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나눔을 다시 시작하다(2013. 11. 21)

한국에 다녀온 후 다시 점심 나눔을 시작 했습니다 노동자들도, 어린이들도 우리를 잊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이 낮 익은 반가운 얼굴들이 엄마!~, 어꾼 쁘레야 예수~! 하며 여기저기서 우리를 반갑게 부릅니다. 느은, 츠믄, 싸이, 차이, 돈 그리고 다리가 한쪽이 없는 아저씨도 짐수레를 멈추고 껑충 껑충 한쪽발로 뛰어 옵니다

그 동안 이사람들이 우리가 없다고 굶기만 했겠습니까 마는 그래도 이 사람들의 곤고한 삶속에 점심 한끼를 건네주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하여 어꾼 쁘레야 예수! (예수님 감사합니다!) 라고 하며 도시락을 주고 받습니다. 어른들도, 어린이들도 점심밥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덩달아 기쁩니다. 바라기는, 도시락 위에 붙여서 나눠 주는 성경 말씀을 읽고 이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게 되기를 진심으로 원합니다.

그리고 사람들도 어서 주님을 영접하고 구원 받는 천국백성 되기를 간절히 소망 합니다 빵을 기다리듯 말씀을 사모하고, 육신의 병이 낫기를 소망하듯 영혼 구원에 관심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기 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을 하루속히 만나서 이들의 삶이 변화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도우시며 선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2013. 11. 30)

사람의 생각으로는 답을 찿을 수 없는 기이한 일입니다.
떼우선생과 러 선생이 학교에 다녀오면 피곤할 텐데 우리와 함께 장을 보고 야채를 씻고 썰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수고를 하고는 잠시 눈 부친 후 다음날 아침 새벽부터 다시 와서 땀을 흠벅 흘리며 파크라파오(태국식 돼지고기 볶음덮밥)을 만들어 놓고는 황급히 서둘러 출근을 합니다. 고기덮밥 도시락을 만드는 날이면 늘 그렇습니다. 덕분에 러선생의 남편인 위쳇교장과 떼우선생의 남편 미스터엑도 아침밥을 굶을 지경이라서 우리는 먼저 지은 밥을 들고 이집 저집 뛰어 다니기 일쑤입니다

장을 보러갈 때도 운전은 자기가 하겠다고 하고, 잠시도 자기 손이 쉬는 꼴을 못봐주는 부지런한 미스터엑은 빗자루를 들고 연신 거실쓸고, 주방쓸고, 또 마당도 쓸고 심지어는 여자들이 밥을 하느라 흘려놓은 음식물 자국들을 일일이 쫓아다니며 걸레질을 합니다 기계를 고치는 엔지니어로, 군부대의 도급을 맡은 미국 회사에 고용되어 한달에 보름쯤 일을 하니까 남는 시간이 많기도 한데 잠시도 쉴새 없이 일을 찿아서 하는 이런 사람 첨 봅니다

떼우선생과 함께 장을 보는 동안 엄마가 옥수수를 좋아하다고 삶은 옥수수 사놓고, 아버지는 두리안 잘 자신다고 두리번거리며 두리안 좋은것 찿아 다니고, 조금이라도 아버지가 불편하지 않도록 이것저것 이모저모로 살피며 챙기는 모습이 놀랍기만 합니다. 어떻게 이런일이.... 아마도 하나님이 우리를 이곳으로 보내시면서 현지에서 도와줄 이웃들을 미리 예비해 두신 듯합니다. 롱끄아 국경에 도시락을 내어 가는 일은 이렇듯 분주합니다.

훈자서는 몇일만 하면 질려버릴 텐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좋은 현지 동역자를 붙혀주셨으니 열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요 이렇게 일손을 돕는 이들이 아직 예수님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성령님의 말 할 수 없는 탄식이 이들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들도 속히 예수님을 영접하고 천국 백성으로 함께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롱끄아 국경시장에는 아픈 사람들이 참 많기도합니다

어떤 날은 약 상자 가득하던 약들이 동이 나버리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아픈 사람들이 많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제때에 먹을 것이 없으니 굶주리다가 음식이 생기면 폭식을 할 것이고, 노동이 고되니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겠지요. 청결하고는 아무상관 없는 듯이 사는 삶이, 아프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입니다. 위장병을 앓아도, 맨발로 다니다가 발 바닥이 찟어져도, 가지나 검은 얼굴에다가 부인병 으로 얼굴에 원숭이처럼 기미가 덮혀도, 무릎관절이 쑤시고 아파도 병원에 가볼 엄두도 못냅니다.

