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에 기독교 선교를 허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티베트자치구와 인접한 칭하이(靑海)성 시닝(西寧)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중국 당국의 이런 방침에는 경제적 이유와 함께 정치적 계략이 숨겨져 있다”고 보도했다. 계략에 대해서 가디언은 티베트에 있는 서방 선교사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외부 포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기독교를 허용함으로써 티베트인들이 전적으로 의지하는 불교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는 방안이라고 풀이했다.

티베트 불교가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는 티베트에 중국 당국이 기독교 선교를 허용하려는 표면적인 이유는 기독교계의 티베트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서방 선교사들이 가진 경제적 이점이 상당한데다 중국 당국이 정치적으로 서방 선교사들을 신뢰하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선교사들은 선교 활동에 지장이 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부의 현지 정책에 대한 공개 비판을 꺼린다는 점에서 권부와 우호적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유는 티베트에 기독교가 전파돼 티베트 불교와 대립하기를 바라는 당국의 정치적 흉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적을 이용해 다른 적을 제압하는 중국의 오랜 전략인 ‘이이제이’(以夷制夷)를 티베트 불교 통제에 적용하려 한다는 얘기다. 티베트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영향력도 축소하고, 불교를 매개로 뭉쳐 있는 티베트인들의 집단의식도 해체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

이와 관련해 미국 컬럼비아대학 티베트 전문가 로비 바넷은 “서방 기독교 선교사들은 티베트 불교도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려 한다”며 “중국은 티베트 불교 자체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영향력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시닝에는 400여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서방 선교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