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2:16-17)

오늘은 종교개혁주일입니다. 지금부터 496년 전인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가 자신이 섬기던 비텐베르크성당에 당시 캐톨릭의 부패상, 타락상을 95개 조항으로 정리해서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이것이 종교개혁의 불길을 타오르게 했습니다. 이 날을 기념해서 교회는 매년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 기념주일로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시 교회의 타락상이 무엇이었습니까? 겉으로 드러난 문제는 면죄부였습니다. 루터가 자신이 섬기던 비텐베르크 성당에 붙인 95개 조항을 살펴봐도 대부분 면죄부에 관련된 것들이었습니다. 당시 교회는 교회에서 판매하는 면죄부를 사면, 연옥에 가 있던 부모 형제들이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당시의 테첼이라는 교황청 대사는 “면죄부를 사는 동전소리가 헌금함에 ‘짤랑’ 울리자마자 연옥에 있던 부모 형제들이 천국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원색적으로 주장하면서 성도들을 자극했습니다. 그러니까 당시의 순진한 성도들이 너도나도 면죄부를 샀습니다. 결국 교회는 면죄부를 팔아 막대한 경제적인 부를 누렸습니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난 문제는 면죄부 판매였지만, 이것은 당시의 교회가 가르쳤던 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당시 교회가 신학이 잘못되었던 것입니다. 당시 교회는 율법을 지켜야 구원받는다는 일종의 율법주의자들처럼 가르쳤습니다. ‘구원은 행함으로 받는다’고 가르쳤습니다. 다시 말해 천국에 들어가려면 공로를 쌓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하나님이 제시하신 공로의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을 충족시켜야 천국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 연옥에 가고, 사도나 교부같은 사람들은 그 기준보다 더 많은 공로를 쌓아서 천국에 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공로는 교회에서 보관하고 있고,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죄를 면해주는 면죄부를 팔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이 면죄부를 사면 공로가 부족해서 연옥에 가 있는 부모 형제들의 공로가 채워져서 천국으로 옮겨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르침은 성경의 진리가 아니었는데, 당시 성도들이 어리석게 그냥 믿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주목하고, 당시 교회의 잘못된 가르침을 전면적으로 부정한 사람이 루터였습니다. 루터는 “면죄부판매는 성경의 진리가 아니다. 면죄부를 산다고 천국 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받고 천국 간다.”고 외쳤습니다. 당시 루터는 종교개혁을 하면서 세 가지 구호를 내 걸었습니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은혜(sola gracia!)', ‘오직 믿음(sola fide!)' 이것이 당시 종교개혁의 구호였습니다. 성도의 신앙생활은 성경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모든 성도는 성경의 가르침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모든 성도들은 성경이 가르치는데까지 가고, 성경이 멈추는 곳에서 멈춰야 합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성경을 가르치려 하고, 성도들은 성경을 배우려고 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한국교회가 성경을 안 가르치고 안 배웁니다. 오히려 이단들이 더욱 성경을 가르치고 배우는데 열심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의하면, 성도의 구원은 공로를 쌓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요, 그 ‘하나님의 은혜를 믿음으로 가능하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경의 진리입니다. 그러므로 당시 루터의 주장이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의 의롭다함을 얻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됩니다. 구원받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천국가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 모든 것이 은혜요, 하나님의 사랑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 안에는 이런 루터의 주장을 터무니없이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직 은혜로!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와 하나님의 명령 따위는 필요없는 것처럼 가르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은혜의 시대에 구약성경은 알 필요없다. 그저 예수님만 잘 믿으면 된다.’ 이런 식으로 가르치는 목회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 구원파들입니다. 이들은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기 때문에 그 은혜를 누리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제 어떻게 살아도 상관없다고 가르칩니다. 이것은 명백한 잘못입니다. 성경은 전혀 그렇게 가르치지 않습니다. 성도의 구원이 ‘하나님의 은혜로! 믿음으로!’ 되는 것은 맞지만, 구원받은 성도는 율법의 가르침을 따라 살아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것이 성경의 진리입니다. 성경 66권에서 단 한 권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 성경이 없습니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에서 계시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은 성도의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성도의 하루하루 삶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살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와 명령을 따라 살기를 원하시고 요구하십니다. 왭니까? 그래야 성도가 행복하고 건강하고 가치있게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이 뒷받침되지 않는 예배, 삶이 뒷받침되지 않는 헌금과 기도, 그리하여 세상과 구별됨이 없이 드려지는 모든 신앙적인 행위를 하나님은 기뻐 받지 않으실 뿐 아니라 분노하십니다. 그러므로 삶을 강조하지 않는 교회는 잘못된 교회요 타락한 교회입니다. 그러므로 정통 교회에서는 구원파를 이단이라고 정죄했습니다. 이렇게 구원파를 이단이라고 해놓고, 막상 많은 교회 강단에서 구원파 같은 식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입니다. 율법이 성도의 생활에서 폐기된 것처럼 가르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의 본질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오늘날 종교개혁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깊이 돌아봐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의롭다 함을 얻고, 예수님을 믿음으로 구원받고 천국백성이 되었으면, 이제 구원받은 성도는 이 땅에 사는 동안 예수 믿기 전의 삶을 더 이상 살면 안됩니다. 아니 그렇게 살래야 살 수 없습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5:17) 외치면서 자기 생각대로, 자기 욕심대로 살던 삶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려고 애를 씁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믿게 되면, 예수 믿기 전의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이 달라집니다. 가치관이 달라지니 생각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니 말이 달라지고, 말이 달라지니 행동이 달라집니다. 이것이 정상입니다. 이런 행동이 뒤따르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없으면 그 믿음은 참 믿음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여전히 세상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말하고 행동한다면, 그 사람의 믿음은 짝퉁 입니다. 구원받았다고 하면서, 천국백성이 되었다고 믿으면서 그 마음과 생각이 여전히 세상 지향적이라면, 그 믿음은 가짜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 야고보의 가르침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 야고보서가 성경 전체의 진리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야고보서의 가르침을 뼈속깊이 새겨야 합니다. 오늘 말씀 14절을 보겠습니다. “내 형제들아 만일 사람이 믿음이 있노라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그 믿음이 능히 자기를 구원하겠느냐”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참 믿음은 반드시 행함을 수반한다는 것입니다. 믿음은 반드시 행함을 낳는 것입니다. 17절에 “이와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 했습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은 귀신에게도 있습니다. 19절에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귀신들도 하나님을 믿습니다. 귀신들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었습니다. 귀신들이 예수님을 보자마자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이렇게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말이 중요합니다. “당신과 우리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했습니다. 귀신들도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었습니다. 안 믿는 것이 아닙니다. 잘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 믿음이 귀신들의 삶에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 믿음이 어떤 영향을 행사하지 못했습니다. 귀신의 믿음은 행함이 없는 믿음이요, 그런 믿음은 죽은 믿음이요, 이런 죽은 믿음 가지고서는 하나님께 갈 수 없다는 것이 야고보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면서 야고보는 그 예로 아브라함을 듭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독자 이삭을 바치라는 불합리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습니다. 믿음이 행함을 낳은 것입니다. 이런 행함으로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야고보는 22절에서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네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케 되었느니라” 했습니다. 산 믿음은 반드시 행함을 낳습니다. 그리고 행함으로 그 믿음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또 야고보는 여리고의 기생 라합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그 옛날 이스라엘백성들이 출애굽해서 가나안에 들어갈 때, 기생 라합도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여리고 군인들 편을 들지 않고 이스라엘 정탐꾼 편을 드는 행함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야고보는 26절에서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했습니다. 이것이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입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요, 그런 죽은 믿음 가지고는 천국에 갈 수 없습니다.

