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마르투스)

이규왕 목사, 목장기도회 첫째 날 저녁 집회서 '회개와 용서' 강조
구권효 | make1@martus.or.kr

이규왕 목사(수원제일교회)가 예장합동 목사·장로들에게 교단을 위해 눈물을 흘리라고 주문했다. 전국 목사 장로 기도회(목장기도회) 첫째 날 6월 3일 저녁 집회는 '통회와 자복'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설교자로 나선 이 목사는 교단 현실을 신랄하게 드러내면서 진실하게 회개하고 사랑으로 용서하자고 말했다. 

▲ 이규왕 목사가 목장기도회 첫째 날 저녁 집회 설교자로 나섰다. 이 목사는 교단 현실을 예리하게 드러내며 회개와 용서를 촉구했다. ⓒ마르투스 이명구

 이 목사는 설교 시작부터, 지금은 은혜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개하기 위해 모인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나님이 참석자 모두에게 눈물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몇몇 총회 정치꾼 때문에 교단 전체가 조롱거리가 되었지만, 모든 목사·장로들에게도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교단을 위해 기도하지 않고, 문제를 일으킨 목사들을 총회로 보낸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호소했다.

이규왕 목사는 지난해 9월 2일 열린 '기도한국2012' 준비위원이었다. 그는 당시 교단의 비전을 제시하는 기도를 인도했다. 이 목사는 "기도한국이 성황리에 끝나고 이제 우리 교단이 잘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점점 어두워지는 교단 현실을 보면서 이 목사는 시험에 들 뻔했다고 고백했다. '기도는 기도고 현실은 현실이다', '아무리 기도해 봐야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 인간이 그 인간이다'며 깊은 회의에 빠졌다고 토로했다.

이 목사의 지적은 날카로웠다. 권력을 맛본 인사들이 마치 소금물을 마신 사람처럼 멈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교단이 크고 사람이 많은 것을 자랑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교단이 작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지금 쥐약을 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빨리 해독제를 먹어야 된다고 말했다. 회개하지 않으면 예장합동은 죽게 될 것이라고 이 목사는 경고했다.

하지만 이 목사는 이 어려움이 하나님이 마련하신 디딤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은 걸림돌이지만, 이로 인해 총회의 죄악을 회개하고 자성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만약 이렇게 부패했는데도 교단이 계속 성장과 부흥을 거듭한다면, 하나님께서 아예 버리신 증거라고 이 목사는 말했다.

걸림돌이 디딤돌이 되려면 9월에 있을 98회 총회를 잘 치러야 한다고 이 목사는 말했다. 97회 총회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지탄 받는 총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 이상 싸움질하는 총회, 조폭 집단 같은 총회가 아니라 말 그대로 성총회,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해지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몇몇 총회 정치꾼들을 겨냥해 "정치로 교단 말아먹으려면 차라리 국회의원이 돼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 목사는 특히 지역구도에 따른 갈등을 소멸하는 총회를 만들자고 촉구했다. 그는 "바울이 가장 경계했던 것이 교회 안에서 파당을 짓는 일이었다"며 "전라도와 경상도, 이북과 이남이 없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호남에서, 영남에서, 서북에서 총회장이 나오면 어떠냐. 그 사람이 진정 우리 교단을 살릴 수 있는 총회장이면 된다"고 덧붙였다.

진정한 회개와 함께 용서를 잊지 않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인정하면 교회는 그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짜 문제는 죄를 회개하지 않고 정직한 척하는 위선이라고 이 목사는 말했다. 끝까지 회개하지 않는 사람은 철저하게 발본색원해서 엄벌해야 하지만, 총회에 끼친 손해에 대해 보상하겠다고 자복하는 사람에게는 용서를 베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 설교를 들은 2000여 명의 목사·장로들은 '통회와 자복'을 주제로 기도했다. ⓒ마르투스 이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