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5:1-19)

오늘은 스승의주일입니다. 스승의 주일을 맞이하면서 오늘 우리사회를 돌아볼 때, 깊이 탄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 참된 스승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조선 왕조가 망하고, 일제 식민지배 하에서 어려움을 당하고, 해방 후 동족상잔을 겪고, 또 산업화 민주화의 험난한 길을 걸으면서도 그 때마다 우리 사회에는 존경할만한, 깨끗하고 양심적인 또한 신앙의 스승들이 있었습니다. 이승훈 안창호 조만식 김구 같은 민족의 스승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리더십과 영향력으로 한국사회는 500년 왕정시대, 그리고 일제치하의 그 고통스러웠던 역사와 결별하고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사회로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시대에는 그런 스승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존경할만한 스승이 없다는 것입니다.

올바른 리더십을 갖춘 스승이 중요합니다. 이번 세월호 참사가 그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 주지 않았습니까? 그 때 선장만 바르게 행동했더라면 그 어린 생명들을 전원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 검찰이 발표하기를 초동대처만 잘 했어도 다 구조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금방 다 구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세월호가 태평양 한 가운데서 좌초된 것도 아니고,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아닙니까? 그런데 단 한 사람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왭니까? 그 황금시간에 선장이 잘못 판단하고 잘못 명령하고 잘못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리더십의 문제였습니다.

제가 몇 주 전에 주보에 썼습니다만, "위기 때 최고의 배(ship)는 리더십(leadership)이다." (The best ship in times of crisis is leadership) 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리더십이 별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유사시에는, 특히 긴급한 재난이라든지 위기 때의 리더십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리더십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의 생사가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세월호 선장의 리더십은 그야말로 죽음의 리더십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역할과는 정확하게 정반대로 했습니다. 선실이 더 안전하니 선실에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하고, 저 혼자 살겠다고 가장 먼저 배를 버리고 탈출했습니다. 그 때 그 선장이 올바른 리더십을 행사했더라면 얼만 좋았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올바른 리더십을 갖춘 스승이 우리에게 우리 사회에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정치 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언론 방송 예술 모든 계통에서 올바른 리더십을 가진 스승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런 스승이 잘 보이질 않습니다. 어떡해야 합니까? 방법이 있습니다. 스승이 없다고 탄식하지만 말고 여러분들이 스승이 되면 됩니다. 교회가 스승을 배출하는 사명을 감당하면 됩니다. 인물을 키워내는 것! 이것이 교회의 중요한 사명 중의 하나입니다. 건강한 리더십을 갖춘 스승을 갈망하지만 말고 그런 스승을 세우는 일을 우리가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 스승의주일을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가 참된 스승의 모습을 마음에 품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올바른 리더십을 가진 스승을 배출하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믿음의 조상들 중에는 올바른 리더십을 가지고 그 시대를 이끌었던 스승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 오늘 말씀의 주인공인 느헤미야가 있습니다. 느헤미야는 성경을 통틀어서 가장 성도들의 본이 되는 삶을 살았다고 해도 절대로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교회에서 느헤미야 학교를 하는 것입니다. 느헤미야는 에스라와 동시대의 인물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 70년 동안 포로생활하다가 돌아와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에스라가 가서 저들에게 성경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다시 이방여인들과 결혼해서 문제가 생겼고, 이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에스라가 저들을 강제로 이혼시켜서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그 여인들의 고향사람들이 떼로 몰려와서 성전의 집기들을 내동댕이치고, 성벽을 허물어 버리는 행패를 부리고 씩씩 거리면서 돌아갔습니다.

