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김용민 님)

■ 사무엘하 22장 1~4, 26~27, 50

1 야훼께서 다윗을 사울뿐 아니라 모든 원수의 손에서 건져주신 날, 다윗은 이런 노래를 불러 야훼를 찬양하였다.
2 야훼는 나의 반석, 나의 요새, 나를 구원하시는 이,
3 나의 하느님, 내가 숨을 바위, 나의 방패, 승리를 안겨주는 뿔, 나의 산채, 나의 피난처, 포악한 자들의 손에서 이 몸 건져주셨으니,
4 찬양을 받으시라. 내가 야훼께 부르짖었더니, 나를 원수의 손에서 건져주셨다.
26 한마음으로 당신을 위하면 당신께서도 한마음으로 위해 주십니다. 흠없이 당신을 위하면 당신께서도 흠이 없이 위해 주십니다.
27 두 마음을 품지 않고 당신을 받들면, 당신께서도 두 마음 품지 않고 붙들어주십니다. 그러나 당신을 속이려는 자는 꾀어넘기시고
50 그러하오니, 야훼님! 그 고마움을 어찌 만민에게 알리지 않고 하느님의 이름을 노래하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우리 교회가 정한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신앙생활을 오래 한 분들은 어떤 역경과 고난이 와도 항상 감사해야 한다는 믿음을 강요받았습니다. 감사하지 않고 불평하면, 다가올 축복도 걷어 차버리는 것이라고 위협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합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은 모든 일,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밝은 일이건 궂은일이건 가리지 말고 감사하라는 뜻입니다. 이걸 부당한 권력자들은 자신의 그릇된 통치를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한 면이 있습니다.

사실 비정규직이 전체 임금 노동자의 절반인 세상에 살고 있지요. 이것은 우리 사회가 병들어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을 도외시하고 오로지 경영 효율만 따지는 재벌의 탐욕 탓이 큽니다. 그러니까 사회 구조적 책임이 큽니다. 하지만 이걸 개선해야 할 국가권력은 계속 개인의 불성실, 개인의 의지 부족의 문제로 엮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면피가 되거든요. 바로 작년 초였군요. 대학을 졸업한 제 가까운 제자 8명에게 밥을 산 일이 있었는데 빛나는 졸업장을 받고도 단 한 명조차 취업이 안 된 채 백수가 된 사실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 친구들, 정말 공부 열심히 했거든요. 취업이 아니라 스카우트해가도 될 재목 재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다 실업자에요. 최근 전해들은 소식으로는 한 두어 명 정규직이 되고 나머지는 인턴 아니면 구직자 신세랍니다. 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라’고 말하라고요. 저는 그런 염치없는 행동 못합니다.

올 한 해 감사할 내용이 없는 분들, 아니 번뇌의 시간으로 점철된 분들, ‘이런 고난을 주신 것도 하나님의 뜻이 있을 거야’라는 마음을 갖는 믿음은 아주 아름답고 훌륭합니다. 그러나 사회 구조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강요받는 상황이라면, 맥없이 동조하지는 마십시오. 또 압니까. ‘네가 닥쳐있는 이 부당한 현실을 네 힘 네 의지로 깨라’는 하나님의 사명일지. 본문 말씀의 주인공 다윗도 그러했습니다. 슬프고 아플 때 하나님께 슬프고 아프다고 했지, 덮어놓고 ‘땡큐’하지 않았습니다.

본문 말씀 사무엘하를 좀 더 묵상해봅니다. 원래 사무엘서는 상하권으로 나뉘지 않았습니다. 본래 한 권으로 돼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다가 70인역 때 상하로 나누어졌다. 70인역이란 기원전 300년경에 번역되거나 집필된 고대 그리스어인 헬라어로 작성된 구약성경입니다. 사무엘서에는 중대한 역사적 분깃점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직접 통치하던 신정제에서, 왕이 다스리는 왕정제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상권에는 엘리와 사무엘, 사울의 전기를 중심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그리고 하권에는 다윗을 중심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어찌됐건 콤파스의 중심이 다윗에게 맞춰진 것이 사무엘 상하서입니다.

다윗은 더 설명할 것도 없는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에 7대 언약으로 꼽히는 게 있지요. 여인의 후손이 뱀의 후손을 이길 것이라는 에덴 언약, 인류를 다시는 홍수로 멸망치 않게 하겠다는 노아 언약, 아브라함의 후손이 장차 큰 민족을 이룰 것이라는 아브라함 언약, 이스라엘을 세계를 위한 제사장 나라로 만들 것이라는 시내산 언약, 아론의 후손이 영원히 제사장직을 수행할 것이라는 제사장 언약,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가능하다는 새 언약이 그렇습니다.