병원비가 없을뿐 아니라 이들은 손에서 손수레를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날그날 벌어야 새끼들 입에 풀칠이라도 하거든요 심지어 손수레 앞 네트에 아기를 재우며 일을 하다가 그도 여의치 않으면 이사람 저사람 손에 맡기듯 국경 길가에 아이를 방치한 채 일을 마친 뒤에야 아이를 데리러 옵니다 이처럼 고단한 이 사람들에게 점심에 한끼씩 빵이나 혹은 덮밥도시락을 건네주고 손잡아 주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를 엄마, 아버지라고 부르며 언제나 우리를 만나면 어꾼 쁘레야 예수~ 하며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날마다 우리의 일상을 도우시며 인도하시니 감사할 것뿐입니다.

○ 누가 이 세상의 재물을 가지고 형제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 줄 마음을 닫으면 하나님의 사랑이 어찌 그 속에 거하겠느냐
○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요일3:17~18)

사위와 색소폰(2013. 12. 01)

초등학교 때 엄마가 돌아가셨으니 힘들게 살아온 것이 불를 보듯 뻔한 일이다 무엇을 맘껏 해 봤을까 만 용케도 장신대 신대원까지 혼자 힘으로 마치고 목사가 된 우리사위..... 심성 곱고 올 곧은 삼열이가 우리 딸 은영이와 결혼 한지도 어느새 십년이 가까와 오는구나

여태껏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볼 엄두를 못냈을 텐데 절친 목사님이 섹소폰 부는 것을 보고 부러워 한다 하길래 큰 맘먹고 하나 장만하라고 했더니 비싼 것은 자기한테 사치라며 착한 가격으로 엘토색소폰 하나를 장만해서 이제 막 도레미 하며 두 옥타브를 불 수있단다. 진 찬양을 연주 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사위야! 우리 자식이 되어 주어서 고맙다. 하나님께 감사한단다.

구하라 그리하면 얻을 것이요(2013. 12. 02)

기미가 까맣게 낀 피엡의 얼굴을 볼 때마다 측은해서 딸아이가 준 화이트닝 화장품을 그녀에게 갖다 주었더니 어느틈에 곁에 섰던 아저씨가 자기 아내도 얼굴이 까맣게 되었다고 있는 애교를 다 부려가며 손짓 몸짓으로 자기도 한개 달라고 하여 이것 저것 찾아서 챙겨주고, 허리 무릎 등 아픈 사람 파스 챙겨주고, 머리 아픈 사람, 배 아픈 사람, 상처, 피부병 등등 약 상자가 바닥이 나도록 챙겨주고 돌아서려는데 느은이 옷깃을 잡고 손짓으로 자기도 화장품을 하나 달라고 사정을 한다.

이제 없다고 해도 막 무가내다. ''알았어 느은! 우리 딸이 다음 달이면 까올리에서 올텐데 그때 화장품 가져오라고 해서 챙겨 줄게'' 그랬건만 다음날 또 등 뒷편에서 옷깃을 잡아당기며 ''엄마!“ 그런다 ''알았어 안 잊어버리고 네 것 챙겨 줄께'' 그러나 그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 . 한 열흘이 지나도 포기를 않고 측은한 얼굴로 졸라댄다.

