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오래전의 일이다. 물이 필요하여 수도꼭지를 틀어보니 붉은 물이 쏟아져 나왔다. 큰 그릇에 물을 받아 놓고 얼마를 기다리니 물은 맑아지고 녹과 황토 같은 찌꺼기가 그릇 밑에 가라앉았다. 꺼림칙하여 마시지는 않았으나 유용하게 할 수 있었다. 맑아질 것을 희망하며 기다린 결과였다. 성경에 보면 ‘시므온’이란 노인이 등장한다.(눅2:25-35) 그는 의롭고 경건한 사람으로 이스라엘의 위로가 될 메사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령께서는 그의 기다림에 감동하셔서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지시까지 하셨다. 그는 마침 정결제를 드리기 위해 성전에 오신 아가예수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아기를 안고 이렇게 찬송을 했다.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취는 빛이요 주의 백성을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눅2:29-32).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던 경건의 노인 시므온은 마침내 메시아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우리는 시므온과 같이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고 홀연히 다시 오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待臨節, Advent)을 맞게 되었다. 대림절(대강절)은 라틴어 ‘ad’와 ‘venire’의 영어의 ‘advent’인데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로 이 땅에 오신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대강절의 시작은 11월 30일에서 가장 가까운 주일로, 금년은 12월 2일부터 성탄 전까지이다.

따라서 대강절 절기는 주님을 맞게 되는 기쁨과 소망을 가지고 보다 경건하게 지켜야 한다. 지혜로운 다섯 처녀와 같이 등불에 기름을 준비하고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림절에 접어들면 교회보다 세상이 ejh 상탄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유흥가는 오색 등불을 밝히고 식당가엔 그럴듯한 성탄 트리가 등장한다. 때가 연말 세모인지라 각종 송년 모임과 겹쳐 세속적인 행사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우리 기독자의 가정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대강절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세속적인 모임을 피하고 기다림의 신앙으로 무장해야할 때이다.

/홍익교회 장로, 서울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