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6일(수) 조간신문 브리핑]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정책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에 대해 ‘전액 국가부담’이라고 기재돼 있다. 하지만 비급여 항목이 무엇이고, 어느 범위까지 국가가 부담한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지 않다. 공약을 만들 당시에 내부에도 논란이 있어 명시화하지 않았던 것이다. ⓒ경향신문 이미지

4대 중증, 간병비·1~2인 병실료는 지금처럼 환자가 다 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대선 당시 4대 중증 질환(암·뇌·심혈관·희귀난치성 질환) 진료비 전액을 무료로 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공약대로면 4년에 22조가 들어간다. 그런데 대통령직인수위가 이 공약을 대폭 수정할 모양이다. 간병비, 1~2인 병실료는 지금처럼 환자가 다 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전문가들은 인수위가 4대 중증 질환의 무료 공약에서 대폭 선회한 것은 후퇴가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기사에서는 최소한 무리한 공약에 대한 비판은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일보 6면]

박근혜와 국세청, 지하경제 ‘얼치기 계산’해 논란

지하경제는 세금을 물리기 힘든 탈세나 뇌물수수, 성매매 등 정부의 공식통계에 잡히지 않는 불법ㆍ탈법 경제활동이다. 이걸 제대로 잡아내 세금을 물리면 국가재정에 숨통이 트인다는 게 복지입국을 강조한 박근혜 당선인의 구상이고. 그렇다면 새누리당이 계산한 지하경제 규모는 얼마일까. 25%, 약 372조원 정도다. 여기서 제대로 받아내면 6조의 세금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 이렇게 쉽게 파악될 정도면 지하경제 맞을까. 근거는 국세청이 금융정보분석원으로부터 받은 탈세 의심자료. 그런데 이를 토대로 전체에 기계적 확대 적용을 한 결과물이 6조였다는 것. ‘함정’이 많다. 과학에 앞서 정치 논리가 우선 개입된 것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성과가 있을까. [한겨레 1면]

박근혜, “20대 여성 인권” 목청 높이더니 ‘침묵’

국가정보원 직원 김 모 씨가 여러 개의 인터넷 아이디를 이용해 야당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등 국정원이 지난 대선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어떤 입장일까. “선거 이후 언급한 적은 없는 것 같다”는 측근 이야기가 있다. 새누리당이나 인수위 공식입장도 마찬가지. 이 문제가 처음 불거지던 때에는 “20대 여성의 인권이 침해당했다”는 데 초점을 맞춰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러나 사안은 20대 여성이 아닌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이 본질이 됐다. 이제는 입을 열어야 할 때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국정원이 ‘정치댓글’ 못 밝히면 야당 할 자격조차 없다”고 했다. [한겨레 4면]

국정원 직원보다 더 수상한 그 사람 ㄱ 씨

김 모 씨한테서 '오늘의 유머' 홈페이지 ID 5개를 건네받은 ㄱ 모 씨. 김 모 씨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한다. 이 사람은 김 모 씨로부터 받은 ID말고 30여개 더 만들었다고 한다. 올린 정치 관련한 글은 200개였고, 클릭한 추천 반대는 2000회였다고 한다. 이 사람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미 '국정원 직원은 글을 쓴 바 없다'는 거짓말을 하다가 탄로나 곤경에 처한 국정원은 "김 모 씨의 지인이며, 간첩 잡기 위해 협조해준 시민이다. 국정원 직원이나 국정원에서 소개해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수서경찰서는 아직 ㄱ 씨에 대한 소환조사 조차 벌이지 못한 상태라고 하고. [한겨레 1면]

이동흡 "사퇴 안 해, 재산 환원할 수 있고"

잠행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중앙일보와 인터뷰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국회 표결도 있기 전에 사퇴할 경우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인정하는 것이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여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자진사퇴설을 일축했다고 한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개인통장에 넣어 두고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특정업무경비에 대해선 “재임 기간 6년간 받았던 전액 약 3억 원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특정업무경비를) 한 푼이라도 더 받거나 개인적으로 횡령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내가 통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바람에 기획재정부가 최근 특정업무경비 지침을 개선하는 계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하고. [중앙일보 1면]

강에 보 생긴 뒤 외래어종 2배로

4대 강 살리기 사업으로 승촌보·죽산보 등 2개의 보(洑)가 들어선 영산강에 블루길·큰입배스 등 외래 어종이 대폭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큰입배스 등 외래종은 곤충과 작은 물고기, 수정란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생태계 균형을 파괴할 우려가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보 건설로 수심이 깊어지고 고인 물이 늘어난 대신 물살이 빠른 여울은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는 것. 국립환경과학원 영산강물환경연구소가 낸 자료다. 멀쩡하던 강이 보가 생김으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중앙일보 16면]

“한국, 안보 위해 FTA 추가협상서 자동차 등 핵심 조항 양보”

한국 정부가 2010년 진행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추가 협상에서 미국과의 안보관계 강화를 위해 자동차를 비롯한 핵심 조항에서 양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 정치외교학과 존 아이켄베리 교수와 다트머스대 행정학과 스티븐 브룩스·윌리엄 울포스 교수가 한 말이다. 한국은 당시 자동차 시장에 대한 대폭 양보로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미국은 FTA 합의 직후 노동·환경 등 7개 추가 요구사항도 관철시켰다.