하기야 캄보디아 말 밖에 못 하는 느은이 한국 말 밖에 못 하는 내 말을 제대로 이해 했을리도 없지만 예뻐지고싶은 여자의 본능은 염치불구하고 까올리 엄마가 희망인가보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내가 바르던 로션이랑 크림을 가져다 줬다 좋아서 입꼬리가 귀에 걸리는 느은의 어꾼찌런~ 어꾼 쁘레야 예수~하는 소리를 들으며 저렇게 졸라대면서 기도하면 하나님도 들어 주실 거야 싶었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찿으라 그리하면 찿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마7;7)

중국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높여드리다(2013. 12. 03)

오늘 농끄아 국경의 나눔 현장에서 우리는 일단의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태국을 거쳐서 캄보디아의 앙코르왓을 관광하려고 이곳 국경을 통과중인 홍콩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어린이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는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 보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 우리는 한국에서 온 그리스도인들인데, 우리 예수님께서 이와 같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라고 말씀하셔서 우리가 지금 이런 나눔을 하고있다" 고 설명을 했더니 그들도 매우 좋아하며 “예수님! 멋지십니다! 한국사람들 감사합니다!” 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마음속에 남을 돕는 D.N.A를 심어 놓으셨슴으로 인하여, 언어는 달라도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은 그들도 동일한가 봅니다. 오늘은 또 다른 외국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높여드리고 한국의 국위 선양도 한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2013. 12. 18)

어제와 그제는 빵을 나누고 오늘은 밥을 해서 도시락 125개를 만들었다 우리가 거져 퍼 주는 일이라고 마냥 신나기만 할까?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겠지만, 별반 다를 바 없는 일상이라도 어느 날은 아무런 걱정이 없고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가 어느 때는 이유 없이 걱정이 몰려온다

자식들 운전하고 다니는 것도 걱정, 손자들 학교 가는 것, 유치원 가는 것도 걱정, 밥 나눔의 도시락 늘어가는 재정도 걱정, 남편 건강 걱정, 내 건강도 걱정, 일어나지도 않을 일들 까지 가정해서 걱정 걱정이다. 어휴! 오죽하면 성경말씀에 걱정하지 말라, 염려하지 말라고 365번이나 말씀을 하셨을까! 다르게 생각하면 아무 걱정도 없는 사람이 난데, 하나님께서 다 책임지시고 다 이뤄 주시니

그저 박수만 쳐도 되는데도 말이다 물론 빵 나누고 도시락 준비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무릎 허리 수술한 곳이 약해지고 아파서 이 일들이 버거운 것은 사실이다 허리, 무릎이 욱신거리고 아픈데 울 장로님은 뇌졸증 후유증으로 무거운 것을 들 수도 없다 밥을 하려면 전날 빵을 나누고 나서 쉴 틈도 없이 장을 봐다가 파 마늘 다듬고 양파 당근 썰고 저녁 내내 준비했다가 다음날 컴컴할 때 일어나 쌀 씻어 밥을 5~6번 하고 고기를 볶아 도시락을 싸고 나면 점심시간이 바빠서 우리는 밥을 챙겨 먹지 못할 때도 있다

에고! 누가 등 떠밀어 하라고 하지 않았고 하자고 부추긴 사람도 없는데 나는 왜 이런 고생을 하는 것일까? 너무 힘들어 파스를 붙히고 몸살약을 먹어가며 이래 저래 지난 주와 이번 주는 몸도 맘도 좀 힘들었다. 누구 때문에? 예수님 때문에! 쓸데 없는 걱정은 떨치고 이일은 온전히 하나님의 인도하심 이었고, 부질없는 걱정은 공중권세 잡은 것들의 장난질이다 내가 자처해서 고생하는 이 일은, 날 위해 십자가도 마다하지 않으신 내 주님의 기뻐하심 때문이니 우리는 다시 힘을 낸다
어꾼 쁘레야 예수~

한 눈에 봐도 딱하기 짝이 없는 캄보디안 짐수레 끄는 사람들과 꼬질꼬질한 아이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사실이 기다렸던 것이지) 어꾼 쁘레야 예수~ 하며 우루루 모여든다. 예전에는 서로 먼저 달라고 손을 내밀었었지만, 이제는 웃음도 질서도 저절로 생겨났다 환한 웃음속에 밥을 나눠 주고 약상자를 열면 어찌 그리 아픈 사람, 아픈 곳이 많을까?