이것은 구약성경이나 신약성경이나 동일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모세를 중심으로 출애굽 한 이스라엘백성들에게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받은 성도들에게나 요구하시는 것이 동일합니다. 우리 하나님의 요구는 시대를 초월해서 변치 않으십니다.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제 구원받았으면, 구원받기 전의 모습대로 살지 말고, 새로운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전의 모습대로 살지 말고,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규례와 법도와 명령을 따라 살라는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의 명령에 귀를 기울이고 순종하려는 것이 진짜 믿음입니다.

진리가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많은 강단에서 구원파같은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율법이 필요없는 것인양, 멋대로 살아도 괜찮은 양 가르칩니다. 삶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성도들이 ‘주여! 주여!’ 하지만, 실제로는 믿음과 삶이 따로 놉니다. 예수 믿는다고 하면서 세상 사람들과 하등 다를 바가 없습니다. 똑같이 먹고, 똑같이 입고,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고, 똑같은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을 가지고 삽니다. 여전히 세상 부귀영화 좋아하고, 돈을 사랑하고, 권력 지향적이고, 높아지려 하고, 대접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서로 싸우고 다툽니다. 이것이 죽은 믿음이요 이것이 귀신의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 갖고서는 하나님께 갈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오늘날 한국교회는 야고보서의 가르침을 주목해야 합니다. 야고보서는 루터가 착각한 것처럼 ‘행함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참 믿음이 있어야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참 믿음이 무엇입니까? 귀신의 믿음처럼 그저 머릿속으로 ‘예수님이 구세주이고 하나님의 아들임을 인지하는’ 정도! 예수 믿는다면서 여전히 세상적인 가치관으로 살도록 하는 믿음! 그런 행함이 없는 믿음은 참 믿음이 아닙니다. 그런 정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습니다. 참 믿음은 그 믿는 대상을 신뢰하기 때문에 거기에 자신의 삶을 겁니다. 그 믿는 대상이 가르치고, 요구하는 것을 목숨 걸고 지키려고 하고 순종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믿는 믿음도 반드시 행함을 수반합니다. 무슨 행함입니까? 우리를 구원해주신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하려는 행함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는 행함입니다. 예수님이 무엇을 가르치셨는지, 예수님이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성경 말씀을 통해 알아보려하고, 그 요구와 명령을 마음에 새기고 순종하면서 살려는 행함을 보이는 것입니다. 왭니까?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해 주신 구세주이요,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것, 요구하신 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생명길로 인도하고, 영생길로 인도하는 진리의 말씀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명령과 요구에 절대 순종하려고 합니다. 예수 믿기 전의 생각, 예수 믿기 전의 계획, 세상의 욕심 다 내려놓고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진리로 무장해서 그 진리로 살려고 몸부림을 치고 발버둥치는 것입니다. 이것이 살아있는 참 믿음이요, 이런 믿음이 있는 자라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야고보 사도는 외치고 있습니다.

오늘 종교개혁주일을 맞이하면서 우리 중앙의 성도들은 죽은 믿음의 소유자가 아니라, 행함이 있는 산 믿음의 소유자들이 되어서 천국의 주인공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