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여름 전국을 강타한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교회 십자가 첨탑 시설물도 덮치는 사고가 많았다. 당시 제주도 풍성한교회 십자가 첨탑이 전선 위로 쓰러지면서 교회 일대가 정전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또 전북 김제시에서는 백 모 씨가 강풍에 무너진 십자가에 깔려 병원에 옮겨졌으나 5시간 여 만에 숨졌다. 이밖에도 광주시 유덕동의 한 80대 남성도 역시 교회 시설물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2010년 태풍 곤파스 때도 이와 비슷한 양상의 사고가 있었다.

현행법은 교회가 십자가 첨탑을 설치할 경우라도 특별한 행정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사람을 덮치면 위험천만인데 건축법상 '공작물'에 해당해 건축사가 설계하는 것도 아니고, 안전한 구조인지 사전에 평가받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6m가 넘을 경우 건축법이 적용돼 감독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등은 그간 자칫 개신교계와의 갈등을 부를까 염려해 적극적 행정지도를 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첨탑 피해가 발발하자 수도권 일부 교회연합회와 지자체가 안전 사고가 우려되는 교회 첨탑 개선 사업에 나섰다. 안양시와 안양시기독교연합회는 안양시 전체 600여개 교회 중 노후 된 십자가를 사용하고 있는 104개 교회를 우선 선정해 십자가 교체사업을 펼치고 있다. 낡은 십자가 탑이 내려온 자리에는 3.5m 높이의 작은 첨탑을 새롭게 디자인해서 보강하는 형태이다. 연합회는 이를 위해 안양시로부터 일부 예산과 교인 봉헌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부천시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6m 이상 교회 첨탑에 대해 신고를 받기로 했다. 높이 6ｍ 이상 교회 첨탑에 대해서는 6월말까지 관할 구청에 안전 검증이 담긴 가설건축물 신고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는 것. 시는 미신고 교회에 대해 50만원 안팎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위법 건축물대장에 기록해, 부속 건물 신증축 허가 시 불이익을 줄 예정이다. 부천시는 부천지역에 525개의 교회 첨탑이 있고 이 가운데 405개가 6ｍ 이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