어떤 아저씨는 짐수레를 끌다가 바지가 찟어지고 무릎을 다쳐 크게 난 상처가 곪았는데 쯧! 아파서 어떻게 짐수레를 끌고 다녔을까? 상처 연고를 주었다. 감기, 머리 아픈 것 배 아픈 것,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파스나 간단한 약 정도는 줄 수 있다지만, 가슴이 아프다, 치아가 아프다, 눈이 아프다, 온갖 아픈 곳을 하소연 한다. 내가 만능 의사였으면 좋겠다. 교통사고로 얼굴이 망가진 아주머니가 뭐라 뭐라 하면서 약을 좀 달라고 한다. 그냥 꼭 안아주고 얼굴을 쓰담어 주며 내가 어떻게 해 줄수 있는 약이 없다고 했다 그래도 위로가 되나보다

서로 말이 달라서 알아 듣지도 못 하지만 머리가 많이 아프거든 먹으라고 타이레놀 몇 알을 챙겨줬다. 마음이 아프다. 우울 하고 가슴이 멍~한채 돌아왔는데 주님께서 그러신다. “내가 기쁘다. 너희들 때문에!”

아기 언낀렁 이야기(2013. 12. 19)

복음의 말씀카드가 담긴 빵을 나눠 주다가 감기로 콧물을 질질 흘리는 아기를 만났다 내일 감기약을 갖다 주겠다고 하기에는 너무 안쓰러워서 내친김에 아기엄마와 함께 차에 태워 집에 데리고 왔다 이왕 데려 왔으니 따뜻한 물로 아기를 씻기고 아기엄마도 샤워를 하라 한 후 아기엄마의 체구에 맞을 만한 작은 옷가지와 좀 크겠지만 입지 않은 내 속옷을 내주고, 민경이와 현아가 챙겨줬던 아기 옷 중에 맞을 만한 것을 찿아 놓고 밥을 했다.

따뜻한 밥을 한상에서 함께 먹고 아기 약도 먹이고.... 아기 엄마는 연신 어꾼 쁘레야 예수~ 하며 아기에게 말을 가르쳐 본다 아기는 이제 두 살이란다. 겨우 몇 마디 아는 캄보디아 말로 추무어 어버이? 말라이! 아기 엄마 이름은 말라이 이고 아육뽄만? 나이는 24살이란다. 아기 이름은 언낀렁~ 그 녀석 이리저리 뛰고 깔깔거리고 좋아한다. 우리 집이 편한가 보다. 이 아이와 아기 엄마가 예수님을 알고 믿어서 구원 받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우리 장로님이 기도해 주고 이것 저것 좀 챙겨 준 후 농끄아 시장으로 데려다 주는 차 안에서 아기 언낀렁은 코를 골며 잠들었다.

어렵고 재밌고 웃기는 태국말(2013. 12. 21)

카오, 카오, 카오, 카오, 카오. 성조에 따라서 다 다른 말이래요. 쓰아는 옷인데 쓰아는 호랑이, 쑤와이~ 뒷끝을 올려서 발음하면 예쁘다 인데 뒤끝을 내려서 쑤와이 라고 하면 재수없다 라니! 참 어려워요. 더 어렵기로는 시간을 알아보기 밤 열두시는 티양큰, 한시(띠능) 두시(띠썽) 세시(띠쌈) 네시(띠씨) 다섯시(띠하) 여섯시(혹몽차오) 일곱시(쨋몽차오)여덟시(뺏몽차오) 아홉시(까오몽) 열시(십몽) 열한시(십엣몽) 열두시(티양완) 오후1시(바이능몽) 오후2시(바이썽몽) 오후3시(바이쌈몽) 오후4시(바이씨몽) 오후5시(하몽옌) 오후6시(혹몽옌) 오후7시(능툼) 8시(썽툼) 9시(쌈툼) 10시(씨툼) 11시(하툼) 12시(티양큰) 이러니 태국 어린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도 시간을 잘 모른다네요

나도 어려운걸요 말을 듣다가 가끔씩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민망 할 때도 있는데, 색깔은, 씨카오(흰색) 씨담(검정색) 씨뎅(빨강색) 씨촘푸(분홍색) 씨르앙(노란색) 씨므앙(보라색) 씨화(파란색) 씨키여우(초록색) 씨남근(남색).......

