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아이굿뉴스)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130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선교사상 그 유래가 없을 정도로 성장해 세계 교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도 주류 종교로 자리를 잡았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신도 수에 있어서도 최근 통계에 의하면 불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 사회적인 영향력 면에서는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 선거에 의해서 선출하는 국회의원 비율이 개신교 41%, 가톨릭 27%, 불교 19%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개신교인 가운데 인재가 많은 것도 반영되어 있겠지만 정치하는데 기독교인이 유리하다 생각한 것도 작용했으리라.

그런데 양적인 면에서는 한국 사회의 주류 종교라고 할 만한 개신교가 사회적 신뢰도 면에서는 가톨릭, 불교, 개신교 순으로 개신교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굳이 통계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오늘날 한국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는커녕,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지 않은 이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 교회 지도자들 가운데 바울처럼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 11:11)고 세상을 향해 그리고 교회를 향해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바울도 물론 부족한 인간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아는 바울이 이렇게 말했던 것은 스스로의 인격이 완벽하다는 교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전력하는 자신의 헌신을 본받으라는 말이었을 것이다.

과연 한국 교회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즉 본질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가? 불행하게도 그 대답은 ‘아니오’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본질은 내팽개치고, 자신의 명예욕과 권력욕, 그리고 탐욕과 정욕을 채우는 데 급급한 모습만 보일 뿐이다.

물론 목회자들도 인간인지라 허점도 있고, 실수도 있을 수 있다. 성경은 초대교회의 가장 위대한 선교사, 바울조차도 인간적인 허물이 있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멘토와도 같았던 바나바와 신뢰하는 관계였지만 제2차 전도여행에 마가 요한의 동행 문제로 바나바와 헤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비록 그 후에 다시 화해하긴 했으나, 바울도 인간적으로 부족한 면이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주의 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바울은 ‘주의 종’이 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았다. 길리기아 다소 출신으로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라 자부하던 바울은 로마의 시민권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당대 최고라 일컬어지는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공부했고, 관원이기도 했다. 유대인으로써 가질 수 있는 것은 다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런 그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에는 그 모든 기득권을 배설물처럼 여기고 주님을 위해서, 복음과 교회를 위해서 일평생을 헌신하며 살았다는 점을 우리는 눈여겨보아야 한다. 한국 교회와 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 바로 그런 ‘내려놓음’과 ‘헌신’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배 목회자들은 바울처럼 살려고 얼마나 발버둥 쳤던가? 실상 한국 교회는 주기철, 손양원 목사와 같은 신앙 선배들의 눈물과 피땀 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 교회는 그 열매를 놓고 아귀다툼을 벌일 뿐, 그분들처럼 눈물로 씨앗을 심는 이들은 찾아보기가 힘들 지경이다. 위대한 신앙의 선배들이 피땀으로 일구어 놓은 한국 교회를 우리 시대에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지금의 한국 교회는 그 어떤 획기적인 프로그램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회개 위에서만 그 본질적인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단순한 ‘회개 퍼포먼스’나 ‘립 서비스’가 아니라, 하나님과 교회 앞에, 그리고 세상 앞에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는 자기 갱신의 회개를 결단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교회다운 교회를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강남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