중간 단계에서 빠진 다윗 언약은 무엇이냐. 다윗의 집과 그 권력이 영원토록 굳게 설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무엘하 8장을 보면, 다윗이 정복한 나라가 나옵니다. 블레셋 사람을 쳐서 항복 받고 모압과 소바와 아람과 암몬, 아말렉, 에돔을 쳐서 굴복시켰습니다. 그런데 보니까 살벌합니다. 모압 사람들을 땅에 엎드리게 한 다음 줄로 재어 두 줄 길이 안에 든 사람들은 죽이고, 아람인들을 이만 이천 명이나 죽이고, 소금 골짜기에 사는 에돔 사람 만 팔천 명을 쳐 죽여 이름을 떨쳤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제가 변명 좀 하자면, 당시는 지금처럼 높은 인권의식이 있지 않았고, 죽고 죽이는 영역 확대 전쟁은 일상사였으며, 아울러 사무엘상하기를 쓰던 때는 이스라엘 민족이 포로가 돼 그 어느 때보다도 의기소침해 있던 때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우리는 하나님의 기름을 부음 받은 다윗의 자손이며, 따라서 우리는 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는 메시지였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것은 공격적 선교, 정복 논리로 가득한 선교를 정당화하는데 쓰는 것은 무리이며 오만입니다.

하지만 다윗의 일생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사울 왕으로부터의 끊임없이 받은 탄압은 차라리 행복했습니다. 정작 위기는 왕위에 오른 뒤였습니다. 성경이 기록하는 대표적인 추문 즉 스캔들이라 할 수 있는 밧세바와의 간통이 이 때 있었던 것입니다. 다윗은 어느 날 직업군인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목욕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벗은 몸을 본 것이지요. 그리고 ‘저 여자를 가져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습니다. 그러자니 우리아가 걸립니다. 그래서 우리아를 격전지로 보냅니다. 겉으로는 “우리아 장군, 꼭 이기고 돌아오시게”라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거기서 죽어줘’ 했던 것입니다. 우리아는 충성을 맹세하며 전장으로 나갑니다. 그새 다윗은 밧세바와 간통합니다. 우리아는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다윗은 마침내 밧세바를 자기 아내로 만듭니다.

전병욱 목사의 교인 성추행 사건으로 목회자의 성윤리 문제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피해 여성을 상담해 온 기독교여성상담소가 공개한 사례 중에는 이런 게 있습니다. 한 사업가 여성이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는데, 알고 보니 자기 동생도 그랬다는 겁니다. 두 사람 뿐이었겠습니까. 피해자들은 금방 모였고, 함께 용기를 내 목사에게 따졌습니다. 그러자 이 목사, 강대상에서 교인들에게 무릎 꿇고 자신이 간음죄를 저질렀다고 고백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와 간음했지만 회개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용서해서 끝까지 왕으로 잘 살 수 있었다며 자신이 '회개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용서받았다고 말했답니다. 영화 ‘밀양’에 보면 자기 아들을 유괴해서 죽인 개신교인인 범인이 “주님이 나를 용서했다”며 뻔뻔한 언사를 늘어놓는 장면이 나옵니다. 피해자 역을 맡은 전도연 씨가 이때 ‘신은 없다’며 경악하는 연기를 온 몸으로 보여주지요. 그걸 연상하게 만듭니다.

여담입니다. 진정한 회개는 무엇인가 하는. 블로거 박치현 씨는 신학자 몰트만이, 가해자가 죄를 깨닫기까지는 3단계의 과정을 거쳐야한다는 말을 했다고 전합니다. 우선 악에 희생당하는 사람의 고통을 인식해야 한다. 즉 희생자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 다음, 삶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희생자를 양산하는 사회체제를 거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일으킨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노력한 뒤, 비로소 희생자들과의 친교가 회복된다, 이것입니다. 박치현 씨는 그래서, “이 사회의 가해자들은 희생자의 얼굴 앞에서 희생자의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고, 나아가 피해자를 양산하는 사회시스템의 질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풀이합니다. 전병욱 목사는 가해자에게 용서를 구한 바 없습니다. 그래서 그의 교회 개척을 많은 이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우리아에게 우롱한 죄, 간통한 죄를 면전 앞에서 사과하는 과정을 거쳤어야 했습니다만, 왕인 이상, 또 우리아가 죽은 이상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 자명합니다. 비단 꼭 이 문제만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다윗의 이후 일생을 보게 되면 톡톡하게 정산을 치른다는 인상을 지울 길이 없었습니다. 아들 암논은 그의 이복 여동생이며 압살롬의 친누이인 다말을 강간하였습니다. 또 다른 아들 압살롬은 암논을 죽이고 아버지를 속이고 왕의 자리를 노리며 백성들의 인기를 끌고 그리고 그의 추종자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다윗은 피난 갔습니다. 후에 압살롬은 다윗의 장군 요압에 의하여 살해당했습니다.

