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교회 안에 많은 교회들은 물론, 교단과 대표기관들이 많은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한마디로 표현하면 ‘누가 크냐?’의 싸움 때문이다. 교회의 외면은 언제나 은혜와 사랑이 넘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면 깊이 들여다보면 교인들 간에 끝없는 경쟁들이 물결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때로 그러한 경쟁이 지나쳐서 싸움이나 분쟁으로 비화되는 경우를 보면 자기가 무시를 당했다는 분노심이 밑바닥에 찌꺼기처럼 깔려 있다.

목회 시 발견한 사실은 한 교회 안에서 예배드리면서 찬양하고 기도하며 상호간에 교제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무엇인가 교회 안에 시험의 기운이 틈타면 부(富)와 학벌, 부부관계와 자녀들을 서로 비교하면서 우월감과 열등감들이 파도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헌금이나 충성을 많이 하는 일에도 하나님 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더 의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기가 많이 충성하고 헌금했음에도 목회자나 교인들이 높여주지 않으면 불만을 들어내는 경우를 본다.

요즈음 사랑의 교회가 양분되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해 옥한음 목사의 아들 옥성호 씨는 다음과 같은 표현을 했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밖에서 ‘사랑의 교회’가 회복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작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던 분들이다. 그러면 아버지 곁에서 일하시던 분들은 다 어디 있나. 현 담임목사 밑에서 일하고 있다. 사실 그분들에게 옥한흠이냐 오정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권력자가 필요한 거다. 자기가 모시는 권력자가 이왕이면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있고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분이면 더 좋은 거지 그게 아니어도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힘 있는 사람들을 향해 줄을 서려는 경향이 있다. 교회도 은혜가 약화되면 예외일 수 없다. 특히 노회나 총회, 교단연합 모임에 가면 ‘누가 크냐?’의 현상은 더 두드러져 보인다. 대다수의 총대들은 순수한 모습으로 참여하지만, 일부의 총대들이 누룩 역할을 서슴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원하며 시장에서 문안 받은 것과 회당의 상좌와 상석을 좋아하는 서기관들을 삼가라(눅20:46)”고 비판하셨던 모습을 그대로 닮고 있는 자들이다.

겉으로는 정장을 차려 입고 젠틀한 웃음으로 인사하며 악수를 나누지만, 속으로는 이리의 본성을 숨기고 있다. 높은 상석에 앉으려고 검은 거래와 야합을 감행하기를 쉬지 않는다. 이러한 선거 브로커들이나 상석을 탐하는 자들로 인해 많은 교회와 노회, 총회와 연합기관들이 한국교회의 위상을 한없이 추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가슴 칠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들의 원천은 예수님의 제자들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예수님이 내일이면 십자가의 모진 고난을 당하시는 절대절명의 위기의 시간에 눅22:24에 보면 “누가 크냐로 다툼이 났다”고 기록하고 있다. 3년 동안 최고의 설교를 들었고, 매일 최고의 능력을 보았음에도 제자들은 그 모양 그 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때에 예수님은 탄식하면서 말씀하시기를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20:26-27)고 하셨다.

이제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시급히 해야될 일은 상석에서 내려와 섬기는 자, 종의 도를 나타나는 자가 되는 데 있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초대교회를 보라. 십자가 사건 전에는 그렇게 한심했던 제자들이 초대교회 공동체에서는 완전히 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초대교회는 표면적으로는 문제가 많아 보였다. 초대교회는 유대인과 이방인, 주인과 종, 할례자와 무할례자 등 온갖 종류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자들이 성령 안에서 십자가와 부활로 하나가 됨으로 인간적인 갈등들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각 지교회와 노회, 총회와 연합기관들이 새로워지려면 부와 학벌, 지역과 권력 중심으로 높아지려는 자들을 과감히 밀쳐내고 오직 묵묵히 섬기려는 자, 종의 도를 행하는 자를 찾아서 지도자로 세우는 일이다. 그 때만이 한국교회 위상이 높여질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