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눈이 내렸습니다.
어릴 적 예쁜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납니다.

방 공기가 너무 차서
두터운 이불 머리까지 푹 뒤집어쓰고
잠을 자는데 아침 방문이 열립니다.
그 순간, “야, 밤새 눈이 내렸다!”

그토록 뭉그적거리던
따뜻한 이불 박차고
때가 낀 내복 바람에 달려 나갑니다.
마냥 즐거웠던 행복한 어린 시절.

그런 새해 첫날 아침,
눈 떠 보니
눈이 예쁘게
하얗게 내렸습니다.

올 해 성도들에게
이러했으면 좋겠습니다.
피곤하고 지쳤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 그냥 퍽...

아무 정신없이
그냥 그렇게 쓰러졌는데
아침에 깨어보니
아, 밤새 모든 것이 이쁘게...

아니 밤새 근심하며
울며 지샜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도리어 웃을 일이 하나 가득!

밤 시간은
어둠의 시간,
음침한 시간이라고
악한 시간대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밤 시간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쉴 수 있는,
반전할 수 있도록 주신 시간들.

해가 있을 때
열심히 삽시다.
속상하고, 아프고,
힘들고, 어이구 ... 하는 것들은

밤새, 내가 지쳐 잠들었을 때
우리 주님께서 어루만지시고
골라내주시고, 고쳐주시고
그리곤 아침마다 새롭게 ...

2013년 매일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와, 밤새 모든 게 변했네?’하는
감격과 환호성이 있기를.

“주의 성도들아 여호와를 찬송하며
그의 거룩함을 기억하며 감사하라
그의 노여움은 잠깐이요
그의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깃들일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주께서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우셨나이다.”(시 30:4~5, 11)

그 옛날 시편기자는
벌써 이런 것을 경험하고
이런 노래를 불렀던 것이죠.
이 노래가 우리들의 노래가 되기를...

2013년 새해 첫날 아침에

/ 왕십리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