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를 타고 다시 남행을 하다가 신안주에서 갈아타고 개천，순천，양덕을 지나 낭림산맥과 언진산맥을 교묘히 뚫고 열차는 숨찬 소리를 내며 달린다. 서부에서 동부를 향해 쉬임없이 달린다. 우뚝 솟은 백산，오봉산，재령산，팔봉산 등 표고 1천을 넘는 험산들이 차장 가득히 다가왔다가 멀어간다. 얼마나 지루한 시간이 흘렀는가, 깜박 잠이 들었다가 깨어보니 산은 낮아지고 미둔리를 지나 고원에 이르니 넓은 평야가 시야에 전개된다. 고원에서 다시 영흥，정평을 지나니 드디어 함흥에 이른다.

관북(開北)의 경제，문화，교통의 요지인 함흥，이곳은 흥남과 더불어 공업의 요지가 된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함흥을 바라보며 6․25 사변 때, 공산 치하에서 교회를 지키다가 순교한 이들의 위대한 모습을 생각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평안도가 일제치하에서 신앙의 지조를 지키기 위해 투쟁했다면 함경도는 어느 도보다도 공산주의가 드세었던 곳이었기에 수많은 곤경을 겪으며 신앙의 지조를 지키려 했던 반공의 터였다.

공산당들은 해방 이후 기독교인들을 음으로 양으로 핍박하기 시작했고 사변 직전에는 무서운 탄압으로 구금 체포하여 제2의 모스크바라는 함흥 형무소에 투옥, 혹은 본궁철공공장에 강제노역을 시키기도 했다. 그 속에 이북 오도 연합회 회장 김진수 목사가 끼어 있었다. 하늘의 징책의 계절인가? 이북의 온 땅은 카인의 후예들이 날뛰며 아벨의 후예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투옥하고 죽이어 땅에 묻어버리고는 했다.  

수많은 성도들은 그 악한 날 속에서도 초대 예루살렘 교인들이나 로마 교인들처럼 마지막까지 신앙의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 6․25사변이 실패로 돌아가고 연합군이 북진하자 패주하는 공산당들은 모든 투옥되었던 교역자와 교우들을 살해하고 형무소 내 세 개의 우물 속에 모든 시체를 처넣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함흥에서 10리 떨어진 사격장과 60리 떨어진 니켈광에서 잔인하게 살인 행각을 벌리었다. 우리는 그 자리를 순례하며 땅밑으로부터 울려나오는 아벨의 후손들의 절규의 기도를 듣는다.

일제보다 더 잔악한 공산치하에서 끝까지 버티던 김진수 목사, 권의봉 목사 외 수 없는 성도의 저 의연한 모습에 가슴이 메어온다. 그리고 저 흥남의 출애굽 사건을 어이 잊으랴. 1․4후퇴 시，애굽의 메뚜기 떼 같은 군대같은 중공군이 노도처럼 침략함으로 수많은 성도들은 포위되어 있었다. 퇴로가 차단된 채 홍해가 죽음의 바다가 가로막고 있었다. 그때 홀연히 하늘의 손길이 나타났던 것이다.

국군과 유엔군의 도움으로 해군함정 99척으로 1만 2천 3백 명의 기독교인들이 흥남을 떠나 부산으로 피난함으로 기사회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국교회사에 나타난 출애급 사건의 재현이었다. 우리는 부둣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이 구름기둥처럼 내리는 것을 보는 듯 싶었다.

이제 무너져 여우의 굴이 되었던
예루살렘 성터를 다시 수축하고
주의 제단을 쌓으세.

아! 이날 수 없이 무너진 제단을
다시 쌓기 위해 이 많은 주의 종들을
예비해 두셨던가.

거리마다 골짜기마다
주의 종들을 부르는 소리가 꽤월 바
가득한데、
일군이 모자라는구나.

무엇을 하는가，교회 민중들아
선한 사마리아인들아
황무지를 기경하여라.
메마른 개울마다
성령의 생수가 흐르게 하여야 하지 않는가.
복음의 씨를 뿌리어야 하지 않는가.

저 이리떼에게 찢긴 또 하나의 동족이
상처투성이로 신음하는데
상처에 기름을 바르고
나귀에 싣고 주의 전으로 데리고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