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3월 3일 미디어협동조합 국민 TV가 창립을 했다. 그 일에 용민pd가 많은 준비위원들과 함께 앞장을 섰다. 그리고 TV개국에 앞서 4월 1일 라디오가 개국을 했다. 사옥을 준비 중이라 임시로 벙커원 방송실에서 시작을 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듣는 12시간 방송이지만 그 방송을 통해서 아들의 음성을 들으니 감개무량했다. 그리고 4월에 합정역 부근에 웰빙센터의 두 층(6층 사무실, 9층 방송실)을 새사옥으로 마련한 후 18시간 방송하게 되었다.

특별히 방송국이 합정역 부근이어서 부모의 입장에서 마음의 감회가 남달랐다. 그 장소는 극동방송국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극동방송국에서 취재 리포터를 시작한 때는 1993년 대학 1학년 때였다. 지금부터 꼭 20년 전의 일이다. 그 당시는 라디오 키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국민TV의 중심인물이 되어 활동하고 있으니 부모로서 그 동안 받은 상처들이 다소간에 위무(慰撫)되는 느낌이다.

지금까지 20년간의 아들의 방송일은 험로의 여정이었다. 1998년 정식 직원으로 발령 받은 후, 창원방송국과 영동방송국 등에서 지방 근무한 후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게 되는 기쁨도 잠시였다. 자기 홈페이지에서 조용기 목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퇴직을 당했고 모처럼 입사한 기독교TV에서도 비리투성인 사장과 맞서다가 노조에 가입했던 많은 직원들과 해고를 당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 때부터 그의 방송일은 보따리 신세였다. 다행이 일반 방송국들이 그의 재주를 인정하여 많은 프로그램을 맡기었고 몇 개의 대학에서 강사일을 함으로 나름대로 바쁜 시간들을 보냈지만, 늘 아쉬운 것은 기독교 방송일을 못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2008년 그렇게 희구했던 CBS라디오 ‘시사자키’ 주말 방송 앵커를 맡게 되었다. 아들은 너무 신나했다. 그러나 그 일도 오래 가지 못했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의 급서(急逝)로 온 나라가 반정부 기운으로 들썩일 때 아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오프닝 멘트를 통해 강한 비판을 했던 것이다. 그 결과, 10월 개편과 함께 그처럼 소중히 여기던 앵커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 뿐이 아니라 4개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던 KBS 라디오에서도 모두 잘리게 되었다. 이 모든 시련에서 싹튼 것이 2010년에 탄생된 ‘나꼼수’였다.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팟캐스트였으나 놀랍게도 온 한국을 뒤흔들게 한 방송이 된 것이다.

이처럼 20년 동안 마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것 같은 아들의 방송 일을 우리 부부는 가까이 바라보면서 얼마나 조바심을 많이 쳤었던가? 그러면서 꽉 막혔다 싶었던 길들이 다시 열리고는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일만 해도 그렇다. 난데없이 출마했던 국회의원 낙선과 온갖 비난들, 나꼼수가 지지하던 대선 주자의 실패로 엄청난 상처를 받았을 뿐 아니라 이제는 어느 방송국도 부르는 곳이 없는 막막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한 때에 협동조합 중심한 국민TV를 만들겠다는 의론들이 나왔다. 그러나 너무나 막연한 발상으로 보였다. 3월 3일 발기인 대회 때도 과연 얼마나 호응할까 의심스러웠다. 출자금 100만원을 내는 발기인 400명만 되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려 1,000명이 호응했다. 그것이 발화점이었다. 그 때부터 조합원(1구좌 5만원)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14,000여명, 총 출자금 26억을 향해 가고 있고, 현재 12분 직원들이 매일 18시간 방송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조합원 3만 명이 되면 TV 방송을 할 예정이라니 너무나 가슴 벅차다.

보따리 방송일에 오랫동안 시달리면서 아들이 늘 하던 말은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다.’였다. 그런데 깊은 상처를 안겨 주었던 합정역 지역에 20년 만에 장고처럼 돌아와 언론이 장악되어 있는 암울한 현실에서 공정한 언론의 소리들을 등대의 불빛처럼 밝혀내고 있는 흐뭇한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 그저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다음과 같이 기도할 뿐이다. “주여, 이곳에서 방송의 큰 나무를 키움으로 앞으로 동생과 함께 방송선교의 문도 열릴 수 있게 도와주옵소서.”

(국민TV 주소: http://kukmin.tv)
(라디오 청취방법: 국민TV 홈페이지 http://kukmin.tv 팟빵닷컴 http://PODbbang.com)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스토어, 안드로이드마켓 '팟빵' '국민TV' 검색)을 통해 전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방송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