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으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당선자는 승리의 기쁨과 동시에 앞으로 5년 동안 처리할 산적한 국정현안에 대한 책무감으로 마음이 무거울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지금 한국사회는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기에 당선자에게 세 가지 현안처리를 바라고 싶다.

첫째, 국민 대통합을 이뤄주기를 바란다.

지금 한국사회의 가장 큰 위기는 동서 간의 지역갈등, 빈부 간의 계층 갈등,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 남북 간의 냉전 갈등이다. 설상가상 이번 18대 대선에서는 세대 간에 극심한 갈등이 표출했다. 50대-60대 이상의 중노년층을 중심한 보수측이 1577만 표(51.6%)를, 20대-40대의 젊은 층을 중심한 진보측이 1470만 표(48%)를 획득함으로 중노년층과 청년층이 절반으로 갈라지는 심각한 현상을 초래한 것이다.

특히나 미래의 한국인인 젊은 세대들이 여당에 반대편에 섰을 뿐 아니라 심한 분노심을 품는 모습을 보임으로 미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참으로 위기 국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당선자의 시급한 일은 1470만의 반대국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그들도 보듬어야 한다. 박근혜 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100% 대통합’을 외쳤고, “대탕평 인사를 하고 여야 지도자 연석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그 약속대로 세대간, 지역간 분열된 대립과 갈등을 모두 봉합해야한다. 이제는 이념적 갈등과 대립도 모두 불식해 가야 한다.

둘째, 민생 경제를 살려 주기를 바란다.

지금 한국경제는 부의 편중 현상이 상위 1%에게 16.1%로 집중되어 있을 정도로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나라경제의 허리인 중산층이 급감(急減)한 대신, 경제의 미래인 청년들이 100만 명 이상 백수가 되어 좌점감에 빠져 있다. 더욱이 눈덩이처럼 쌓이는 국가·가계 부채, 치솟는 물가고,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성장 동력을 잃어감으로 국민의 생활의 모든 지표가 OECD 하위권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이런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하고 ‘70% 중산층 시대’를 이룩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통령부터 솔선수범하고 친인척 비리와 부정부패 척결에 전력하고 점점 부(富)의 성곽을 높이고 있는 재벌들의 창고를 열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번 정부에 이어 더 이상 민생경제가 곤두박질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셋째, 남북관계의 활로를 열기를 바란다.

지금 동북아는, 일본의 우경화와 중국의 시진핑 체제 출범, 끝없는 북한의 핵 야욕 등 격랑의 풍랑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긴박한 국제 환경 가운데서 박 당선인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꽉 막혔던 남북관계를 열고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당선인이 보수주의자여서 오히려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보수의 반발을 무마시킬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에서 “남북 간 기존 합의에 담긴 평화와 상호존중의 정신을 실천하고, 세부 사항은 현실에 맞게 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북한의 김정은도 신년사에서 박근혜 당선인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제 박 당선인은 취임과 더불어 과감히 나서서 남북관계의 활로를 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한국장로신문(제1351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