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제명, 1979년 YS가 유일… 성사보다 ‘이벤트’ [경향신문 5면]

새누리당이 추진 중인 민주당 양승조·장하나 의원 제명은 가능할까. 새누리당은 두 의원의 제명 사유로 ‘국회법 제25조 국회의원 품위유지의무 위반’ ‘국회의원 윤리강령 위반’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 위반’을 제시했다. 제명안이 제출되면 크게 3단계를 거친다. 국회 윤리특위에 제출된 후 징계심사소위로 회부된다. 징계심사소위와 윤리특위 표결은 모두 무기명 비밀투표다.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윤리특위 15명 중 새누리당 소속은 8명으로 표 대결을 할 경우 두 의원 제명안은 가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야당은 윤리특위 단계에서 지난해 개정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제명안을 ‘이견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 안건’으로 보고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할 수 있다.

윤리특위에서 제명안이 의결돼 본회의로 회부되면 역시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친다. 국회의원 제명안이 통과되려면 개헌 정족수와 마찬가지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새누리당 의원은 155명이고 친여 성향 무소속이 3명이다. 제명안을 통과시킬 정족수에는 턱없이 부족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여당이 제명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야당을 계속 압박해 정국 주도권을 쥐는 동시에 대로한 청와대의 심기를 헤아린 것으로 보인다. 성사보다는 ‘이벤트’에 가까운 셈이다.

이랬던 여당… DJ·노 대통령 때 ‘공업용 미싱’ ‘개X놈’ [경향신문 5면]

현 여당은 야당 시절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대통령 인신공격을 반복한 전과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대통령 공격이 거의 일상화됐는데.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2003년 7월 노 대통령을 가리켜 “과연 이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나는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해 9월 김무성 의원은 아예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병호 홍보위원장은 2003년 8월 노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하며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인다” “생긴 게 똑같다”는 국가원수 모독 발언을 거리낌없이 했다. 그해 8월 한나라당 의원 24명은 연극 <환생경제>에서 노 대통령을 빗댄 극중 인물 노가리를 향해 ‘육XX놈’ ‘개X놈’ 등 원색적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 박근혜 대표는 객석 앞자리에서 박장대소하고 박수를 치며 연극을 지켜봤다.

지난해 대선날인 12월19일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 공보단장이던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설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선무효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선거불복’ 발언을 했다. 자기들은 대통령 모독, 선거불복해도 괜찮고, 남은 안 된다는 건가. 당신들이 뭔데.

채동욱·임 여인, 본지 婚外子 보도 전후 수차례 연락 [조선일보 1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조선일보의 혼외자(婚外子) 보도(9월 6일) 전후로 이틀간 생모로 지목된 임모 씨와 집중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보도다. 임씨가 채 전 총장 명예를 훼손했다는 시민 단체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 의해 드러난 건데. 직접 통화한 것은 아니고. 코스닥 기업 F사 이모 부사장 등이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의심은 ‘서로 말맞추기’를 함으로써 혼외자 의혹을 부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채동욱 전 총장의 반응이 궁금하다.

그러나 조선일보야 말로 이 문제와 관련해 우선적으로 해명할 처지다. 채 전 총장 혼외자로 지목된 채 모 군 정보를 어떻게 확보했는지에 관한 부분이다. 얼마전 오영중 변호사는 “조선일보의 당시 보도는 그 내용을 볼 때 교육기본법, 초등교육법, 주민등록법, 출입국관리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위반 등의 위법행위를 통해 얻어진 정보에 기초해 있다. 따라서 조선일보의 보도는 이러한 범법행위를 방조한 것으로 봐야 하고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 제4조와 6조를 위반한 것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원전 비중 29%로 확대…‘ 탈원전’ 거꾸로 가는 정부 [경향신문 1면]

정부가 2035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을 29%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는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이 잡힌 원전 이외에도 원전 6~8기를 추가 건설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안(2013~2035년)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보고했다.

원전 비중 29%는 이명박 정부가 수립했던 목표치 41%보다는 낮지만, 현재 원전 비중 26.4%보다 2.6%포인트 높다. 앞서 에너지기본계획 민관 워킹그룹(실무모임)에서 권고한 원전 비중 22~29% 범위에서 최대치를 목표로 잡은 것이다. 결국 정부가 원전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서발 KTX’ 분리…코레일, 한해 1417억 순손실 본다 [한겨레 6면]

철도노조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서발 KTX 자회사 법인 설립과 출자 계획에 대한 코레일 이사회의 의결이 있었다.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회사의 합법적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건 상식적 짐작이다. 그러나 신규 업체가 수서발 KTX를 운영할 경우, 코레일이 한해 1417억원의 순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코레일의 기존 KTX 매출이 매년 5000억원 남짓 줄어드는데다, 신규 업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순수익 증가분은 연간 119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민영화의 값비싼 비용을 코레일이 대신 치르는 셈이다. 코레일은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이틀째인 10일 예정대로 이사회를 열어 신규 업체 설립을 의결했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수현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코레일의 이사회 보고 문건을 보면

최연혜 코레일 사장, 취임 전엔 “경쟁 도입은 국가경제 파탄”이라더니… [한겨레 6면]

이번 KTX 자회사 의결 강행한 코레일 최연혜 사장이 지난해 1월에는 정작 “국가 기간 교통망인 고속철도에 민간 참여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동원해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국민 편의와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사장은 지난해 1월31일치 <조선일보> 31면에 ‘전 한국철도대학 총장’이란 직책으로 기고한 ‘국익에 역행하는 고속철도 민간 개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근 국토해양부는 고속철도 민간 개방 정책을 발표했다. 그 이유가 경쟁체제 도입에 있다는데, 이는 철도 및 교통산업의 특성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철도공사와 광역버스 등이 출혈 경쟁한다면 국민 편의와 국가경제는 파탄에 이를 것이다. 국가 기간 교통망인 고속철도에 민간 참여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동원해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덧붙였다.

