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찬송을 목이 쉬도록 불러 보았다. 우리 은혜교회 G 전도사님은 은근과 끈기가 있는 분이다. 꼬박 준비찬송까지 합하면 2시간 반의 기도회를 인도하시는데 그리 소리를 지르지 않았음에도 받은 은혜는 기도원에서 받는 생수와 같은 시원함과 영혼 깊은데서 울려 나오는 평화였다. 거리상 밤길에 대한 집안 식구의 걱정 때문이 아니라면 매일 드리는 9시 기도회를 다니면 좋을 것 같다. 주시는 말씀도 은혜가 되지만 각자마다에게 주시는 ‘레마’도 있다. 오늘은 ‘신라의 달밤’이라는 주제로 일기를 써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노라 오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다.

누구의 이름을 꿈에나 생시에나 불러 본적이 있는가? 우리 첫 아이를 낳은 후 중학교 교사, 3학년 담임을 3번인가 했다. 졸업 수학여행을 부산 태종대로 해서 경주로 다녀오는 같은 코스를 매년 데리고 다녔다. 경주 불국사 여관은 학생단체를 받는 여관이 많다. 자-벌레 나대듯 하는 아이들을 겨우 평정시키고 나면 늦은 밤이 된다. 하루 종일 젖소 엄마는 수건을 몇 개씩 적셔야하는 애로를 감수해야 하는데(수유를 하는 시기였으므로) 화장실에서 젖소 엄마의 흘린 눈물은 휘영청 밝은 달빛만큼……. ‘아~ 신라의 달밤’이였다.

첫아이에 대한 모성애란 다 똑같다. 수업 중간 중간 쉬는 시간이면 아이가 배고플 때에 맞추어서 나는 그 애 이름을 부른다. 하얀 종이 위에 ‘김○○. 김○○.’ 빼곡하게 한 면을 채울 때가 많았다. 질리지도 지루하지도 않다. 기도를 할라치면 가슴이 뜨겁다 못해 머리까지 뜨거워진다. 꿈에나 생시에나 언제나 그 이름이 무의식 속에까지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나 서울로 부임하여 예수님께로 회심하는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그때부터는 ‘예수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예수의 이름을 높이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라’라는 말씀을 실천하려고 내 자녀의 이름을 쓰는 대신 예수의 이름을 백지에 쓰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 백지를 가득 메웠다. (춘천 가는 길에 800번을 불러 본적도 있다.)

처음에는 잘 안되더니 차츰차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꿈에나 생시에나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내 자녀의 자리에 예수 그리스도로 채운 것이다. 때로는 모진 일도 서슴지 않았다. (한번은 볼거리를 앓아서 열이 불같이 나는 아이를 혼자 두고 머리에 빵과 우유를 사다 놓고는 ‘믿습니다’하며 금요일 심방을 가 버린 것이다. ‘그 어린 것이 혼자 얼마나 아프고 무서웠을까’를 생각하면, 먼 타국으로 보내면서 그때 일이 떠올라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다행이 그렇게 곪아서 늘어져 있던 볼이 주일이 되니 깨끗이 나아서 예쁜 얼굴로 교회에 갔지만)

아이 3명을 그렇게 키운 간증을 할라치면…. 다행스럽게 아이들이 장성하여 제 부모 원망 대신 감사하다는 말만을 해 주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각자의 가는 길에서 돕는 하나님의 천사를 많이 만나, 최선을 다하는 만큼 거두는 성과도 큰 모양이다. 예수의 이름을 부르고, 그 이름을 높인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

오늘 기도회를 다녀오면서 나는 결심을 해 본다.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이름들, 그 자리에 예수의 이름을 놓아드리기로. 사업하는 사람은 경영이라는 이름위에 예수의 이름을 얹어 놓으면 그 사업이 흥하는 것처럼……. 예수의 이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