다윗이 아무리 특별하게 혜택을 입었다 해도 죄에 관한한 하나님의 징계를 면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하나님의 자녀 된 자라면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이라고 봅니다. 아니 그렇게 신망을 받은 만큼, 악행을 한 사람에게는 그 크기만큼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여깁니다. 행여 권력의 자리에 올라 온갖 흉악한 짓을 다하고도, ‘나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니 불행은 빗겨갈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덧붙이자면 파란 지붕에 사는 분도 이 진리를 체득해야 할 텐데 하는 마음입니다.

다윗은 끝끝내 매를 실컷 맞고는 회개했습니다. 나단 선지자로로부터 책망을 받은 후에 지은 시편 51편이 그 내용입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쫓아내지 마소서”라는 눈물의 고백입니다. 시편 51편을 보면 알겠지만 원수를 비난하거나 멸망을 비는 기도, 자신의 무죄에 대한 항변 등의 요소가 없었습니다. 다윗은 말 뿐 아니었습니다. 말년에 신하들이 붙여준 여성과는 동침하지 않았습니다.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인해 도망 다니는 처지가 되었을 때도 “이는 여호와께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냐”며 스스로 종아리를 걷었습니다. 이런 다윗에게 하나님은 마침내 모든 원수의 위협으로부터 이겨내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윗은 감사의 고백을 하게 됩니다.

사무엘하 22장은 흐름상 다윗의 말년 시기를 다룬 것 같습니다. 들에서 양을 치는 목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적장인 골리앗을 굴복케 했습니다. 성년이 돼 용맹한 전사가 됐습니다. 그러나 사울왕에게 쫓기어 도망자로 광야에서 수십 년을 생활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망명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가족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포로로 잡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사울은 죽고 자신이 왕이 됩니다. 하지만 남의 아내를 탐합니다. 아들과 아들끼리 살육전을 벌입니다. 그러다 아들에게 반역을 당하여 왕국에서 쫓겨 나갑니다. 그 권위를 회복했을 때에는 상처뿐인 영광이었습니다. 한편의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인생의 험로지만 끝내 외면하지 않고 이끄신 하나님의 섭리와 훈계를 돌이킵니다. 그리고 가장 진득하고 무게 있는 감사를 표시합니다.

오늘은 감사절입니다. 미국의 추석이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연휴일로 기념됩니다. 추수감사절의 기원은 1620년 미국 청교도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신대륙에 도착하고 첫 수확을 드린 후 추수감사절을 지키게 된 것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을 개척한 청교도 102명이 혹한과 질병, 기아를 못 이겨 47명이나 숨지게 되지만 인디언들의 도움으로 옥수수·콩·보리 등 농산물을 풍성하게 수확하게 되자 이듬해에 이를 보답하기 위해 원주민 91명을 초대해 잔치를 베푼 데서 비롯됐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당시 청교도들이 단순히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 왕에게 핍박을 당하다가 미국으로 건너 온 사람들이 아니라 영국의 정치적 반란자들이었다는 반론이 적지 않습니다. 영국을 자기들 손에 넣기 힘드니 아메리카 원주민들로부터 땅을 빼앗아 나라를 세우려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원주민에게 감사한 추수감사절은 무엇인가. 물론 평화의 시기도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원주민이 갑이었습니다. 을에 불과했던 이른바 청교도 세력은, 그런데 몸집을 키우면서 힘의 균형을 깹니다. 그리고 숨겨둔 발톱을 꺼냈고 그때부터 영역 확장을 위한 전쟁을 벌였습니다. 때는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50년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 전쟁 후에 대부분의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몰살당하고, 일부는 캐나다 지역에 사는 프랑스인들에게 피난처를 구하거나 유럽인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가게 됐다고 합니다.

