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아닌 타 종교를 믿는 자들도 구원에 이를 수 있다.’

‘아메리칸 그레이스’(페이퍼로드)가 5700여명을 인터뷰해 얻은 미국인의 신앙생활 실태 결과, 미국 개신교 신자의 79%, 가톨릭 신자의 83%가 이같은 응답을 했다. 이는 타 종교에 대한 관용과 수용을 넘어 근원적인 구원에 대한 태도도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지 해석이 분분하다.

하버드대 로버트 D. 퍼트넘과 종교와 공공생활을 연구하는 노트르담대 데이비드 E. 캠벨가 제휴해 분석한 이 보고서는 개신교가 지난 반세기 세 번의 곡절이 있었음을 소개한다. 1960년대 자유주의 영향으로 젊은이들의 종교 의례에의 참여 급감과 신앙행위의 약화가 나타났고, 70, 80년대를 거치면서 종교는 세속화의 반동으로 정치 보수와 결합하며 우익화하는 현상이 표면화됐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종교의 양극화 즉 무종교인과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둘 다 급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2010년대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두 사람은 신앙인들이 기부와 자원봉사, 지역 선교에 앞장서며 더 나은 시민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런 활동이 신학이나 종교적 신념체계 등에서 생겨나거나 목사, 신부 등 종교지도자들의 권고에 의한 게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신도들이 교회나 성당 등에서 다른 신도들과 갖는 사회적 관계와 이를 통해 맺어지고 확대된 사회연결망 때문이란 분석이다. 즉 종교공동체를 통해 ‘특별히 깊어진 우정’을 나눌 친구를 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은 시민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사례는 다종교사회에서 종교 간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의 종교에도 시사점을 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같은 내용은 헤럴드경제 2월 21일자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