느헤미야는 그 소식을 접하고 페르시아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고, 이스라엘공동체를 일으켜 세우는 일에 헌신한 사람입니다. 느헤미야서를 보면 느헤미야가 어떤 리더십을 가진 사람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로 느헤미야는 아파하는 사람과 함께 아파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느1장3절 이하를 보겠습니다. “그들이 네게 이르되 사로잡힘을 면하고 남아 있는 자들이 그 지방 거기에서 큰 환난을 당하고 능욕을 받으며 예루살렘 성은 허물어지고 성문들은 불탔다 하는지라 내가 이 말을 듣고 앉아서 울고 수일 동안 슬퍼하며 하늘의 하나님 앞에 금식하며 기도하여” 했습니다. 그는 동족들이 당하는 고통과 슬픔을 자신의 고통과 슬픔으로 느낄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고난당하는 자들의 아픔을 공유하는 것이 리더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느헤미야는 아파하는 자와 함께 아파하고 우는 자와 함께 울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둘째로 느헤미야는 고통받는 동족을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느헤미야는 당시 페르시야왕의 술맡은 관원장이었습니다. 오늘날로 하면 대통령 경호실장 정도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예루살렘에서 고통당하는 동족을 돕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느헤미야2장 5절을 보겠습니다. “왕에게 아뢰되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시고 종의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얻었사오면 나를 유대 땅 나의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에 보내어 그 성을 건축하게 하옵소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왕의 허락을 받아 예루살렘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시의 예루살렘은 거의 폐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70년 전에 바벨론 군대에 의해 솔로몬 성전이 불에 타버리고, 모든 성안의 집들도 전부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위의 이방족속들이 와서 조금 복구해 놓은 것들도 다 허물어 버리고 갔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으로 내려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만 했고 고생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고통을 피하려고 하고 어려운 일들을 회피하려 하고, 대신 출세하려하고 높아지려하고 부자되려하고 잘먹고 잘 살려고 하는데, 느헤미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의미있게 가치있게 사는 삶에 관심있었고 그 길을 택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예루살렘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삶은 그야말로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로 느헤미야는 그는 자신의 할 일을 두고 쉬는 법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예루살렘의 형편을 면밀히 살피고 자신의 해야 할 일을 꼼꼼히 점검했습니다. 2장11절 이하를 보겠습니다. “내가 예루살렘에 이르러 머무른 지 사흘 만에 내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내 마음에 주신 것을 내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아니하고 밤에 일어나 몇몇 사람과 함께 나갈새 내가 탄 짐승 외에는 다른 짐승이 없더라” 했습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하자마자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아무도 모르게 예루살렘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할 일을 면밀하게 살폈습니다. 누가 보든지 말든지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해내는 사람이었습니다.

네째로 느헤미야는 함께 연합해서 일을 추진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2장17절을 보겠습니다. “후에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가 당한 곤경은 너희도 보고 있는 바라 예루살렘이 황폐하고 성문이 불탔으니 자, 예루살렘 성을 건축하여 다시 수치를 당하지 말자 하고” 했습니다. 느헤미야가 당시 코가 석자나 빠져 실의에 잠겨 있던 이스라엘백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다시 용기를 주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낙심하고만 앉아 있겠습니까? 자 일어나 성을 건축해서 다시 수치를 당하지 맙시다.’ 이렇게 호소하니까 사람들이‘그래 우리 다시 한 번 해보자’이렇게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느헤미야의 리더십이었습니다. 느헤미야는 사람들을 마음을 감동시켜서 해야만 하는 일을 힘있게 해내는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다섯째로 느헤미야는 좀 업적을 세웠다고 쉽게 교만하지 않았고,또 좀 어렵다고 쉽게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4장 1절을 보겠습니다. “산발랏이 우리가 성을 건축한다 함을 듣고 크게 분노하여 유다 사람들을 비웃으며 자기 형제들과 사마리아 군대 앞에서 일러 말하되 이 미약한 유다 사람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 스스로 견고하게 하려는가 제사를 드리려 하는가 하루에 일을 마치려는가 불탄 돌을 흙 무더기에서 다시 일으키려는가 하고 암몬 사람 도비야는 곁에 있다가 이르되 그들이 건축하는 돌 성벽은 여우가 올라가도 곧 무너지리라 하더라” 했습니다. 느헤미야가 일어나 백성들을 격려하면서 열심히 성벽을 재건하니까 주위 사람들이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모함했습니다. 세상에는 어느 시대나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떡하든지 느헤미야의 리더십을 부정하고 끌어내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 산발랏과 도비야란 사람이었습니다. 산발랏이라는 사람은 “이 놈이 성벽을 짓고 반역을 꾀하려고 이러는 것 아닌가?” 이렇게 모함했습니다. 또 도비야라는 사람은 “저 놈들이 짓는 성벽은 여우가 올라가도 무너질거야.” 이러면서 조롱했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느헤미야는 끄떡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자기 할 일에 열중하고 감당했습니다.

