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 회장을 세 번이나 지낸 길자연 목사가 담임이던 왕성교회는 지난해 10월 길 목사의 아들 길요나 목사를 후임 목사로 결정한데 이어  대표 회장을 지낸 목회자가 또다시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넘겨줘 물의를 빚고 있다.

성남성결교회는 지난 20일 사무총회를 열어 2007년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이용규 원로목사의 아들 이호현 목사를 후임 목사로 청빙하는 안건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이날 사무총회에는 재적 405명 중 참석 교인 211명 만장일치로 청빙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세습방지법을 만들어 세습을 금지하기로 한 데 이어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지난해 11월 출범해 활동중인 상황에서, 이에 반하는 세습을 한국 기독교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이라 자처하는 한기총 대표 회장 출신들이 잇따라 결행하고 있다. 지덕 목사는 2003년 강남제일교회 담임을 아들 지병윤 목사에게 물려준 바 있다. 현 대표 회장인 홍재철 목사가 당회장으로 있는 부천 경서교회는 아들 홍성익 목사가 2010년부터 담임목사직을 맡아 사실상 변칙적인 세습이 진행중이다.

한기총의 세습 비판에 대해 공격적으로 반발한다. 지난 2000년 이만신 목사가 대표회장을 지낼 때도 세습을 두둔하는 성명을 냈다. "교회에는 세습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으며, 교회와 교단 법 절차에 따라 교단 헌법에 하자나 위배됨이 없이 합리적으로 결정해 아들이 아버지가 목회하던 교회에 청빙되었다면 이것은 분명히 후임 목회자이지 세습이 아니다"는 주장이다. 제12대 대표회장을 지낸 박종순 목사 역시 지난 2007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목회자 세습이란 표현에 문제를 제기하며 "실력이 있어서 선출했는데 목사 아들이라고 세습이라 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현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당장 세습에 반대하는 움직임에 대응할 계획은 없지만 만약 반대하는 목소리가 자주 나타나면 한국교회를 살리는 마음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성남성결교회 사무총회 당일 교회 앞에서 반대 피켓시위를 벌였다. 연대는 또, 2월 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교회세습 여론 인식연구 발표' 포럼을 개최한다. 이만식 장신대 교수의 발제와 조성돈 실천신대, 최현종 서울신대 교수가 논찬한다. 문의는  02-741-2793, churchseban@gmail.co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