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름성경학교와 중고등부 수련회 기간이 너무나 짧아졌다. 대부분 교회가 1박 2일 동안 진행하고 끝내 버림으로 너무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 6.25 사변 이후부터 90년대 초까지는 여름성경학교와 중고등부 수련회는 교회 행사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기간도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긴 기간이었다. 여름성경학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새벽까지 개최했고, 중고등부 수련회도 교회당을 벗어난 야외 지역에서 3박 4일 동안 진행했다.

그러므로 여름성경학교 기간 동안 온 교회 교역자들과 교사들은 물론이고 많은 제직들이 20-30명의 교사들을 대접하기 위해 땀 흘리어 봉사를 해야 했고, 중고등부나 청년부 수련회 시에는 무더위나 장마 속에서도 많은 제직들이 식사봉사나 차량봉사를 위해서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교회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엄청난 봉사자들이 수고가 따랐지만, 그런 속에서 교회와 사회를 위한 미래의 일꾼들이 양육될 수 있었다.

내가 교회학교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1950년 후반기인 고등학생 때였다. 여름성경학교에서 서기의 일로 시작한 것 같다. 본당 가득 모여든 아이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너무 힘들었지만, 여름성경학교는 축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교사들이 목이 쉬도록 수고한 후에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점심시간이었다. 당시는 교회가 식당시설이 없기 때문에 꽤나 잘 사는 중직이나 제직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식사하고 했다. 전쟁 이후에 배고픈 시절에 상 가득 차려진 푸짐한 음식을 정신없이 먹던 생각이 지금도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여름성경학교나 청소년수련회가 오랫동안 진행할 수 없는 이유가 참석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제법 신앙이 있는 부모들도 자녀들이 교회행사에 오래 참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유는 조금만 다른데 한눈을 팔아도 경쟁사회에서 낙오자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교회보다는 사회가 더 즐길 거리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에는 사회문화에 비해서 교회문화는 너무나 고리타분해 보일 것이 분명하다.

1980년대 이전까지는 사회보다 교회가 훨씬 문화적으로 우월한 단계에 있었다. 일찍이 선교사들이 가지고 온 선진국 문화들의 재미거리 때문에 사회보다 교회가 앞선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여름성경학교나 수련회 때나 문학의 밤, 그리고 크리스마스 행사 때에 많은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들이 교회로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그리고 많은 재미난 이야기들과 연극, 음악, 리크레이션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푸짐한 상품과 간식거리를 먹을 수 있었다.

그런 교회 문화 속에서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어 오늘 한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언젠가도 소개한 어느 분의 컬럼이 이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번 대통령 후보 토론회 때 명 사회자로 이름을 날린 고려대학교 염재호 교수를 얼마 전에 만났는데 제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과거 교회 학창시절에 진행했던 문학의 밤이라든지, 기타 자치회를 진행했던 경험들이 오늘날 저에게 있어서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 같은 고백은 그 교수만의 고백은 아닙니다. 이 주간 개봉한 영화 ‘커플즈’의 정용기 김독도 동일한 고백을 제게 했습니다. ‘제가 영화감독이 되기까지는 학창시절에 했던 문학의 밤이라든지, 기타 행사들이 오늘날 저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확연히 달라졌다. 한국사회 문화는 교회 문화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급격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현란한 문화의 색조들이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동시에 그 오염된 문화로 많은 청소년들을 병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그 병을 예방하거나 치유할 아무 대책이 없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이다. 오히려 한국의 교육이 청소년들의 병을 치유하기 보다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한국의 교육의 맹점은 인성이나 철학교육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각자 타고난 재능을 키워주는 일에는 등한히 하고 일방적 주입식 지식 습득에만 치우치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는 어떠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가? 많은 청소년들이 교회학교에 출석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최고의 문화시설과 문화기재를 갖추는 것일까? 아니다. 아무리 사회 수준과 맞먹는 최고의 시설을 갖추어 교육을 한다 할지라도 일주일 동안 경쟁식 교육과 오염된 문화에 길들은 청소년들을 바르게 교육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과도한 경쟁의식과 부도덕의 오염에 물든 그들을 살릴 수 있는 길은 교회가 맑은 샘이 되는 데 있다. 많은 샘은 성경 말씀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우리는 유대인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다. 유대인은 수천 년 동안 나라를 뺏기고 세계 각국으로부터 추방과 학살을 당하는 참담한 역사 속에서도 많은 인재를 배출하여 지금 세계 많은 곳에서 종교나 사상, 정치와 철학, 문학과 예술, 신문과 금융의 기둥들을 대거 차지하게 만들고 있다.

유대 나라는 강원도만한 작은 땅에 불과하나 ‘인재 박스’와 다름이 없다. 그러면 유대인의 인재 양육법은 무엇인가? 신 6:4-9절에서 가지의 교육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유대인의 교육은 거의 가정과 회당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유대인의 부모는 자녀들이 진리를 깨닫도록 앉아 있을 때든지, 길을 걸을 때든지, 누웠을 때든지, 일어날 때든지 가정에서 가르치기를 쉬지 않았다.

모세는 어릴 때 어머니 요게벳의 젖을 먹고 자라면서 받은 교육 때문에 나중에 애급의 궁중에서 최고의 교육을 받고 많은 이방신 문화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유대인 정신을 잃지 않았다. 또한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회당에서 교육을 받았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일반 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다음에 집으로 가지 않고 유대인 회당에 가서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교육을 시키는 곳은 교회뿐이다.

이제 학교나 학원은 모두 지식 위주의 교육장으로 전락했다. 그만큼 교회의 책임이 커진 것이다. 교회학교는 화려한 프로그램이나 흥미 위주의 이벤트 중심의 교육보다도 단 몇 분이라고 성경을 진지하게 가르치기에 힘써야 한다. 아무리 최고급의 교육시설이나 교사로도 부도덕의 오염이 만연된 이러한 환경에서 아이들과 청소년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없다. 성경의 말씀만이 부도덕으로 오염된 인간을 치유하여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히4:12-13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나니 지으신 것이 하나라도 그 앞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고 오직 만물이 우리를 상관하시는 자의 눈앞에 벌거벗은 것 같이 드러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