티여우는 여행! 그래서 바이 티여우는 여행가자 또는 여행을 갔다인데 무슨 여우같은 말인지 원~ 한 상자 두상자는 능탓 썽탓, 도시락은 능껑 썽껑 쌈껑, 한봉지 두봉지는 능퉁 썽퉁이고요 딸라앗(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는, 작은 비닐 봉투에 담아놓은 물건이 많은데 그걸 열봉지 사려면 입이 잘 떨어지질 않아요 능퉁, 썽퉁, 쌈퉁, 씨퉁, 하퉁, 혹퉁, 쩻퉁, 뺏퉁, 까오퉁, 십...푸하하 참 욕스럽네요.

2013년을 돌아보며! (2013. 12. 25)

주님께서는 지난해 말에 우리가 평생 동안 체험하지 못했던 아주 특별한 삶을 살도록 우리 부부에게 사명을 주셨다. 평범한 모든 일상의 일들은 손을 놓게 하시고 오직 섬김과 나눔과 베품을 전업으로 삼아 이를 실행하며 살아가도록 하신 것이다. 지난해 연말 갑자기 내가 평생 동안 일하던 직장도 퇴직 1년을 앞두고 휴직하게 하셨고, 집사람 (김영숙 권사)이 운영 하던 평택의 홈인테리어 가게도 문을 닫게 하시고는 이곳 태국 국경 도시 아란으로 옮겨 오도록 인도하신 것이다.

이곳은 캄보디아와의 국경도시라서 많은 가난한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국경을 넘어 이곳에 와서 짐수레를 끄는 등의 노동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고, 배고픈 캄보디아의 어린아이들도 많이 넘어와서 관광객들에게 구걸을 하거나 시장 바닥을 배회하며 쓰레기통을 뒤지면서 살아가고 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불쌍한 캄보디아의 어린이들과 노동자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라고 우리 부부를 이곳으로 보내셨고, 그리고 우리 비용으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모든 여건을 허락해 주셨다.

우리는 그 명령에 순종하여 지난해 연말 홍익교회의 『선교봉사활동』부부라는 이름으로 파송을 받아 이곳으로 오게 되었고, 한 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013년 1월 28일부터 본격적으로 밥 나눔 봉사를 시작했으니 곳에서의 특별한 삶을 살아 온지도 벌써 일년이 되는 셈이다. 밥 나눔 활동은,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매주 월요일은 볶음밥 도시락과 포장된 생수1컵씩, 화요일은 머핀빵 4개씩과 생수1컵씩, 수요일은 돼지 불고기 덮밥 도시락과 생수1컵씩, 목요일은 다시 머핀빵 4개씩과 생수1컵씩, 금요일은 계란 후라이를 얹은 볶음밥에 생수1컵씩, 매일 70인분 ~ 80인분을 준비해 가지고 가서 나눠 주다가 요즘은 볶음밥은 일주일에 한번, 그 외에는 주로 머핀빵 3개씩과 삶은 계란 1개씩 그리고 생수 1컵씨을 매일 120인분 ~ 140인분씩을 준비하여 정해진 장소에 가지고 가서 나눠 준다.

우리 딸 은영이는 볶음밥 도시락을 예수님의『복음의 밥』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 주었다. 토요일은 쉬고, 주일은 이곳 태국인 교회에 가서 예배드린다. 이곳 태국인 교회는『The Aranyaprathet Full Gospel Church』로서 순복음 교회와 무슨 인연이 있는 듯 하나 자세히는 모르겠고, 목회자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교인 수는 약 40~50명 정도 모이고 처이라고하는 태국인 장로님인 듯한 분이 주관을 하고 있으며, 예배는 모두 태국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는 내용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무척 답답하다. 특히 매월 첫 주에는 성찬식을 거행하는데 성찬기가 너무 초라해서 홍익교회 김정원 권사님께 부탁했더니 훌륭한 성찬기를 헌물해 주셔서 지난 3월 첫 주부터는 그 아름다운 성찬기를 사용하여 성찬식을 거행하고 있다.

