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후에 내가 발전한 한 가지는 인터넷의 기술이다. 금년 들어 아들 용민이 너무나 바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소리지’를 맡아 편집하게 되었는데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형편이니 답답하다. 그래도 이것저것 연구하면서 편집하다 보니 이제는 내가 생각해도 ‘제법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터넷 기술이 나날이 발전되어 가고 있다. 그럼에도 워낙 어깨 너머로 배운 인터넷 기술인지라 인터넷에 대한 기초가 너무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는 중 금년 12월 들어 안동교회 원로목사이신 유경재 목사님께서 ‘원로들에게 한국교회의 길을 묻다.’라는 타이틀을 걸고 팟캐스트 방송을 함께 시작하면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벙커원 방송제작실과 아들 용민의 도움을 염두에 두고 응낙을 했다. 유 목사님과 나는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유 목사님은 컴퓨터 전문가이시기에 편집을 담당하고 나는 과거 월간목회에서 2년 동안 전국각지를 다니며 원로목사 13분을 인터뷰한 경험을 바탕으로 질문지를 작성하기로 했다.

처음 인터뷰 대상으로 동신교회에서 시무하시다 은퇴하신 강동수 목사님으로 정했다.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하고 질문지 초안을 작성한 후에 유 목사님에게 이메일로 보내면 유 목사님이 보완하여 완성된 질문지를 대담자와 내게 보내오면 대략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첫 방송은 12월 5일 벙커원 방송제작실에서 이루어졌다. 첫 방송이라 긴장을 안 할 수 없다. 다행히 임시 피디 역할은 아들 용민이가 해주면서 일일이 도와주었기에 1시간 반 정도의 시간 안에 녹음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첫 방송을 마치고 나서 벙커원에서 나오니 첫눈이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다. 축하의 메시지 같은 서설(瑞雪)이었다. 식사를 나누면서 우리 원로 셋은 흐뭇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누구보다도 나는, 이 나이에 이런 새로운 사역을 시작한다는 뿌듯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벙커원에서의 녹음은 불편한 면이 많았다. 방송 제작실이 비는 시간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리지’ 비용으로 이동식 방송기재를 구입하기로 하고 주문했다. 핀마이크 세 개를 포함해서 93만원이었다.

두 번째 방송은 장신대 명예교수인 이형기 박사님을 모시고 12월 18일에 덕수교회 방송실에서 녹음을 했다. 은퇴한 교역자들을 중심한 모임인 은솔 아카데미가 끝난 후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누구의 도움 없이 우리끼리의 녹음 작업이었다. 첫 번 째 때보다 다소 능숙한 모습으로 진행했다. 그렇게 녹음된 파일을 유 목사님이 오픈 뮤직과 엔딩 뮤직을 첨가하여 매끈한 mp3 파일로 편집한 후 이메일로 보내 주셨다. 들어보니 그런대로 훌륭한 작품이었다.

한 목회자의 일생이 진하게 담긴 교훈이 한국교회에 다소나마 도움을 줄 것이 분명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분들의 삶을 통해 나타났던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대담하는 중에 뜨겁게 전달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완성된 그 파일을 유 목사님이 알려준 대로 소리지에 올리면서 또 하나의 편집 기법을 배우게 되었으니 그 또한 뿌듯한 일이었다. 정말 배움의 길은 무한정한 것 같다. 앞으로 방송을 계속하는 동안 선배 유경재 목사님을 통해서 더 많은 인터넷 기법을 터특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영남신학교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 ‘목회교육연구원’ 원장이신 김종렬 목사님, 신당동중앙교회 시무하셨던 허재철 목사님, 총회장을 역임하셨던 김형태 목사님을 방송으로 인터뷰할 계획을 세우고 준비 중이다. 문제는 이 방송을 널리 알리는 일이다. 소리지 지면을 통해서 한국교회를 갱신하고 발전시키는 일은 물론,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서 한국교회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목회자들과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한국교회의 바른 길이 무엇인가를 비추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