여섯째로 느헤미야는 절대로 유혹에 빠지지도 않았고, 위협을 두려워하지도 않았습니다. 뒤에서 수군거리고 모함하고 느헤미야의 리더십을 부정하게 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일어났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뚝심을 가지고 자기 일에 매진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본문말씀의 사건이 터진 것입니다. 5장 1절을 보겠습니다. “그 때에 백성들이 그들의 아내와 함께 크게 부르짖어 그들의 형제인 유다 사람들을 원망하는데”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그 날도 느헤미야는 열심히 백성들을 추슬러 가면서 성벽 재건 일을 마치고 쉬고 있었는데, 저녁 늦게 공사판에서 일하는 서민들이 입이 이만큼 나와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그러면서 대뜸 한다는 말이“선생님 우리 내일부터 공사장에 나가지 않겠습니다” 아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알아보니까, 그 놈의 ‘돈’ 때문이었습니다. 4절 이하를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우리는 밭과 포도원으로 돈을 빚내서 왕에게 세금을 바쳤도다 우리 육체도 우리 형제의 육체와 같고 우리 자녀도 그들의 자녀와 같거늘 이제 우리 자녀를 종으로 파는도다 우리 딸 중에 벌써 종된 자가 있고 우리의 밭과 포도원이 이미 남의 것이 되었으나 우리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도다 하더라”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바벨론에서 돌아올 때, 어떤 사람은 좀 재산을 갖고 돌아오고 어떤 사람은 재산이 없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돈을 꾸게 되었고, 빌려준 사람이 자꾸 이자 내라고 하고 원금 갚으라고 하니까 도저히 그 등쌀에 견딜 수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땅을 팔아 빚을 갚고, 또 어떤 사람은 자녀를 종으로 파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렸던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빚독촉에 시달리다 못해 느헤미야를 찾아온 것입니다. ‘이럴 수 있습니까? 같은 동족끼리 같이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게 무슨 동족입니까? 이것이 무슨 운명공동체 입니까?’ 이렇게 나왔던 것입니다. 분명히 하나님은 같은 동족끼리는 이자 받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명령을 지키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느헤미야가 크게 분노했습니다. 6절 말씀입니다. “내가 백성의 부르짖음과 이런 말을 듣고 크게 노하였으나 깊이 생각하고 귀족들과 민장들을 꾸짖어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각기 형제에게 높은 이자를 취하는도다 하고 대회를 열고 그들을 쳐서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이방인의 손에 팔린 우리 형제 유다 사람들을 우리의 힘을 다하여 도로 찾았거늘 너희는 너희 형제를 팔고자 하느냐 더구나 우리의 손에 팔리게 하겠느냐 하매 그들이 잠잠하여 말이 없기로”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지금 우리는 이방인의 손에 팔린 형제를 구하려고 하는데, 너희는 도로 팔고자 하는구나!’ 이렇게 호통을 쳤습니다. 그러니 그들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요. 그 다음 말씀에,

