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7:18-29)

[삼하] 7:18 다윗 왕이 여호와 앞에 들어가 앉아서 이르되 주 여호와여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를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나이까
[삼하] 7:19 주 여호와여 주께서 이것을 오히려 적게 여기시고 또 종의 집에 있을 먼 장래의 일까지도 말씀하셨나이다 주 여호와여 이것이 사람의 법이니이다
[삼하] 7:20 주 여호와는 주의 종을 아시오니 다윗이 다시 주께 무슨 말씀을 하오리이까
[삼하] 7:21 주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주의 뜻대로 이 모든 큰 일을 행하사 주의 종에게 알게 하셨나이다
[삼하] 7:22 그런즉 주 여호와여 이러므로 주는 위대하시니 이는 우리 귀로 들은 대로는 주와 같은 이가 없고 주 외에는 신이 없음이니이다
[삼하] 7:23 땅의 어느 한 나라가 주의 백성 이스라엘과 같으리이까 하나님이 가서 구속하사 자기 백성으로 삼아 주의 명성을 내시며 그들을 위하여 큰 일을, 주의 땅을 위하여 두려운 일을 애굽과 많은 나라들과 그의 신들에게서 구속하신 백성 앞에서 행하셨사오며
[삼하] 7:24 주께서 주의 백성 이스라엘을 세우사 영원히 주의 백성으로 삼으셨사오니 여호와여 주께서 그들의 하나님이 되셨나이다
[삼하] 7:25 여호와 하나님이여 이제 주의 종과 종의 집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을 영원히 세우셨사오며 말씀하신 대로 행하사
[삼하] 7:26 사람이 영원히 주의 이름을 크게 높여 이르기를 만군의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 하게 하옵시며 주의 종 다윗의 집이 주 앞에 견고하게 하옵소서
[삼하] 7:27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주의 종의 귀를 여시고 이르시기를 내가 너를 위하여 집을 세우리라 하셨으므로 주의 종이 이 기도로 주께 간구할 마음이 생겼나이다
[삼하] 7:28 주 여호와여 오직 주는 하나님이시며 주의 말씀들이 참되시니이다 주께서 이 좋은 것을 주의 종에게 말씀하셨사오니
[삼하] 7:29 이제 청하건대 종의 집에 복을 주사 주 앞에 영원히 있게 하옵소서 주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사오니 주의 종의 집이 영원히 복을 받게 하옵소서 하니라



1.

한 농부가 타작을 하고 있는데, 친구가 찾아와서 거들어 주며 물었습니다. “올 해 농사는 어떤가?” 그러자 농부는 울상을 지으며 말합니다. “금년 배추 농사는 망했어!” 너무나 실망을 하는 표정에 무어라고 위로할 수가 없었으나, 친구는 조심스레 다시 물었습니다. “감자 농사도 망했어?” “아니!” “벼농사는?” “그런대로 괜찮아” “그럼 옥수수 농사가 망했는가?” “아니야, 그건 잘 됐어”

그러자 친구가 이렇게 말했답니다. “그럼 괜찮구먼. 자네는 왜 성공한 일, 감사히 여겨야 할 기쁜 일에서 시작하지 않고 매사에 안 된 일, 짜증나는 일에서 시작하는가?”

농부는 가만 생각해 보니 과연 그랬습니다. 감사한 일부터 생각하고, 계산했다면 정말 기쁘게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는데, 망한 것부터 생각하니 그 뒤의 모든 좋은 것까지 우울해졌습니다.

우리들의 삶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일방적으로 한 가지만 생기는 일은 드뭅니다. 하나님께서는 공평하셔서 이쪽 창문을 닫으시면 저쪽 창문은 반드시 열어 놓으십니다. 그런데도 닫힌 창문을 보고 자기의 삶을 평하고, 불평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새롭게 열린 창문, 하나님의 따스한 은혜가 쏟아져 들어오는 창문은 의식하지 않고, 닫힌 창문만 바라보며 불평하는 이들은 정말 불행한 이들입니다. 닫힌 창문만 바라보기에 감사할 줄을 모릅니다.

어느 목사님 글을 보니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 버튼을 누르랍니다. 자신의 생각 주파수를 감사에 맞춰놓으랍니다. 불행 버튼을 계속 누르면서 행복해지기를 원하지 말랍니다. 불평과 불만을 쏟아 부으면서 기쁨의 세월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당초 잘못된 생각입니다.

감사할 조건들을 찾는 것, 그건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것과 같은 기쁨입니다. 하는 도중에는 기대감이 있고, 찾은 뒤엔 실질적인 큰 복과 기쁨이 있습니다. 감사하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 보물찾기에 큰 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2.

오늘의 본문은 삼하 7장인데, 그 배경은 이렇습니다. 6장에서 다윗은 하나님의 법궤를 오벧에돔의 집에서 예루살렘 성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나 아직 예루살렘에는 성전이 없었기에 하나님의 법궤는 회막에, 즉 텐트 안에 있었습니다. 다윗은 이것이 몹시 마음에 걸렸습니다.