청교도를 또 추수감사절을 액면가보다 더 아름답고 거룩하게 기원은 여러 인종들의 집합 장소가 된 미국에서 사회 통합 차원에서 필요한 일종의 신화 같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연방 정부는 1898년에 추수감사절을 법정 휴일로 공표하기에 이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추수감사절보다 호주의 ‘사과의 날(National Sorry day)’가 좀 더 하나님 보시기에 기쁜 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때는 2월 13일. 밸런타인데이 전날입니다. 그리 오래 전이 아닙니다. 케빈 러드 총리는 지상파 방송에 나와 호주 정부 전체를 대표해 잃어버린 세대(Stolen Generation)라 불리는 이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것입니다. 잃어버린 세대, 그들은 1910년부터 1970년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입니다. 아니 그 가족 모두입니다. 당시 호주 정부는 원주민과 유럽에서 건너 온 이주민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을 강제로 가족으로부터 떼어냅니다. 그 수가 10만 명이나 됐습니다. 그들은 교회나 복지시설에서 양육되거나 백인 부모에게 입양됩니다. 가족이란 없다며 아이들에게 스스로 고아임을 각인 시킵니다. 제대로 자랄 수 없었겠지요. 대부분 신체적, 성적 학대를 받았고, 최저 수준의 교육을 받으며 농장 등 노동일터로 내몰렸습니다. 결국 우범자로 내몰려 이중의 차별을 당하게 됩니다.

왜 이런 야만적인 짓을 했을까요. 원주민을 없애기 위해서였습니다. 좀 더 인간적인 인종 청소라고 해야 할까요. 그것은 ‘결국 굴러들어온 돌’인 유럽 사람들이 보다 편하게 호주 사회를 지배하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비극을 사과하는 것, 참회하는 것, 당연하지만 용기가 필요했던 일입니다.

사랑하는 벙커1 신앙의 동지 여러분, 다시 우리는 뒤에 걸개의 말씀 "너희의 예배가 역겹다. 조금도 달갑지 않다. 보기도 싫다. 거들떠보기도 싫다. 집어치워라. 귀찮다.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 개울같이 넘쳐흐르게 하여라”라는 말씀을 복기합니다. 우리의 감사는 특별해야 합니다. 과거의 악행을 진지하고 반성하고 참회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회에 차별받고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치유와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교회 보탬 소모임의 꾸준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위한 섬김에 저는 큰 감동과 감회를 받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실 산 제사의 표본이 아니겠나 하는 마음도 받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탐욕에 치우쳐 타락한 장로 대통령 시대를 연 한국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을 대신해 사죄하고 참회하는 의미로도 보여 더욱 숙연해집니다.

이제 말씀을 마무리하면서 뮤직 비디오 한 편을 보고자 합니다. 1953년생 아티스트 레이볼츠라는 사람이 만든 ‘땡큐’라는 곡입니다. 이 분의 노래는 스토리텔링이 있습니다. ‘땡큐’도 그렇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한 교회 신자가 연말을 맞아 더는 주일 봉사를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아무 보람과 소망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매너리즘이 빠진 것이지요. 그런데 꿈에 환상이 보였습니다. 천국에 갔더니 나는 전혀 모르는데,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내 앞에 줄서서 기다리는 겁니다.

두 사람과의 만남이 노래에 나옵니다. 한 사람은 주일학교 때 제자였다고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선생님은 8살 때에 저에게 예수님을 소개시켜주셨지요. 감사해요. 당신으로 인해 내가 변화된 생명을 가졌답니다.” 다른 사람이 또 옵니다. “선생님은 선교사님의 간증을 듣고는 감격하시고는 헌금하셨지요. 그 헌금을 통해 선교사님은 힘을 얻었고, 그 선교사님으로 인해 제가 복음을 들었고, 그래서 제가 이렇게 천국에 와 있는 겁니다.” 당신이 행하신 작은 일들, 당신의 희생들이 이 땅에서는 숨겨졌으나 이제 하늘에서는 크게 높임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노래 들어보시겠습니다.

기독교 교리를 전하는 것 뿐 만 아닙니다. 기독교의 핵심 가치인 약자에 대한 배려, 차별에 대한 반대 그래서 궁극적으로 공동체가 함께 행복하고 번영하는 세상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것, 그것이 바로 복음입니다. 보탬의 모든 구성원들은 아마도 천국에서 바쁠 겁니다. 자기 앞에서 줄서서 “Thank you for giving to the Lord. I am a life that was changed. Thank you for giving to the Lord. I am so glad you gave"라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짐작컨대 이미 하늘나라 하나님 품에 안길 22명의 상처 난 영혼들에게서도 남아있는 이들을 잘 보살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함을 고백하는 감사절 못지않게, 감사함을 고백 받는 감사절이 돼야 할 줄 믿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누구에게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들으시겠습니까. 기도하시겠습니다.

■ 기도
하나님,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 김용민은, 2012년, 국회의원 배지 대신 이 아름답고 훌륭한 믿음의 동지를 얻었습니다.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이 아름다운 사람들을 얻었습니다. 하나님, 저 역시 다른 이들에게 감사함을 고백 받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여기 모인 모든 분들 또한 그러할 줄 믿습니다. 감사를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감사를 끼치는 하나님의 귀한 사람들이 되도록 주님, 이끌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