“내가 또 이르기를 너희의 소행이 좋지 못하도다 우리의 대적 이방 사람의 비방을 생각하고 우리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행할 것이 아니냐 나와 내 형제와 종자들도 역시 돈과 양식을 백성에게 꾸어 주었거니와 우리가 그 이자 받기를 그치자 그런즉 너희는 그들에게 오늘이라도 그들의 밭과 포도원과 감람원과 집이며 너희가 꾸어 준 돈이나 양식이나 새 포도주나 기름의 백분의 일을 돌려보내라 하였더니” 무슨 말입니까? 이자 받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받은 것들도 다 돌려주라고 했습니다. 이런 요구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12절에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가 당신의 말씀대로 행하여 돌려보내고 그들에게서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아니하리이다” 했습니다. 백성들이 다 느헤미야의 리더십을 인정하고 순종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느헤미야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14절을 보겠습니다. “또한 유다 땅 총독으로 세움을 받은 때 곧 아닥사스다 왕 제이십년부터 제 삼십이 년까지 십이 년 동안은 나와 내 형제들이 총독의 녹을 먹지 아니하였느니라”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느헤미야가 총독의 녹을 받지 않았습니다. 월급받지 않고 무보수로 일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자기 재산을 들이면서까지 헌신했습니다. 성벽을 건축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자기 돈을 써가면서 일을 추진했습니다. 한마디로 느헤미야의 리더십은 본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17절 이하를 보겠습니다. “또 내 상에는 유다 사람들과 민장들 백오십 명이 있고 그 외에도 우리 주위에 있는 이방 족속들 중에서 우리에게 나아온 자들이 있었는데 매일 나를 위하여 소 한 마리와 살진 양 여섯 마리를 준비하며 닭도 많이 준비하고 열흘에 한 번씩은 각종 포도주를 갖추었나니 비록 이같이 하였을지라도 내가 총독의 녹을 요구하지 아니하였음은 이 백성의 부역이 중함이었더라 내 하나님이여 내가 이 백성을 위하여 행한 모든 일을 기억하사 내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이렇게 자기를 희생하면서 헌신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왜 느헤미야가 그렇게 행동했습니까?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15절에서 그는 이렇게 밝힙니다. “나보다 먼저 있었던 총독들은 백성에게서, 양식과 포도주와 또 은 사십 세겔을 그들에게서 빼앗았고 또한 그들의 종자들도 백성을 압제하였으나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므로 이같이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이 성벽 공사에 힘을 다하며 땅을 사지 아니하였고” 했습니다. 느헤미야는 절대로 총독의 권력을 남용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뱃속 챙기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전 총독들은 권력을 남용해서 이권에 개입하고 개발정보 빼돌려서 부동산 투기하고, 이렇게 자기 뱃속 챙기는 데 혈안이 되었지만 느헤미야는 달랐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는 자기 재산을 바쳐가면서 헌신했습니다. 그 이유가 뭡니까? ‘내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신앙이 느헤미야를 그렇게 살도록, 그렇게 행동하도록 이끌었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느헤미야의 리더십의 바탕에는 하나님을 향한 신앙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하나님을 제대로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면 느헤미야같은 리더십의 사람이 됩니다. 하나님께 쓰임받았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런 믿음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런 느헤미야 같은 사람이 우리 한국교회에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오늘 스승의주일에 국한해서 생각할 때, 고당 조만식 장로님을 들 수 있습니다. 장로님은 일제 식민지를 겪으면서 결국 백성들의 민도가 높아져야 나라가 살 수 있다는 진리를 깨치시고 일찍이 교육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오산학교 교장선생님으로서 수많은 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 중의 한 학생이 바로 주기철 목사님이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이 고당 조만식 장로님의 제자였던 것입니다. 그 주기철 목사님이 어느날 조만식 장로님 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주일, 장로님이 손님과 긴한 이야기 하다가 그만 예배시간에 늦게 되었습니다. 옛날 예배당은 그렇게 크지 않았기 때문에 신발을 벗어 신장에 넣고 들어가는 예배당이었습니다. 장로님이 신발을 벗어 신장에 넣으려고 하는데 주목사님이 강단에서 “장로님! 그냥 거기에 서서 예배드리십시오.” 이렇게 명령했습니다. 그러자 장로님이 신발을 든 채 그대로 서서 예배를 보았습니다. 나중에 주기철 목사님이 설교를 마치고 서 계시는 장로님을 향해 “장로님 기도해 주십시오.” 부탁하니까 장로님이 기도하시는데 “하나님 아버지 나의 죄를 용서해 주옵소서. 거룩한 주일에 하나님 만나는 것보다 사람 만나는 것을 더 중요시한 죄를 용서하옵소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그 목사님에 그 장로님 아닙니까? 장로님이 목사님을 제대로 가르친 것이지요.
이후 소련군이 북한에 진주해서 장로님에게 최고 지위를 주겠다는 식으로 회유를 했지만, 장로님은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결국 1946년 1월 5일 고려호텔에 연금해버렸고, 1950년 10월 18일 평양 감옥에서 공산당에게 총살당함으로 순교하셨습니다. 장로님은 일제 때도 망명할 기회가 있었지만 결코 조선 땅을 떠나지 않았고, 해방 후 공산주의자들의 협박과 박해를 받을 때도 제자들이 “선생님 생명이 위험합니다. 남쪽으로 갑시다.” 이렇게 몇 번이고 권했지만 장로님은 결코 그 땅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 땅 일천 만 동포와 함께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을 것이다. 이것은 내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명하신 것이다.” 이것이 그의 거절의 변이었습니다.

