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계절별 풍속 24절기 중 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를 ‘망종(芒種)’이라고 합니다. 하지(夏至)가 가까운 음력 5월, 양력으로는 6월 6일 무렵이 됩니다. 망종이란 ‘벼, 보리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 할 적당한 시기’라는 뜻입니다. 이 시기는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는 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무렵에는 사마귀나 반딧불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매화가 열매 맺기 시작합니다.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겹치는 이 무렵에는 보리농사가 많은 남쪽일수록 더욱 바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때는 “망종에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 만큼 일 년 중 제일 바쁜 시기입니다. 비가 끊임없이 내리며, 농가는 모내기 준비로 바쁘게 됩니다.

망종에는 ‘망종보기’라 해서 망종이 일찍 들고 늦게 듦에 따라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칩니다. 음력 4월에 망종이 들면 보리농사가 잘 되어 빨리 거두어들일 수 있으나, 5월에 들면 그해 보리농사가 늦게 되어 망종 내에 보리농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망종 시기가 지나면 밭보리가 그 이상 익지를 않으므로 더 기다릴 필요 없이 무조건 눈 감고 베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곡식의 종자를 뿌릴 수 있고, 논에 모를 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곡식의 종자를 뿌리는 망종(芒種)은 일 년에 단 한차례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영적인 망종(芒種)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뿌려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정한 올해 영적 망종(芒種)은 4월 21일과 11월 3일 즉 ‘행복한 초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종은 일 년 농사를 위한 씨뿌리기와 모내기에 집중하는 가장 바쁜 시기이듯 행복한 초대는 영적인 추수를 위해 온 교회가 힘쓰는 가장 바쁘고 중요한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근고개에서 교회로 들어오는 길 가에 빨간 칸나가 예쁘게 줄지어 있습니다. 그 꽃을 볼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기쁘고 즐거워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봄, 우리 교회 한 집사님이 씨앗(알뿌리)을 심었던 것입니다. 그 집사님은 장애가 있어서 매우 불편한 몸이었지만 혼자서 그 많은 알뿌리를 심었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지만 혼자 몇 배의 수고를 하며 알뿌리를 심었습니다. 그랬더니 홍익교회로 오시는 모든 성도님들뿐만 아니라 그 길로 다니는 온 동네 주민들의 마음이 즐거워졌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126:5).”

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정말 맞습니다.

지금은 씨를 뿌려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영적인 망종(芒種)입니다. 발등에 오줌 쌀 만큼 바쁘고 힘들어도 때를 놓칠 수 없습니다.

/홍익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