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의 한 농부가 비싼 대나무 모종을 구해서 자신의 농장에 심고 기다렸습니다. 첫 해에는 아무 것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둘째 해에도 역시 아무 것도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셋째 해에도 넷째 해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비싼 돈을 들여 구입한 모종이 썩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하지만 다섯째 해가 되었을 때, 땅 밑에는 대나무 뿌리가 수백 평방 미터에 이르기까지 빽빽이 퍼져 있었으며, 마침내 헤아릴 수조차 없는 수많은 대나무 싹들이 지면을 뚫고 올라오기 시작하였습니다. 대나무들은 하루에 한자가 넘게 자랐습니다. 불과 여섯 주 만에 대나무들은 15미터 이상씩 키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농부는 대나무를 잘라서 팔아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이 ‘모소’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대나무는 싹을 내기 전에 뿌리가 사방 수 십 미터까지 뻗어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싹을 내면 뿌리에서 보내주는 거대한 양의 자양분 덕분에 순식간에 키가 자라는 것입니다. 5년이라는 기간은 말하자면 뿌리를 내리기 위한 준비기간입니다.

기다림은 누구에게나 힘들고 혼란스럽기 마련입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두려움과 절망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두려움은 서로를 원망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두려움은 걸어 온 길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소중한 것일수록 더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기도 응답이 오기를 기다리고,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를 기다리며, 반항적인 자녀가 철들기를 기다리고, 일자리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건강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고, 갈등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경제적인 압박에서 벗어나기를 기다립니다. 우리는 기다림을 통해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우고, 기다림을 통해 보잘 것 없는 나의 때 대신에 가장 좋은 하나님의 때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야곱은 라반의 집에서 20년을 기다렸습니다. 모세는 광야에서 40년을 기다렸습니다. 다윗은 매일매일 쫓겨 다니면서 10여년을 기다렸습니다. 욥은 소중히 여기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도 오직 하나님을 기다렸습니다. 하나님도 세상 죄를 대속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시기 위해 ‘때가 찰 때까지’ 기다리셨습니다. 기다림은 바로 우리가 하나님을 정말로 사랑하고 믿는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며 끝까지 기다리는 자는 결코 실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기다리시나니 이는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려 하심이요 일어나시리니 이는 너희를 긍휼히 여기려 하심이라 대저 여호와는 정의의 하나님이심이라 그를 기다리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사30:18).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