볶음밥에 무슨 식재료를 넣을까? 어떻게 하면 그 사람들에게 더 맛있는 음식을 대접 할 수 있을까? 하며 집사람은 매일의 먹거리를 나름대로 신경을 쓰며 정성껏 준비하고 있다. 볶음밥은 햄, 소시지, 당근, 감자, 양파, 파프리카 등을 버터와 들기름으로 볶아서 오이 서너쪽을 곁들여서 도시락에 담는다. 매일 도시락을 만들면 좋겠지만 집사람 혼자서는 역부족이라서 요즘은 매주 수요일에, 그리고 그 외의 날은 일주일에 두 번씩 이곳에서 50Km쯤 떨어진 삭케오라는 도시에 가서 머핀빵을 한번에 이틀치씩 구입해 와서 4일간 나눠준다. 그런데 애기 엄마들은 도시락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한다. 아기에게 여러번 나눠 먹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도 빵집이 있지만, 좀 더 맛있고, 크고 신선한 빵을 구입하려고 좀 멀어도 삭케오 시까지 가서 빵과 여러 가지 식재료를 구입해 오는 것이다.

서울을 떠나올 때 이곳으로 가져온 이재화집사님과 김지혜집사님이 헌물 해주신 개수대, 조리대 등 주방설비들은 마당 한켠의 주차공간 끝에 따로 설치를 했는데, 밥을 짓고 음식을 조리할 때 너무나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이곳 주택 구조는 주방이 없기 때문이다. 주방설비 전문이신 이집사님이 미리 아시고 준비해 준 것 같다. 너무나 고맙다.

도시락 밥을 준비하거나 어제 구입해온 빵을 나눠 담아 포장하는 일을 오전 내내 부지런히 해서 매일 정오까지 차로 운반해 가면 사람들이 벌써 『까올리 엄마! 엄마!』(코리아 엄마!)하며 우리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팔 한쪽이 없는 중년의 노동자 떼아씨도 나이에 상관없이 엄마! 엄마! 한다. 밥 나눔 봉사를 하는 장소는 우리가 사는 집에서 약 10Km정도 떨어져 있는 농끄아 라고 하는 큰 시장의 국경사무실 앞인데 관광객들이 많아서 캄보디아 노동자들과 어린이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다

이제 도시락을 나눠 주며 한사람씩 손도 잡아 주고 등도 두드려 주고 웃으며 눈 맞추고 『어꾼 뿌레아 예수』라고 말해준다. 캄보디아 말로 『예수님 감사합니다』라는 뜻이다. (태국 말은, 커쿤 푸라차우 예수!) 이제는 밥을 받으며 대부분 자기들이 먼저 『어꾼 뿌레아 예수』라고 말한다. 밥 나눔을 하다보면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뒤섞여서 무질서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서, 줄을 세울 수는 없고, 나름대로 질서를 세우기 위해 어린이 먼저 라고 『크메인 크메인 썬』이라고 하면 어른들은 어린이에게 양보한다. 나름대로 질서가 세워졌다. 우선순위는 임산부, 아기들, 어린이, 노동자들 순이다.