당시 한국 일각에서는 “정부가 천안함, 연평도 사태 등으로 안보와 FTA를 ‘빅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정부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협상을 총괄한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에게 확인했더니 “있을 수 없다”면서 “서로의 이익을 고려해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 교수들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야기다. [경향신문 9면]

치킨전문점 창업자 절반 3년 내 문 닫는다

만만하면서도 망하기 힘든 사업 아이템하면 치킨전문점이 꼽힌다. 누구나 즐겨 먹는 데다 소자본으로 가게를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한 해에 평균 7000곳의 치킨전문점이 생겼다. 하지만 ‘대박’은커녕 치킨전문점 창업자 절반이 3년 내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생존기간은 2.7년에 불과했다. 소득은 오히려 창업 전보다도 줄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국내 치킨 비즈니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담긴 내용. [국민일보 2면]

독일 대학등록금 전면 폐지할 듯

독일에서 대학등록금이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등록금을 받는 2개 주 가운데 바이에른 주에서는 등록금을 없애기 위한 국민청원에 성공했으며, 니더작센 주에서는 새로 선출된 중도좌파 주정부가 폐지를 공언했다. 독일에서는 교육 평등권 사상과 학생들의 등록금 폐지 운동 등에 힘입어 1970년대 무상교육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고 한다. 그나마 돈 받는 학교도 한 학기에 최대 500유로, 약 73만원을 넘지 않았다.

무상 등록금에 주안점을 둬서는 본질을 모두 파악하는 게 아니다. 등록금 부담이 거의 없지만 독일의 대학진학률은 40%에 지나지 않는다. 굳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임금 등에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분위기 탓이다. [한겨레 15면]

‘500원 알바’를 아시나요

한 푼이 아쉬운 10, 20대가 ‘사소한 일거리’를 대행해주겠다며 온라인에 사업 아이템을 올린다고 한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모닝콜을 해주기가 500원이란다. 손으로 쓴 편지를 우편으로 보내 주기 2000원, 택배 대신 받아주기 1000원, 강의 대리출석 1000원…. 고민 상담은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1500원, 전화 2000원, 영상통화 상담은 3000원. 5분 동안 어떤 욕이든지 다 들어주는 ‘서글픈’ 상품은 5000원에 올라 있다고 한다. 전화번호를 주고받다 보니 남자가 여자에게 만남을 강요하는 등의 부작용도 종종 생긴다고 하는데. 일부 급전이 절박한 이들은 “시켜만 주면 뭐든 한다. 가격만 높으면 동성연애도 가능하다. 가격은 협의”라고 쓰기도 했다고 한다. [동아일보 1면]

장관에 왕따 동생 호소했던 누나, 4개월 만에 학교 떠나

9개월 전 학교 폭력 토론회에서 "중3 동생이 왕따와 폭력에 시달리다 43일째 학교에 못 가고 있다"면서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돌발 질문을 했던 여학생이 있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눈물을 닦았다고 한다. 그 여학생은 고3. 졸업사진도 찍었는데 석 달 남긴 작년 9월 자퇴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왜 교복입고 그랬어? 너 때문에 학교 명예 떨어졌잖아"라며 질책했다는 것이다. 폭력엔 無관용이라던 학교는 외부에 알려진 것을 더 신경 썼다고 한다. 이 여학생은 "왕따 학생들 얼마나 괴로울까… 이젠 그들의 대변자 되고 싶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관님, 눈물 흘리시기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조선일보 12면]

미국, 무선 인터넷 무료화 추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가 공공 와이파이(WiFi)를 구축해, 무선 인터넷의 전국 무료 이용을 추진키로 했다. '꿈의 정보고속도로'로 불리는 슈퍼 와이파이 망을 전국에 깔아 일반인이 인터넷과 전화를 무료로 쓰게 하자는 것이다. 가만있을 리 없는 통신업자는 미국에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연간 1780억 달러의 와이파이 시장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미국 이동통신업계가 벌써부터 공공 와이파이 계획을 무산시키는 로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방통신위원회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한국일보 2면]

10만부 대박 '레미제라블' 씁쓸한 '오탈자 잡기' 소동

10만부 넘게 팔린 민음사의 ‘레미제라블’(전 5권)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8쇄 최신판은 오류가 많이 고쳐진 상태지만, 3000부나 찍은 1쇄는 교열을 제대로 거쳤나 의심스러울 정도다. 예컨대 '예배당의 대력적인 모습이었다'(대략적인의 잘못), '스두 살인데도'(스물두 살), '프랑스를 떨어뜨는 것이 아니오'(떨어뜨리는), '뱅세했지만'(맹세) 등이 눈에 띄었다. 8쇄까지 찍으면서도 여전히 '인형 없는 소녀는… 견뎌내기 힘든다'(힘들다), '노쇠와 소퇴'(쇠퇴), '삼단논법의 맹락은'(맥락), '사브르에 베고'(베이고), '살페트에르 감화원'(살페트리에르), '자베르르'(르가 두번 들어감) 등의 오탈자들이 있었다.

고어체도 문제다. '조금도 상우거나(상하거나) 검기지(검게 더럽히지) 말고, 그것으로 만들어요', '팡틴은 생활을 위해 다기진(야무지고 당찬) 데가 있었다', '그런 시골 고라리(어리석고 고집 센 시골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들은', '그러한 경감 정상을 수리하시오(죄를 가볍게 한 상황을 알아 두시오)' 같은 표현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독자가 얼마나 될까 하는 지적도. [한국일보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