권위가 아닙니다. 교회의 권위는 오직 하나님의 말씀(Sola Scriptura)에 있고 말씀만이 우리 신앙의 표준이어야 합니다. 교회도, 공동체를 이끌어 가기 위한 법도 제도도, 또 그를 위한 지도자도 인적 구조도 있지만 교회의 가장 큰 권위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래서 교회 구조나 제도는 끊임없이 바로잡아야 하고 그 정신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말씀의 권위 위에 어떤 인간이나 제도가 군림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표준은 오직 말씀에 있고 말씀 따라 사는 것이 가장 바른 신앙의 자세입니다. 또한 우리의 구원은 우리의 잘난 공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위해 십자가에서 대속의 제물이 되신 주님의 십자가의 은총(sola gratia)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우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드리고 헌신하지만 그것은 구원의 조건으로서가 아니라 구원에 대한 감사와 응답일 뿐입니다. 구원은 믿음(Sola fide)으로 얻어지는 것이지 공로나 우리의 의로운 삶의 열매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죽도록 충성해도 그것이 감사의 표현이지 우리가 주장할 자랑이 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우리의 믿음 역시 하나님의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이지 우리의 윤리적 능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을 가질 수 있고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고 그 믿음의 표준은 언제나 성경이어야 합니다.

종교개혁주일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교회가 잘못되었다느니, 세상이 타락했다는 하는 건방진 비판의 자리가 아니라 자신을 겸손히 돌아보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눈에 들보는 그대로 두고 남의 눈의 티끌만 보려는 오만한 자들(마 7:3)이 아니라 자신을 바로 세우려는 자신과의 치열한 영적 싸움을 사는 사람들을 통하여 계속하여 교회를 바로 세우고 세상을 정화시켜 나가십니다. 진리에 대한 목마름과 하나님 앞에 자신을 바로 세우려는 열정과 헌신으로 자기희생을 각오한 루터의 결단을 통하여 교회를 바로 세우신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의 권위에 겸손하고 구원의 은총에 감사하며 십자가를 바라보는 믿음으로 바로서는 사람들을 통하여 교회를 새롭게 해 가실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바로 믿는 것입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