시장 주변에는 일하는 엄마를 따라 나온 어린 아기들도 많은데 이 아기들은 옷도 변변히 입지 못하고 거의 벌거숭이로 방치되어 있다. 집사람은 마켓에서 아기 옷을 사가지고 다니다가 벌거숭이 아기를 보면 입혀주고, 갓난아기 옷도 사 가지고 다니다가 임산부들을 만나면 선물로 주곤 한다. 아주 가끔은 불쌍한 어린이 한명씩을 집으로 데리고 와서 샤워도 시켜 주고, 옷도 사주고, 신발도 사주고, 통닭도 한 마리 사서 안겨 주고 다시 데려다 주곤 한다. 그리고 물론『어꾼 뿌레아 예수』라고 말해준다. 아마도 그 아이에게는 예수님의 은혜 안에서 가장 행복했던 하루였을 것이다.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들을 나눠 주며 문득 50여 년 전의 나의 유년시절을 생각해 본다. 내가 태어난 때는 6.25 전쟁 직후였으니 온 나라가 황폐하였고, 우리 집은 무척 가난해서 밥을 굶을 때가 많았다. 어머니는 밥 때만 되면 어린 자식들에게 먹일 것이 없어서 걱정하시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랬던 우리를 주님께서는 이제 적은 것이지만 이렇게 배고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나누는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가! 우리가 나눠주는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입을 것을 받은 그 배고프고 목마르고 헐벗은 사람들이 비록 예수님을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입술로 『어꾼 뿌레아 예수!』 『예수님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을 들으니, 우리가 수고하는 것에 대한 보람도 느껴지고, 이렇게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복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주님께서는 이사야서 58장 7절~11절에서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또 주린 자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헐벗은 자를 보면 입히며 또 네 골육을 피하여 스스로 숨지 아니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 그리하면 네 빛이 새벽 같이 비칠 것이며 네 치유가 급속할 것이며 네 공의가 네 앞에 행하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뒤에 호위하리니 / 네가 부를 때에는 나 여호와가 응답하겠고 네가 부르짖을 때에는 내가 여기 있다 하리라 만일 네가 너희 중에서 멍에와 손가락질과 허망한 말을 제하여 버리고 / 주린 자에게 네 심정이 동하며 괴로워하는 자의 심정을 만족하게 하면 네 빛이 흑암 중에서 떠올라 네 어둠이 낮과 같이 될 것이며 /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 라고 주님 말씀을 준행하여 이웃을 섬기며 베풀어 주는 자를 축복해 주셨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크고, 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복이 있다는 말씀을 매일 체험하며 살고 있다. 얼마 전 직장 동료였던○○○장로님이 “나도 이제 노년에는 선교지에 가서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 평생의 소원인데 아직 주변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서 그리 못하고 있다”는 문자를 보내와서 답장 겸 “ ○장로님! 지난 40년 동안 직장일 열심히 했쟎습니까? 그런데 아직도 세상의 일에 연연하여 그것을 과감하게 접어 버리지 않으면 그것이 계속 우리의 발목을 잡아 당겨서 아마 장로님의 평생 동안 소원인 선교지 봉사의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르니, 더 나이 들기 전에 세상일은 그냥 다 접어 두고, 세상일은 세상에 맡겨 놓고, 원하던 선교지로 한번 가보세요. 아마 그곳에서는 날마다 기쁨이 넘치고 보람이 넘칠 겝니다”라고 했다.

도시락과 빵 포장지 위에는 캄보디아 이동명선교사님이 만들어준 캄보디아 글로 된 성경말씀 카드를 일일이 붙혀서 나눠주는데, 그 말씀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3:16) 등 8가지 귀하고 귀한 생명의 말씀이다. 도시락을 나눠주며 이 사람들이 살아서 역사하는 그 말씀을 읽고 예수님을 영접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눔을 한다 그리고 매일아침 먹거리를 준비 할 때마다 집사람과 함께 이렇게 기도한다.

『주님! 오늘도 주님께서 기뻐하실 섬김과 나눔과 베품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시니 감사합니다. 오늘도 예수님 안에서 귀하고 복된 만남들이 많이 있게 하시고, 이 도시락과 생수 물을 받는 사람마다 육신의 배고픔을 면하게 하여 주심은 물론, 그들이 예수님을 알게 되고 주님을 구주로 믿어 영혼의 구원을 얻는 놀라운 역사가 있게 하여 주옵소서! 오! 주님 감사합니다. 우리부부를 평생 동안 지켜 주시고, 은혜를 주셔서, 복된 삶을 살아오게 하시고, 이제는 우리 주님의 가르치심 따라서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프고, 목마르고, 나그네 된 이들, 옷이 없어서 헐벗은 이들, 병들어 고통당하는 이들에게, 비록 적은 것들이지만 먹을 것과 마실 것들을 값없이 나눠주며, 입을 옷도 나눠주고 그들을 위로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살게 하시니 진정 감사합니다』 라고. . . (2013. 12. 25. 태국 아란에서 이석범장로, 김영숙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