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앙과 예배의 거룩성은 어느 특정한 공간이나 특별한 시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 역시 구약시대의 성전과는 그 개념이 다릅니다, 성전은 공간적 거룩성이 강조되지만 교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회는 공간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고 공동체를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므로 성별되고 거룩한 공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시간 역시 거룩한 시간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모든 공간이 거룩해야 하고, 우리의 모든 시간이 다 거룩하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다 거룩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온 우주에 영원히 편만(遍滿)해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거룩성을 특정한 시간이나 공간에 국한시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나는 솔직히 예배당, 특히 강단만은 거룩한 공간으로 지키고 싶고 예배시간만은 특별히 거룩한 시간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자칫 성속(聖俗)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해라고 지적을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예배당, 특히 강단을 거룩하게 지키고 싶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예배시간은 특별히 구별하여 드리고 싶은 것이 나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기도하기 위하여, 또는 설교하기 위하여 강단에 올라가야 하지만 가능하면 강단 아래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습니다. 목사는 강단에서 살고 강단에서 죽는 것이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그러나 강단 위에서 성도들을 바라보고 드리는 예배보다는 좌석에서 강단을 바라보고 예배를 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나는 교회의 행사나 예식이 있을 때마다 이점이 늘 신경이 쓰입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이미 나의 이런 마음에 공감하고 또 하나님 앞에서의 겸손과 성결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 지도자들이나 성도들은 그런 경우가 별로 없지만 간혹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직분이나 직임을 맡은 사람들이 있고, 그 직분이나 직임 때문에 강단에 세워야 할 경우가 있는데 그런 분들 중에는 예배시간이나 강단에서 거룩성을 훼손하는 언행을 곧잘 하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예배의 거룩성을 해치거나 진정성이 없는 언행으로 예배를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또 남의 앞에 서거나 강단에 올라가면 뭔가 자신이 돋보이고 청중을 한번쯤 웃겨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들은 뭔가 별난 짓을 합니다. 그것을 자신의 능력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행사나 예식은 즐겁고 기쁜 일입니다. 이런 행사를 통하여 우리의 영적 성장을 이루어 갑니다. 그러므로 이 예식이나 행사는 엄숙하고 경건하여야 합니다. 교회의 모든 예식은 하나님 앞에 충성과 겸손한 헌신의 예식입니다. 그리고 모든 예배나 예식은 하나님을 의식하고 하나님 앞에 드려져야 합니다. 이를 신전의식(神前意識)이라고 합니다. 이 신전의식은 하나님을 경외(敬畏)하는 생각을 말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의식(意識)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하나님을 섬기고 경배하는 예배당에서는 그렇습니다. 더욱더 예배의 중심이 되는 강단에서의 우리의 마음이나 몸가짐은 늘 두렵고 떨려야 합니다. 경외하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특히 예배시간, 예배의 모든 순서와 그 담당자는 경건한 마음과 정중함을 가져야 합니다. 예배를 우습게 생각하거나 소홀히 생각하고 언어나 행동을 경박하게 한다는 것은 망령(妄靈)된 일입니다. 부족하고, 우둔하고, 서투른 것은 이해되지만 예배의 진정성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예배를 위한 순서나 방법은 다를 수 있고 어떤 장르의 예배 방법도 용인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예배의 모든 순서나 언행은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성경은 누구든지 거룩함이 없이는 주를 뵐 수 없다(히 12:14)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실 때에“너의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출 3:4~5)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는 부정하고 더러운 신을 벗으라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어떤 특별한 공간이나 시간만이 거룩한 것은 아닙니다. 예배당에서는 거룩해야 하지만 밖에서는 추해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예배시간은 거룩해야 하지만 평소의 삶은 아무래도 괜찮다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삶은 모든 시간, 모든 공간이 다 거룩해야 하고 하나님 역시 어떤 특정한 곳이나 때에만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가 예배라는 이름으로 드려지는 공간이나 시간을 더욱더 성별하고 더욱더 조심해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예배의 거룩성입니다. 예배를 거룩하게 드리지 못하는 사람이 자기 삶에 거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배에 경거망동하는 사람이 일상적 삶에 경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아름답고 거룩한 것으로 여호와께 예배할지어다. 온 땅이여 그 앞에서 떨지어다”(시 96:9)라고 말씀합니다. 사랑의 하나님, 하나님의 속성이 사랑이라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경거망동해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독생자까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존전(尊前)에 더욱더 경건하고 정중하여야 하고 모든 예배에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예배를 거룩하게 드리는 교회, 거룩하게 예배에 임하는 온전한 성도, 거룩한 예배자를 세우는 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사역이며 소명이라 믿습니다.

/신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