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교회의 모습은 너무나 창피하다. 그동안도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비리들, 성 스캔들, 논문 표절, 교회세습들, 조폭과 가스총이 등장했던 합동측 총회사태, 5년 동안 법정싸움만 일삼는 감리교단 사태, 불법금권선거로 양분된 한기총(韓基總) 추태, 장로 대통령이 남긴 실정(失政)과 친인척, 측근 비리들이 한국사회로부터 온갖 비난거리가 됨으로 한국교회의 위상은 한없이 추락된 상태였다. 그런데다가 최근 들어서는 더욱 고개를 들 수 없는 사건들이 연일 터지고 있으니 부끄러움으로 인해서 고개를 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난 10월 25일에는 기독교인도 아니었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예배가 몰지각한 목사들 중심으로 개최되어 기독교 내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설교를 맡은 김영진 목사는 “새마을 운동이 있었기에 한국이 발전할 수 있었고 아름다운 축복의 나라가 되었다”고 박정희 대통령을 찬양했다. 이어 “한국은 독재해야 돼. 정말이야 독재해야 해. 하나님이 독재하셨어.”란 말을 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목사라고 거룩한 강단에서 설교를 계속하고 있는지 너무나 한심하고 부끄럽다.

더욱 충격스러운 소식은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자랑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한국교회 급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조용기 목사의 비리와 불륜사건이다. 그 교회의 ‘교회바로세우기장로기도모임’은 11월 14일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조용기 목사와 그 일가의 부패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관련된 구체적 증거와 문건, 영수증 등을 공개했다. 조용기 목사는 수천억의 재정비리 뿐 아니라 퇴직금 200억, 지금까지 매월 7천여만을 받고 있다는 폭로이다.

또한 소프라노 출신의 한 여인과 불륜을 저질렀고 그 불륜을 무마하기 위해 그 여인에게 15억을 주었다고 공개함으로 한국교회 뿐 아니라 온 한국사회가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구체적인 증거물을 제시하면서 폭로했음에도 조 목사는 신문광고를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11월 17일 주일날 설교하면서 자기의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니 그 후안무취 함에 우리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을 더욱 부끄럽게 하고 있다.

어찌 그 뿐이겠는가? 한국교회가 ‘맛 잃은 소금꼴’이 되어 한국사회로부터 밟히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앞에까지 그 추태를 보인 사건이 ‘WCC 부산총회’에서 벌어진 것이다. 지난 11월 8일 폐막한 WCC 부산총회는 한국교회에 열매와 과제를 동시에 안겨준 값진 대회로 기억될 만하다. 세계 기독교 2000년 역사 속에서 교회가 세워진지 130년 밖에 되지 않는 나라가 140여 개국 2800여명의 크리스천 리더들을 초청한 것 자체가 세계 교회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그런데 이런 세계적인 기독교잔치에 한기총(韓基總)을 비롯한 보수 교단들이 몇 달 동안 계속적으로 반대집회와 선언서를 발표함으로 사회로부터 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가 된 것이다. 한국인 정서는 아무리 부부간이나 가족 내에 불화가 있을지라도 외부 손님을 맞을 때나 집안행사가 있을 때에는 감정을 자제하고 손님을 정성껏 맞이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세계적인 기독교 지도자들을 모셔놓고 한국교회 분열상을 노골적으로 보여준 꼴이 된 것이다.

WCC부산총회철회촉구위원회 등에서 WCC를 반대하는 이유는 ‘종교다원주의를 인정 한다’, ‘성경관에 문제가 있다’, ‘동성애를 인정 한다’, ‘용공주의이다’ 등 4가지로 분류된다. 물론, WCC가 신학적으로 엄청난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WCC 가맹 교단 중에 그렇게 주장하는 곳이 어디에 있는가? 그 가운데 한 두 사람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WCC 전체가 주장을 하는 양 반대한다는 것은 신학적인 명분이 빈약하다.

여하튼 모처럼 한국을 방문했던 3천여 기독교 리더들이 한국교회에 대한 나쁜 이미지만 가슴에 품고 돌아가지 않았을까 심히 우려하는 마음이 크다. 한국교회가 세계교회 앞에 위상을 한껏 높여 마지막 때 선교주도국가로 우뚝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무산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참으로 안타깝다. 더 이상 한국교회가 추락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은 한국교회가 더 망신하도록 만드실지 모른다는 생각에 심한 두려움을 느낀다.

한국교회여, 하나님의 뜻을 떠나 살고 있던 이스라엘을 향해 이사야를 통해서 들려주시던 말씀을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경고로 듣는 영적 귀를 가지자. “너희가 어찌하여 매를 더 맞으려고 더욱 패역하느냐(사1:5)” 아니 된다. 이제는 더 이상 누구 탓으로 돌리기보다 깨닫는 자부터, 깨닫는 목회자부터, 깨닫는 교회부터 돌이켜 하나님 앞에 ‘한국교회가 이 모양이 된 것은 나의 연고입니다.’라고 가슴을 치며 회개하자. ‘이제부터 소금과 빛으로 살겠습니다.’라는 결단의 고백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