2절에 보면 이런 다윗의 심정이 나타나 있습니다. “왕이 선지자 나단에게 이르되 볼지어다 나는 백향목 궁에 살거늘 하나님의 궤는 휘장 가운데에 있도다” 다윗의 순수한 하나님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기는 좋은 곳에서 거하는데 하나님의 법궤는 너무 초라한 휘장 가운데 있는 것이 종내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나단 선지자를 불러 자신이 하나님을 위하여 성전을 짓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이것을 하나님께서도 좋아하셨습니다. 왕상 8:18절에 보면 솔로몬이 말하길 “여호와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할 마음이 있으니 이 마음이 네게 있는 것이 좋도다” 다윗의 갸륵한 뜻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모든 것을 다 허락하신 것은 아닙니다. 이어진 19절에 보면 “그러나 너는 그 성전을 건축하지 못할 것이요 네 몸에서 낳을 네 아들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리라”

그 아들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이 허락될 것임을 말씀하시며, 그 후손에게 주어지는 메시아 가문의 축복을 하나님께선 말씀해 주셨습니다.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누울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그러자 다윗은 하나님의 법궤가 있는 성막 안에 들어가 오늘 본문에 나타난 그 유명한 감사 기도를 드렸던 것입니다. 이 감사기도 안에 누가 감사할 수 있는지, 그에게 어떤 복이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3.

첫째, 감사할 줄 아는 이는 자신이 누구 인줄 아는 이입니다.

다윗은 주님 앞에 앉아서 입을 열어 이렇게 감사합니다. “주 여호와여 나는 누구이오며 내 집은 무엇이기에 나를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나이까” 자신이 누구였는지, 어떤 처지였는지 아는 자가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누구였습니까? 그는 베들레헴의 목동이었습니다. 들에서 양이나 치며, 비파를 켜며 노래나 부르던 그런 평범한 목동이었습니다. 아무런 야심도 없이, 정치, 외교에 전혀 관심도 없었던 그런 더벅머리 총각이었습니다. 아무도, 심지어 그의 아버지조차도 그를 왕이 될 재목으로 생각지 않았던 그런 내성적 소년이었습니다. 왕이 되고파서, 권력을 쥐고파서, 자기의 목소리를 높이고파서 안달이 난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왕이 되고나서도 이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내고 감격하였던 것입니다. 내가 무엇이 관데... , 내가 누구관데... , 내 집이 무엇이기에...

이것이 감사하는 그리스도인의 비결입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였던가를 잊어버릴 때 그는 불평하기 시작합니다.

더욱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영적으로 우리는 어떤 존재였는지 아십니까? 엡2:11절 이하 “그러므로 생각하라. ... 그 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는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더니”

한마디로 본질상 진노의 자녀였는데, 영적으로 죽어 버린 시체였는데, 하나님의 약속, 사랑, 축복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하늘나라를 상속받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온 세상의 권력과 명예를 받을 하나님의 후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되었고, 내가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때 하나님의 마음은 너무 기뻐 쿵쿵 뛰는 그런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가 되었습니다.

어떤 초신자가 예배당에서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어느 집사님이 다가가서 왜 그렇게 울고 있느냐고 물으니 이렇게 울먹이며 대답하였습니다. “주님께서 나 같은 것을 하나님의 자녀로 택하셨다니요, 나 같은 것을 사랑하신다니요 ... 감사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이런 감격, 이런 감사를 드려 본 적이 있습니까? 얼마나 맑은 감사입니까? 자신의 본 처지를 알고 이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에 얼마나 큰 감격입니까? 그런데 이 대답을 들은 집사님이 무어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난 또 뭐라고, 뭘 그런 걸 갖고 ...”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가장 중요한 감격, 소중한 감사를 잃어버린 사람의 모습,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신앙심이 깊다는 것은 바로 이것을 더욱 절실하게 깨닫는 게 아닐까요? 믿음 생활 오래 했다는 것은 바로 이 구원의 감격, 주님 앞에서 할 말을 잃고 그저 감사하다고 눈물만 뿌리는 그게 아닐까요? 하고픈 말 가득하지만, 주님의 십자가 앞에서 눈물만 뚝뚝 흘리는 그게 진정 신심이 깊은 이가 아닐까요?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 자신이 누구 인줄 아는 사람은 감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신을 과대평가할 때엔 불평이 나오지만 자신을 과소평가하면 감사가 나온다.” 공감이 가죠? 그러나 자신을 일부러 과소평가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어떤 존재였던지 제대로 기억만 한대도 그는 늘 감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존재였습니까? 우리의 어린 시절은 어떠하였습니까? 예수님을 영접하기 전에 여러분의 영혼은 어떠하였습니까? 하나님의 긍휼과 예수님의 희생이, 성령의 도우심이 우리에게 넘칩니다!

