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크리스찬연합신문 사설)

만약에 이런 광고가 우리가 사는 동네 곳곳에 나붙는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좀 궁금해진다. “교인을 모집합니다. 월급은 따로 드리기 어렵지만, 냄비 하나와 헤어드라이어 하나씩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딱히 사람들의 반응도 문제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나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으신 그 분의 가치를 너무나 싸게 팔아먹는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은 혹여 들지 않을까 별별 염려가 다 들게 만든다.

이런 이야기가 표현의 방식만 약간 달랐을 뿐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실제로 있었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근자에 그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알만한 서울의 어느 초대형 교회가 수 만 명의 성도로도 모자랐는지 이런 기발한(?) 발상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 내용인즉, 아마 교회에 새로 나오는 사람에게 냄비를 선물로 준다는 전단지를 뿌렸다가 본의 아니게 구설수에 말려 큰 홍역을 치르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한국교회가 서로 앞 다투어 ‘교인 빼가기’하느라 「전도상」이라는 미명 하에 갖가지 상품을 내걸고 그야말로 전도(?)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정도는 다반사라는 것쯤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새로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 또한 그 종류가 퍽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다.

백 번을 양보해서 좋은 의미로 해석하자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실상은 그 내면에 숨겨진 약삭빠르고 지능적인 의도가 문제인 것이다. 순수하게 나를 위해 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구원의 증거가 아닌, 경품을 내걸고 손님을 모으는 장사꾼의 속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이른바 대형마트가 내건 사은품과 본질적으로 차별이 없어질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교회가 자본주의의 속성에 잘 적응한 결과일는지, 아니면 무조건 업계 최고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상업정신을 배워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하나님의 진리를 가감(加減) 없이, 그리고 예수님을 유일한 구원자요 구세주로 증거 해야 할 교회로서는 방법이 좀 졸렬해 보인다.

냄비 하나가 구원 받은 증표가 될 수도 없으려니와 목사님을 알현한(?) 기념으로 주어지는 하사품이 되어서는 더욱 아니 될 일이다. 더구나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힌 대가로 냄비 하나씩 나누어 주는 보상적 성격은 더 더욱 아니 될 말이다.

출석 교인이 몇 만 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가 아직도 배가 고파 더 많은 사람을 모으기 위해 그런 졸렬한 방법을 생각해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제 앞으로는 보다 순수하게 복음만을 증거함으로써 한국교회 모두를 위한 교회로 거듭나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나 모든 한국교회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는 길이 아닌가 깊이 묵상해 보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