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 안에는 목회자들 때문에 시련을 겪고 있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 성스캔들, 논문표절, 부정직함, 재정적인 비리들 때문이다. 도덕성에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목회자들이 그런 문제로 교회와 교계, 더 나가서는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한국교회가 목회자들을 청빙할 때에 성경적인 입장이 아니라 세속적인 방법으로 택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잘못된 풍토 중의 하나는 사람을 외모로 보고 판단하는 테 있다. 무슨 인재를 택할 때, 그 사람의 인품이나 실력의 여부에 관계없이 그 사람의 본적, 그 사람의 학벌을 따진다. 즉, 지연이나 학연을 따라 자리 매김을 하려 드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한국 사회에서는 출세를 하려면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 진리처럼 통하기도 한다.

이러한 풍토가 만연되어서인지, 많은 교회들이 목회자들 택할 때에 외적인 조건을 상당히 중요시한다. 우선 고향을 따져서 자기들이 원치 않는 지방 사람들은 인물됨에 관계없이 이력서에서 제외시켜 놓는다. 그리고 공공연히 말하기를 '그 분은 다 좋은데 무슨 지방 사람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한다. 이 작은 땅 덩어리에서 그런 식의 편견으로 인재를 구분한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그 다음은 좋은 학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얼마나 좋은 대학교를 나왔는가? 더 나가서는 박사학위를 따지는 교회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젊은 목회자들이 그런 스펙을 쌓기 위해서 얼마나 전정긍긍 하겠는가? 때로는 실력대로 안 될 때에는 유혹에 빠져서 해외 무인가 신학교에서 적당히 학위증을 취득하거나 논문표절 같은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뉴스앤조이’에서는 미국에서 박사 과정 중인 한 목회자의 글을 소개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박사 학위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로 '학위' 가진 목회자를 원하는 한국교회 풍토를 지적했다. 이는 목회보다 학위를 우선시하는 잘못된 가치관을 목회자들에게 심어 주었고, 학교와 목회자 간에 돈과 학위가 거래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목회에서 왜 박사학위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물론, 신학을 더 깊이 연구하는 과정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것은 얼마나 귀한 일인가? 그러나 다만 스펙을 위한 명예박사 취득은 떳떳한 모습이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 안에는 아직도 박사학위를 취득하려는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것은, 교회마다 담임목사를 청빙할 때에 스펙에 우선을 두기 때문인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목회자를 선택할 때에 우송되어 온 100여 통의 이력서에서 가까스로 서너 명의 후보를 일차로 선별하는 것이 관례가 되고 있다.

그 다음 선발된 후보들을 직접 설교도 들어보고 위원들과 면접하여 최종 1인을 선발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므로 지원한 입장에서는 몇 명의 후보군에 들어가기 위해서 이력서를 화려하게 작성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이력서 안에는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영성이나 인격, 성실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력서와 함께 제출하는 목회계획서도 마찬가지다. 그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하는 논문도 표절할 수 있는 판인데, 얼마든지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고 변화시킬 것처럼 목회계획서 하나 작성 못하겠는가?

그러므로 이력서만으로 담임목사를 택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이력서를 통해서 평가 받은 수 있는 것은 높은 학벌이 돋보이게 마련이다. 인다. 그러기에 목회자들이 더 높은 학위를 만들기 위해 기를 쓰게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교회가 그렇게 무수한 절차를 밝으며 많은 노력 끝에 선택하였음에도 모신지 2-3년도 가기 전에 후회를 하고, 마침내는 시험에 걸리어 교회가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본다.

왜 그런가? 성경적인 입장에서 목회자를 택하지 않은 탓인 것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신동식 본부장은 말하기를 “담임 목사를 청빙할 때 1순위가 암묵적으로 유학파 목사님들을 원한다는 것이죠. 아니면 그 다음에 박사학위 소지자들. 그 목사의 소명이나 그분의 성품이나 인격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학력이 그 사람의 영성과 인격을 정해버리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라 했다.

이제는 모든 교회들이 청빙방법을 개선할 때가 왔다. 무슨 직원 뽑듯이 지원자를 받아서 세상적인 기준으로 담임목사를 선발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담임목사를 청빙할 때에 존경받는 목회자들로부터 소개를 통해서 이거나 작은 교회에서 목회를 잘 하는 분들을 삼고초려(三顧草廬) 하는 심정으로 모셔왔었다.

그런 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공개적으로 지원을 받는 경우에도 학벌 위주보다는 ‘얼마나 주님을 사랑하는가? 얼마나 영성이 깊은가? 얼마나 교회와 교인들을 사랑하는가? 얼마나 영혼에 대한 구령이 불타고 있는가? 얼마나 말씀을 준비하기 위해서 진력하는가’ 등 성경적인 입장에서 판단하여 청빙한다면 하나님이 그러한 교회들에게 가장 적절한 귀한 사역자를 보내실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