장로님은 진정 예수 믿고 나라를 사랑하는 민족의 스승이었습니다. 장로님은 학생들에게 예수님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라고 가르쳤고, 술 담배를 금하고, 노름 아편 성적타락 등의 사회악에 대한 정화운동을 일으켰습니다. 장로님은 옳지 않고 바르지 않은 일에는 추호도 타협이 없었습니다. 거짓을 미워하고 겉으로만 번지르르하게 꾸미면서 속을 텅 빈 사람들을 질색 팔색 하셨습니다. 또 장로님은 항상 진실했고 평화를 사랑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했습니다. 한 번은 일본 순사가 감옥에 갇혀 있는 조만식 선생님에게 식사를 넣어드리면서 훈계조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 영감 좀 고집 좀 그만 부리십시오. 아 사람이 타협할 줄도 알아야지. 그러면 감옥에서 풀려나와 자유를 누릴 것 아니요, 그러면 나도 좀 편하고 말야. 내가 당신 때문에 죽겠습니다.” 이렇게 반 훈계조로 말하니까 장로님이 하시는 말씀이 “야 이놈아 나는 여기 있으나 밖에 있으나 자유롭다. 내가 보기에는 니 놈이 갇힌 것 같다.” 이렇게 말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감옥에 갇혀 있어도 자유롭고, 어떤 사람은 밖에 있어도 감옥에 갇힌 사람처럼 삽니다. 장로님은 절대로 감옥에 갇힐 수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던 것입니다. 이와같이 장로님은 위대한 교회의 지도자였고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였습니다. 그런 삶을 살게했던 비결이 바로 참 신앙이었던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이렇게 교회와 민족의 스승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에서 이렇게 느헤미야 같은, 조만식 장로님 같은 스승을 세우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첫걸음은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거듭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참으로 그 인격 속에 하나님을 향한 진실된 신앙이 자리잡아야 합니다. 이것이 올바른 리더십의 기본이요, 요체입니다. 다시 말해 성경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진리로 무장해서 진리로 사는 실천적 삶을 통해 건강한 리더십의 스승들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저 신앙이 미신으로 전락하고 ‘잘된다 복준다’ 이런 기복신앙에 빠진 교회는 아무리 수천만 명이 모이는 교회라 할지라도 절대로 이런 스승을 배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오합지졸들이지요. 우리 중앙교회 모든 성도들은 참으로 성경의 진리로 무장하는 일에 열심을 낼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합니다.

그리고 오늘 특별히 이렇게 스승의주일을 맞이해서 교회학교 선생님으로 헌신하시는 모든 교회학교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수고와 헌신이 참으로 의미있고 가치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사랑을 쏟아 붓고 진리를 가르치는 아이들 가운데 느헤미야 같은, 조만식 장로님 같은 분들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교회학교 선생님들부터 먼저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참으로 성경의 진리로 철저히 무장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그리하여 그윽한 생명의 향기가 풍기는 건강한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의 소유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성도님들은 우리 자녀들을 위해 수고하시는 교회학교 선생님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교회와 가정과 교회학교 선생님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어린 생명들을 은혜와 진리로 섬길 때, 반드시 훗날 우리 교회의 아이들 중에 느헤미야나 조만식 장로님 같은 스승이 배출될 것입니다. 그런 아름다운 교회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광양중앙교회 담임목사)