둘째로, 다윗은 현재에 만족할 줄 알았습니다. 18절 하반절에 “ ... 나를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나이다” 하는 감격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습니다! 현재에 만족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행하시고, 주신 복들에 감격하여 감사하였습니다.

어디 다윗뿐입니까? 우리 모두도 과거의 죄에서 용서해 주시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했을 뿐만 아니라 병들고 가난하던 처지에서 오늘날 굶지 않고 헐벗지 않고 살게 된 것을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우리들에겐 정말 지겹게 못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가장 유행하던 노래를 기억하십니까? 늘 인기 차트 1위였던 노래를 아십니까?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얼마나 못살았기에, 얼마나 배곯았기에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고 전 국민이 노래를 불렀겠습니까?

내 어린 시절에만 해도 보릿고개가 있었습니다. 보리 수확하기 전에 양식이 떨어져서 나무껍질을 벗겨 먹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누런 옥수수 빵 급식을 하여 그것이라도 하나 받으면 의기양양했고, 도시락에 계란 프라이라도 하나 덮어서 갖고 오면 노른자가 터져서 새어나와 도시락 싸 온 신문지가 누렇게 더러워져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떤 아이는 그것도 아깝다고 누런 신문지를 혀로 핥았습니다. 게다가 소시지 반찬이라도 해 오면 부잣집 아들 행세를 하는 녀석들도 있었고, 양말은 보통 꿰매어 신었고, 구멍 난 고무신을 땜질해서 신기도 했습니다. 어떨 때는 고무신 앞에 구멍 나면 일부러 뒤축에도 구멍을 내었습니다. 앞 구멍으로 들어온 물, 뒷구멍으로 빠져 나가라고 그랬습니다. 불과 30-40년 전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린 어떠합니까?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 해도 배곯아 죽는 이가 없습니다. 양말 꿰매어 신는 이도 별로 없습니다. 고무신 신는 이도 그러하고, 신발 바닥이 닳아 헤어질 때까지 신는 아이들도 없습니다. 무릎과 팔꿈치가 헤어진다고 가죽대고 바느질하여 입는 이도 없습니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그건 세계적인 현상이고, 정말이지 하나님께서 우릴 엄청나게 축복하셨습니다. 우리 교회, 역시 이 얼마나 큰 복을 받았습니까! 자족할 줄 아는 자, 현실에 쏟아진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자에게 감사(感謝)의 금맥(金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곧 그 금맥을 캘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셋째로, 다윗은 하나님의 계획과 뜻에 순종하였습니다. 사실 그는 자신의 소원이, 기도가 거절당했습니다. 성전을 짓겠다고 했는데 하나님께서 “너는 안 된다”고 거절하셨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의 기도가 거절당했지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감사하였습니다. 자신의 뜻은 거절당했지만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감사가 있습니다.

자기의 뜻대로, 기도대로 이루어져야만 감사할 줄 아는 우리들과는 얼마나 차이가 있습니까? 그러기에 우린 다윗만큼 감사할 줄 모르는 것입니다. 다만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때 우린 얼마든지 감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비결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자가,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자가 할 수 있는 기도가 있습니다. 27절에서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주의 종의 귀를 여시고 이르시기를 내가 너를 위하여 집을 세우리라 하셨으므로 주의 종이 이 기도로 주께 간구할 마음이 생겼나이다”했듯이 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자가 비로소 담대히 기도할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입니까? 29절 하반절 “주의 종의 집이 영원히 복을 받게 하옵소서!” 다윗과 같은 믿음과 순종하는 자세도 없이, 감사하는 마음도 없이는 이런 기도를 못 드립니다. 철저하게 순종하며, 감사하는 이가 드릴 수 있는 기도, 주의 은혜로 종의 집이 영원히 복을 받게 하옵소서, 여러분 모두 이 기도를 자신 있게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4.

감사의 조건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불평의 조건도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기쁘게 살기를 원하십니까? 감사부터 찾으십시오. 닫힌 것부터 찾지 말고 열린 것부터 찾으십시오. 그것을 찾기에도 우리의 인생은 부족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하고 살기에도 우리의 삶은 짧습니다.

다윗과 같이 자신이 어떤 존재였는지, 누구였는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그리곤 현재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 것들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비록 자신이 구하던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약속, 뜻을 믿고 거기에 순종하는 가운데 자신 있게 하나님의 복을 감사함으로 구하십시오. 그리할 때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보물찾기는 반드시 그에 대한 상급이 있습니다. 가끔 장난 삼아 꽝도 있지만, 하나님의 보물찾기에는 꽝은 없습니다. 믿음의 눈으로 우리의 삶에 숨겨진 축복을 보물찾기 하듯이 감사함으로 찾아갈 때 우리의 생은 주의 은혜로 영원히 복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께 향한 감사의 창문을 활짝 열은 여러분에게 하늘로부터 쏟아지는 감사의 축복들이 가득하기를!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