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가 정관에서 교단 파송 이사 조항을 삭제한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하늘)는 7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등 4개 기독교 단체가 연세대를 상대로 낸 이사회결의 무효확인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사회 개최 당시 이사들에 대한 사전의 소집통지절차가 없었던 점은 인정되나 당시 이사회에 참석한 재적이사 9명 모두가 개방이사제도 도입을 내용으로 한 피고의 정관개정 안건의 상정에 동의함으로써 정관개정 안건은 유효하게 상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관개정 결의의 과정에서 일부 이사의 반대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으나, 의결정족수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가 통과된 이상 위 결의를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방우영 연세대 재단 이사장의 연임 무효에 관한 소는 각하했다.

원고 측은 패소 판결 이후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훈삼 목사는 "재판부가 지나치게 법리적으로만 접근해 연세대의 역사와 전통을 간과했다"며 "선교사들의 뜻을 살려나가고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사학에도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연세대와 기독교계 간의 잡음은 지난 2011년 10월 연세대 이사회가 정관에서 교단 파송 이사 조항을 삭제하면서 시작됐다.

정관 개정 전 연세대 이사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1명), 기독교대한감리회(1명), 한국기독교장로회(1명), 대한성공회(1명) 등 기독교계 이사 4명과, 연세대동문회(2명), 총장(1명), 사회유지(5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정관 개정 이후 기독교계 인사가 2명으로 축소되고 교단의 파송 이사 추천제도 폐지됐다.

이에 대해 기독교계는 "정관 개정은 학교 설립목적과 건학이념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해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