최 사장은 이어 “(2004년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산업인 철도를 토막 내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논리가 잘못됐다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추진한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 운영’이 잘못됐다는 의견을 인용했던 것이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지적했다. 최 사장은 “복잡한 기계와 설비, 여러 사람의 손발이 완벽하게 맞아야 안전이 담보되는 철도의 특성상 운영 기관 다원화는 사고의 위험을 키운다”며 “수익에 민감한 민간기업이 안전 투자에 적극적일 리 없다”고 말했다.

최 사장의 이 글은 파업에 들어간 철도 노조의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 운영은 궁극적으로 철도 민영화를 낳을 것”이라는 주장, “수서발 KTX 자회사 분리 운영이 효율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 읽기]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KTX 자회사 설립 / 정정훈 [한겨레 35면]

관심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철도 민영화와 무관한 것이냐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서 정정훈 변호사 칼럼을 살펴보자. “논쟁은 주로 수서발 KTX 자회사 자체가 민영화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철도 민영화의 우회로’라고 비판하는 이유는 자회사의 민영화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철도노조 등이 우려하는 것은, KTX 사업의 분할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철도공사가 적자를 보전할 수 없는 무궁화호·새마을호 등의 지역/적자노선과 화물운송 부문을 민간에 개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수서발 케이티엑스 자회사 설립이 철도산업 민영화의 마중물이라는 비판은 이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철도공사는 위와 같은 의문과 우려들에 대해서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생략된 것이다.”

경찰 “상습 불법시위 단체 도심행진 제한”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가 어제자에서 “앞으로 불법 시위 전력이 있는 단체가 도심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할 경우 도로 행진은 허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여기에 경찰 관계자는 화답했다고 한다. 그렇게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는 것이다.

동아일보가 문제제기하면 그게 여론이 되고, 그래서 경찰이 받아들인 것일까. 아니면 정권과 경찰이 우호적 언론을 시켜 먼저 그 사안을 보도케 하고, 여기에 답하는 형식으로 해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억압하려 하는 것일까. 지금 당장 진상을 알 길은 없다.

“같은 날 우회출자 법인과 주고받기식 거래 확인” 동아일보·채널A 검찰 고발키로 [한겨레 2면]

최민희 민주당 의원과 언론 단체들이 우회·차명 출자 의혹을 받는 동아일보와 그 계열 종합편성채널 채널A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동아일보는 2011년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실소유주인 고월로부터 자사 종편인 채널에이에 60억원을 출자받는 대신 고월이 짓는 골프장 타운하우스를 60억원에 분양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아일보가 환인제약 주식 50억원어치를 매입하고, 환인제약이 채널에이에 50억원을 출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최 의원은 동아일보가 우회 출자 상대와 같은 날짜에 주고받기식 거래를 한 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다음주 중 채널A의 허위와 부정에 의한 승인 등 방송법 위반 행위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검찰에 고발하겠다. 방송통신위원회 책임자들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도 함께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TV수신료 4000원으로 일방 인상안, KBS 여당 추천 이사들이 단독 의결 [경향신문 9면]

KBS가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수신료를 올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여당 추천 이사들이 단독 결정한 것으로 국회에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BS 이길영 이사장과 여당 추천 이사 7명은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불참한 채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 7월 수신료를 4800원으로 올리는 안을 단독 상정한 뒤 이를 반대하는 야당 추천 이사들과 대립해왔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 32년간 수신료가 2500원에 머물러 있었다”며 “수신료가 늘면 2100억원 정도의 광고수익이 줄어 공영방송의 재원구조가 정상화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KBS 축소액만큼 늘어나는 방송시장 광고는 MBC·SBS 등 다른 지상파 방송보다 종합편성채널에 직접적인 혜택이 갈 것이라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공영방송인 KBS의 정치적 공정성이 훼손돼 있고 콘텐츠 제작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논란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수정명령 제대로 반영 안했는데…교학사 교과서 최종승인 [한겨레 14면]

교육부는 수정명령에 따라 7종 출판사들이 제출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승인해 내년부터 학교에서 쓸 8종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수정·보완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수정명령을 받지 않은 리베르스쿨 출판사는 지난달 이미 승인을 받았다.

교육부가 수정명령에 따라 내용을 고친 고교 한국사 교과서 7종을 최종 승인했다. 하지만 교학사 교과서는 다른 6종과 달리 교육부의 수정명령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데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내용이 여전히 포함돼 있어 교육부의 승인 조처에 정당성 시비가 인다. 제주 4·3사건 관련 서술이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애초 사건이 경찰의 오인에 의해 발생한 듯이 기술한 부분과 “무고한 많은 양민의 희생”으로 표현된 부분을 “제주4·3특별법의 목적과 취지를 반영해” 더 명료하게 고치라고 수정명령했다. 하지만 교학사 교과서는 마치 민간인의 희생과 경찰 등의 피해가 동등한 것처럼 보이는 문구를 추가했다.

실상 민간인 희생이 3만명 정도이고, 경찰 등의 희생은 1000명 정도다. 4.3사건 관계자는 “(교학사 저자들이) 장난쳤다. 이게 어떻게 (수정심의회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 2013-12-11 김용민의 조간브리핑 팟캐스트로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