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사회는 엄청난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①지역 간의 갈등이다.
남북이 양단 되어 있는 것도 너무나 부끄러운 데 반세기 동안 선거 때마다 동은 야당, 서는 여당으로 확연히 갈라지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

②계층 간에 갈등이다.
과거에는 한국사회 안에 중산층이 두껍게 자리 잡고 있었으나 IMF 후에는 중산층이 무너지고 빈부의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져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계소득 조사에 따르면 하위 80%의 소득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5.5-14.9% 줄어든 반면, 상위 20%의 소득은 오히려 2.3% 늘어났다고 하며, 상류층이 토지의 3분지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이다.

③이념과 세대 간의 갈등이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면 보수 측과 진보 측의 갈등이다. 사실, 2천 년대 이후에는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문제의 기준은 애매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민주와 반민주’, ‘독재와 반독재’의 이분법은 무너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 대신 북한과 미국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문제가 진보와 보수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잣대가 되었다. 진보는 북한이 한민족인 만큼 가치와 이념을 떠나 한 형제처럼 포용하자는 입장이고, 보수는 민족도 좋지만 남한의 자유민주주의적 정체성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진보는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면서 주한미군을 부담스럽게 느끼기 시작했으나 보수는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서 안보와 자유통일을 이룩하는 것이 국익(國益)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햇볕정책과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때문에 한반도 평화가 유지해 왔다고 주장하는 것이 진보주의자의 입장이라면, 한미공조로 평화가 유지되어 왔다는 것이 보수주의자들의 입장이다.

문제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 때문에 세대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30세대는 진보 측의 중심에 있고 50·60 이상 세대는 보수 측의 중심에 있다. 이러한 이념이나 정치적인 갈등은 어느 국가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문제는 그 갈등이 너무나 극단적이라는 점이다. 서로 증오에 가까운 대결을 하고 있다. 보수 측 매스컴의 자유게시판에 들어가면 많은 네티즌들이 진보 측에 있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세우고 있고 진보 측 매스컴의 자유게시판에 들어가면 보수 측에 있는 사람들을 수구골통 혹은 친일파로 몰아세우고 있다.

어느 때는 너무나 지독한 욕이나 저주를 함으로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아니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처럼 양측이 극단적으로 대결할 것인가? 아니 된다. 지금 한국의 시대적인 사명은 남북문제 해결이다.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역사상 가장 침략성이 강했던 강대국 틈에 끼어서 언제까지 민족끼리 총을 겨누고 있어야 하는가? 이제 한국교회가 이러한 지역 간, 계층 간, 세대 간이나 이념 간의 갈등의 화해자로 나서야 한다.

그런데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가슴 아픈 것은 한국교회 안에 보수와 진보 간의 갈등이 더 깊다는 사실이다. 아니 된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는 성경적인 바탕에 바로 서야 한다. 성경에서는 무슨 일에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수1:7)"고 명하고 있다. 흔히 우익(右翼)은 보수를 말하고 좌익(左翼)은 진보를 말한다. 익(翼)은 날개를 말한다. 하늘로 높이 나르려면 오른쪽 날개(右翼)도 필요하고 왼쪽 날개(左翼)도 필요하다.

우익의 장점은 변화의 속도는 느리지만 얼만 큼은 검증되고 합의된 정책들을 이끌어 냄으로써 안정적인 경제를 유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익의 단점은 너무 낡은 것에 대한 집착과 신속하지 못한 정책, 제도, 법률적 대비로 인해 국제 경쟁력에 뒤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좌익의 장점은 새로운 생각과 실험적인 정책 및 제도 등을 수용하는데 더 수용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세상이 빨리 변화하는 시대에 그에 맞지 않은 제도나 법률 같은 것들을 신속히 바꿔 줄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하고 새롭게 생겨난 사회적 문제에 신속히 대처 할 수 있다. 그러나 좌익의 단점은 너무 급진적이다 보니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전에 어떤 정책들을 수용부터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어느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고 비약하려면 우익과 좌익이 다 필요하다.

어느 쪽이든 부족하면 그 사회는 병들게 되는 것이다. 1800년대 후반 러시아는 기독교 문화권이었으나 가진 자의 편에 서 있을 뿐, 낮은 자들을 외면할 때 마침내 공산주의가 출현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독교는 빛과 소금의 양 날개, 사랑(우익)과 공의(좌익)의 양 날개를 달고 엄청난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십자가 정신으로 한국사회를 치유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